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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섬 - 여자 사도바울 문준경 전도사의 고무신행전
임병진.유승준 지음 / 가나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기독교도들은 가장 큰 시련 둘을 견뎌야 했다. 그 첫 번째는 일제 강점기라고 한다면, 두 번째가 1950년에 일어난 한국 전쟁이다. 전자는 타민족의 강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후자는 우리 민족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더욱 참혹하고 아픈 일이다. 그런데 이런 시련 중에 크나큰 스승이 순교하시게 되었다. 그 분의 이름은 바로 문준경 전도사님!! 사실은 이 책을 보기 전까지 그런 분이 이 땅에 존재하셨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큰 믿음의 거목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그것도 여자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풍어제니, 고사니, 굿이니 하는 것이 성황할 수 밖에 없는 어촌에 교회만 굳건하게 세우고 섬 주민의 90% 이상을 기독교인으로 세우신 분이셨다는 사실도 몰랐다. 기독교가 예수님의 보혈로 말미암아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를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게 된다는 진리를 아무리 품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도구가 어떠한지에 따라 그 전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전도자에게 복음이 살아숨쉬지 않는다면 아무리 전해도 조롱밖에는 얻지 못할 수 있다. 마치 소돔에서 롯이 사위들에게 전했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랬기에 진리를 전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었던 섬 증도에서 문 전도사님의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복음이 풍성하게 전해졌던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 열매가 30배, 60배, 100배나 나타나는 것처럼 문준경 전도사님께서는 그렇게 제 생명을 바치셨던 것이다. 이야기로만 들었을 때는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하셨으니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외지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미신에 의존하는 섬에서 그런 복음화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전도를 어려워하는 내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일임을 알게 되었다. 요셉이 애굽에서 총리가 되어 이스라엘 백성을 기근에서 건지도록 하기 위해서 얼마나 광야의 길을 참았을까? 아브라함은 아들을 주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듣고서 진짜로 이삭을 얻기까지 얼마나 기다렸을까?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는 지도자가 되도록 얼마나 단련되었어야 했을까?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광야에서 떠돌아야 했을까? 적게는 십수 년이었고 많게는 사십 년을 걸려서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릇이 되었다, 믿음의 선조들조차!! 그러니 우리도 그 정도의 시간을 인내하고 단련되어야 겨우 하나님의 일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준경 전도사님도 그러하셨다. 꽃다운 나이 열일곱 나이에 시집을 와서 생과부로 20년을 지내고 나서 예수님을 만났으니 그런 인고의 시간들이 하나님께서 문 전도사님을 단련시키신 광야의 시간이 아니였을까 싶다.
요즘 들어 시련과 연단에 대해 배우는 기회가 있었는데, 인간에게 이런 것들이 있지 않고서는 결단코 믿음이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워낙 교만한 지라 자신이 붙들을 수 있는 것이 모두 제거된 이후에라야 두손 들어 항복하고 주께 나가는 것이다. 문준경 전도사님께서 증도로 시집와서 남편이 딴집 차리느라 그녀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때, 나는 그 생각을 했다. 아, 대단한 분이시라길래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이분께서도 이런 연단의 시기가 있으셨구나! 하고. 그러면서 다짐할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연단과 시련을 소망해야겠다고. 내가 대단해서 이름을 드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기만 위해서, 온전히 복음만을 담기 위해 시련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그것을 견디자고!! 멋 모르고 한창 은혜 받을 때는 나를 써달라고, 왜 나는 안 써주시느냐고 떼를 쓴 적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하나님의 일에 쓰임을 받기 위한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기껏 하나님의 일에 쓰임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지만 그런 일로 나를 내세워 하나님께 불순종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큰 죄악이 아닌가. 그렇게해서 나를 드러낼 정도의 그릇밖에 안 된다면 아예 쓰시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 그래서 내 안의 모든 불순물을 다 태워 버리고 나서야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런 인고의 시간을 겪으면서 증도를 벗어나 목포에서 삯바느질로 연명할 때, 전도를 받고 이성봉 목사님께서 개척하신 교회를 나가게 된다. 그것이 문 전도사님이 한나님께 쓰임 받는 시작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여자들은 글자를 아는 사람이 1000명 중에 2명 꼴이었을 정도로 문맹률이 높았고, 결혼하면 소나 돼지처럼 모든 가사만 전담하게 되어서 희망 없는 삶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 선교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여자들은 과부들이 따로 복음을 배워 전도부인으로 복음을 전했는데,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성서학원이었다. 문 전도사님도 평생을 복음만 전하고 싶어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경성성서학원에 입학하였다. 우선 글자는 항상 문 전도사님을 예뻐하셨던 시아버지께서 가르쳐주셨던 것이고, 결혼한 여자들은 안 받는 학원에서는 생과부임을 증명하는 이성봉 전도사님의 추천서만 가지고 상경하여 겨우 입학하셨단다. 학기 중에는 공부하고 방학 때는 고향인 섬에 내려가 전도를 하셨는데 처음 간 곳이 남편이 첩을 얻어 살고 있는 임자도였다.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면 제일 가기 싫은 곳일 텐데 그곳에 들어가 핍박하는 남편의 위협에도 묵묵히 제 일만 하시고 세운 교회가 진리교회였다. 그 곳은 1950년 문 전도사님과 함께 이판일 장로님 등 48명이 순교하신 곳이 되었다. 그래서 현재 진리교회는 고 김수근 선생이 설계비를 받지 않고 지은 아름다운 예배당이 있단다. 고 김수근 선생은 대한 민국 현대 건축에서 전설적인 존재이셨다고~.
진리교회가 안정되자 문 전도사님은 시집와서 20년 동안 사신 증도에 와서 전도하셨는데, 가장 먼저 믿으신 분이 바로 큰 시숙 정영범이셨단다. 항상 제수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던 그 분은 전도한 그 자리에서 바로 믿기로 결심하고 모든 우상들을 다 태우셨다고 한다. 그래서 세워진 교회가 증동리교회인데, 이것도 다 큰 시숙이 텃밭을 내놓고 돈과 건축자재까지 다 마련해놓았단다. 남편도 없이 자식도 없이 모든 주민들을 제 피붙이처럼 여기고 눈물로 섬겨서 이 증도에만도 11개의 교회가 생겼다. 바다, 바위, 나무 할 것없이 다 귀신을 믿었던 사람들이 다 문준경 전도사님의 헌신 때문에 다 믿는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모두 문 전도사님의 사랑에 감동해버린 것이다. 일례를 들자면, 한 번은 증도에 장티부스가 돌아서 사람들이 너나 없이 죽어가는데 시체를 만지면 병에 걸리니까 시체도 치우지 못하자 문 전도사님이 시체를 치워 장례를 치르고 치료도 해주는데 한 번도 장티부스에 걸리지 않으니 사람들이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먹을 것이 없으면 먹을 것으로 전도하고, 아프면 치료하며 전도하고, 아기를 낳을 때가 되면 아기를 받아주고, 봉사하며 심부름 하며 전도하니 마치 예수님 같지 않은가. 복음이 부족해서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이 아니였다. 복음을 전하는 우리가 예수님 같지 않아서 믿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그 다음에 세운 교회가 대초리에 있는 대초리교회였다. 다른 곳보다 더 폐쇄적인 이곳은 전도할 때마다 불량배가 술 먹고 나타나 훼방을 두고 일쑤였는데,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이 믿게 되니까 이 곳에도 교회가 생겼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압해도에서 흑산도까지 신안에 있는 섬의 이름을 다 부르면서 기도를 하는 문 전도사님의 사랑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믿기 시작한 이야기는 셀 수도 없이 많다. 한 번은 조그만 나룻배가 풍랑에 뒤집혀질 위기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문 전도사님이 기도를 하시니까 풍랑이 가라앉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믿게 된 때도 있었고, 다른 사람이 믿으라고 했을 때는 안 믿어도 문 전도사님이 오셔서 계시기만 해도 사람들이 다 교회에 갈 정도로 살아있는 복음이셨단다. 그랬던 그 분이 공산당에 의해 순교를 하고 그 이후에 그것을 보복하지 않았던 이인재 원로 목사님의 용서로 인해 문 전도사님과 이인재 원로 목사님의 일가족을 다 죽인 공산당들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단다. 만약 이인재 원로 목사님이 보복하길 원했다면 진리교회는 부흥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일이,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기적이 임자도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한 알의 밀알이 죽으니까 그 자리에는 풍성한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아, 십자가의 도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도를 담은 내가 부족해서 항상 전도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구나! 내가 죽고 예수가 살면 되는 일인데, 그것이 안되어 항상 실패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복음에는 다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다. 복음,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내가 다른 것을 더하지 말고, 복음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우리에게 없을 것 같았던 복음의 그 능력이, 그 기적이 나타날 것이라 분명히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