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마법 과학숙제
헤이즐 허친스 지음, 조윤숙 옮김, 크리스틴 델레젠 그림 / 세용출판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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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초스피드로 읽은 책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서평을 늦게 썼다마는. 어쨌든 아이들이 읽어도, 나같이 철 덜든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우선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아주 좋다.


우리의 주인공 사라는 생각이 참 깊지만 호기심이 많고 엉뚱한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이런 모험심많은 주인공만 있다면 이야기가 맛깔스럽지 않기에 항상 붙어다니면서 엉뚱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조력을 아끼지 않는 우리의 벤도 역시 등장한다. 이 두 주인공이 어느날 한 여성이 마법을 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마법이란 소재를 뭔가 만들거나 누구와 싸우는데만 쓰는 건 줄 알았지, 이렇게 과학숙제에 접목시켜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신기하기만 하다. 과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증명되어야만 진실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마법이란 허무맹랑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현상은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더욱 과학숙제로 마법을 증명해내려고 하는 걸까? 작가는 무얼 말하려고 하는 걸까?

이 책의 여러 부분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제일 흥미진진했던 것이 과학선생님 앤드류와 사라의 관계이다.  선생님입장에서는 항상 엉뚱해서 과학수업을 제일 방해하는 사라가 미울 수도 있을텐데도 (나도 겪어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제안이나 사라가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까지 타협하고 과학을 이해시켜주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셨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덮어놓고 외우라고 하는 융통성없고 딱딱한 선생님인 줄 알았다. 허나 그것은 내 오해였을뿐 사실 자기가 빠졌던 과학이라는 학문을 알려주고 싶어서 상당히 노력하는 선생님이었다. 그런 선생님이 마법을 접하고는 당황했던 모습을 보며 웃기기도 했지만. 

또한 현실적인 세계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 우리의 마법사 안나와, 마법의 존재를 들어본 적도 믿어본 적도 없는 철두철미한 우리의 과학선생님 앤드류의 만남도 무시못할 만큼 기대가 되었다. 아마 둘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으리라.

어쨌든 이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과학과도 같은 이성적인 면과 마법과 같은 환상적인면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뜻일까? 결론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만 마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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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찔레 (일반판) - 미래를 바꾸는 두 가지 선택
조동성.김성민 지음, 문국현.윤석금.박기석 감수, 낸시랭 표지디자인 / IWELL(아이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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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왔다..새빨간 표지에 고급스러운 검정색 글씨로 제목이 영문으로 쓰여진 책이...학원에서 시험기간이라 집에 새벽 2시가 넘어서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보자마자 낄낄거리며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사실 오자마자 책이 온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다 씻고 요기좀 대충하다가 내가 외롭게 쇼파에 누워있는 책을 발견한 것이었다....아마 그렇게 발견하지 않았다면 씻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읽어버렸을 것을 참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이 책을 신청한 이유를 이야기해야 한다..이런 저런 북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던 중에 어떤 분께서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고 사연을 올린 것을 보게 되었다....그 때는 아직 책의 내용이 어떤지 잘 모르는 때였기 때문에 그렇구나..표지가 좋네...하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후에 다른 분의 서평을 읽었다....지금은 그 서평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나에게 하게주었다....그래서 덜컥 신청해버렸다...ㅋㅋ

그래서 다 읽고 나니 역시~~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 자기계발서가 맞아? 하는 생각이 들만큼 책 속으로 폭 빠지게 만드는 내용이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주인공 미주가 입사한 지 일년이 지난 후에 진로에 고민하게 되면서 어떤 것이 자기에게 맞는 일인지, 지금 이 순간의 어려움이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당장에 박차고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를 갖게 되는 단순한 이야기이다...이런 단순한 이야기 속에 멘토인 성교수께서 들려주는 하나의 이야기와 강연자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모든 이야기가 역경을 헤치고 이겨낸 성공담이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허나 이런 단순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리는 너무나 무겁다...역으로 그런 역경을 이겨내지 않으면 그런 달콤한 성공은 맛볼 수 없다는 진리가 담겨있기에 오늘도 나는 고민해본다...내가 처한 환경에서는 어떤 것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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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마을 전쟁
미사키 아키 지음, 임희선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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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마을 간에 전쟁을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것이 주인공 기타하라가 겪은 사건의 전모이다...이 사건이 정말 말이 되는 것일까,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전쟁이 아니라 전쟁의 결과로 사람이 죽는다니...행정팀의 지휘아래서 이웃 간에 정해진 시간안에만 전쟁을 하고 끝나고 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태연하게 지내는 사람들. 전쟁이 일어나는 중에도 어디에도 폭격소리는 들리지 않아 평소와 다를 바없는 나날들. 전쟁에서 죽는 사람들보다는 전쟁으로 입을 피해 보상액만을 걱정하고 안달하는 마을 주민들. 이 모두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황 설정이지만 정말 현실적이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을까. 우리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볼 때와 무엇이 다를까......? 아마도 작가는 이것을 꼬집고 싶었나보다. 

사실 이 소설은 내가 기대했던 소설이었고 그래서 내용의 기본 골자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상당히 어려운 소설이었다..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처음부터 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그래서 한 권을 어렵게 읽어낸 다음에 든 생각은 우리가 이렇게도 냉정하고 이기적으로 살아가는구나...였다.

인물 간 대사 중에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상 전쟁에 관여를 하건 안 하건, 좋든 싫든 우리는 누군가를 간접적으로 죽이고 있는 겁니다. 어차피 '마찬가지'라면, 차라리 자기가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 말하자면 누군가를 '죽이고 있다'는 것을 계속 자각하면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는 말이 나온다. 전쟁을 위한 물품을 만들거나 그것을 기획하거나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모든 행위가 - 경제적인 이득이 - 다 누군가를 '죽이는 일'에 관여를 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그런데 그것은 이해가 가고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많이 무심하고 이기적인 부분이 나에게도 있다. 사실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그것을 '자각'하고 사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자각해서 뭔가를 더 이로운 쪽으로 고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것은 자각하지 않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는 것이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깊은 의미가 있어도 더 이상은 파악이 안된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더 있을 듯싶은데....조금 말을 아낀 듯하다.....역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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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내 인생 - 손문상 화첩산문집
손문상 지음 / 산지니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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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워낙 그림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화첩 산문집이라길래 냉큼 신청한 책이었다. 그냥 회화나 일러스트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요즘들어서는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그림을 선호하는데 이 책은 딱 그렇다.. 그런데 신문도 자주 보는 게 아니여서 만평가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가끔 보는 신문에서 재미있거나 독특하다고 느꼈던 만평보다는 이게 뭔 소리여~~ 하는 만평을 많이 봤던 나로서는 (이 무식쟁이^^;) 손문상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듣지도 못했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뒷장의 소설가 김곰치 선생의 뒷담화를 읽기 전에는 그가 누군지 알지 못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는 만평쪽으로 상당히 재능도 많고 알아주는 대쪽같은 사람인 듯 싶다. 나도 책을 다 읽고 그의 만평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상당히 재치있는 내용이 많았다.

다시 책이야기로 돌아가면 앞부분에서는 부산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네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뒤로 가면서는 시사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되었다. 삼성에서 처음으로 노조를 만들어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김성환 씨 이야기도 그렇고 비정규직 노동자로 해고당해 시위를 하고 있는 구혜영 씨 이야기도 그렇고 물류업자로 20년간 살아오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아 고생하고 있는 전용희 씨 이야기도 그렇고... 내가 알고 있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다시금 환기시켜주기도 했고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알려주어 내가 세상을 온전히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는 보고있던 책을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솟아났다. 대통령은 과연  이런 내용을 알고나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좀더 많은 사람이 알아 더 이상 이 땅의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으면 하는 마음이다.  

갑자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교과서에 나온 안도현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상당히 고무적인 생각이 들지는 않은가? 이기적인 나조차도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소외받은 사람들을 절대 혼자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다른 님들도 그러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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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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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모호하다...뭔가 중요한 게 있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아련하고 안개속에 싸여있는 듯 몽환적인....이야기.

시작은 제스의 독백이다..할아버지를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친근함으로 시작된 제스의 독백은 되바라졌다기 보다는 영혼을 맞대고 소통하는 사람끼리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느낌. 그 때부터 내 부러움은 시작되었다. 할아버지를 보는 것은 일년에 한 두 번뿐. 그나마도 친척끼리 우굴거리며 하나의 이벤트식으로 지나가버리는 할아버지와의 시간은 결코 할아버지와 나와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지 않았다. 

난 수원 토박이다. 할아버지는 대구가 태생이시고... 초등학교 때는 자가용이 없어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가면 5-6시간이 걸렸었다. 차표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입석으로 가는 날이면 여행은 완전 죽을 맛이다. 평소 차를 타지 않던 초등학생 5학년이 네다섯 시간이나 기차를 타는 데 속은 편한련가. 계속되는 위청소와 흔들거림을 당하고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쓰러질 지경일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보러 가는 게 즐겁겠나 말이다. 어릴 때부터 초등학생 때까지는 매년 갔던 대구 외갓집을 그 이후부터 안 가는 게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는데, 뭘. 그러니 제스와 할아버지 사이에 있는 되바라질 정도의 친근함...그것은 나에게 먼 나라 이야길 수 밖에. 

어쨌든 제스는 수영을 사랑하는 소녀, 할아버지는 그림에 미친 화가였기에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인정을 해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심리를 정확하게 집어낸다. (역시 부럽다. +ㅅ+) 그런 사이였기에 가ㄷ능했겠지... 곧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제스는 할아버지가 고향에서 마지막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고 도와주었으니...

제목의 리버보이....뭔가 느낌이 오지 않나. 상당히 모호한 단어...강 소년? 강에서 태어난 소년이라는 거야? 강으로 갈 소년이라는 거야? 이름이 강이란 거야? 여러 생각을 하며 읽었었는데 내 생각만큼 금방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다. 극적인 긴장감을 기다리고 있었던 나는 어느새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으니 말이다. 눈앞에 폭포가 있을 거라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물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한...그런 자연스러움을 선사해주었다.....

다 읽고 나니 제일 아쉬운 것은 제스이다. 이 책이 해리포터도 당해내지 못한 성장소설이라고 하던데 -성장소설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 뭐랄까, 너무 이상적인 아이랄까. 어린 나이에 자신이 몰두할 대상을  찾아서 그것을 매진하며 가족을 사랑할 줄도, 아빠를 이해주고 걱정해줄 줄도 아는, 너무나 이상적인 아이...현실감이 없다...아니, 내가 질투심에 이성을 잃어버린 걸까.^^;

어쨌든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전반적으로 들기도 하고 주인공 제스의 생각이 깊은 것도 맛볼 수 있고 할아버지와 제스와의 알콩달콩하는 입씨름도 즐길 수 있기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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