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참 모호하다...뭔가 중요한 게 있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아련하고 안개속에 싸여있는 듯 몽환적인....이야기.

시작은 제스의 독백이다..할아버지를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친근함으로 시작된 제스의 독백은 되바라졌다기 보다는 영혼을 맞대고 소통하는 사람끼리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느낌. 그 때부터 내 부러움은 시작되었다. 할아버지를 보는 것은 일년에 한 두 번뿐. 그나마도 친척끼리 우굴거리며 하나의 이벤트식으로 지나가버리는 할아버지와의 시간은 결코 할아버지와 나와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지 않았다. 

난 수원 토박이다. 할아버지는 대구가 태생이시고... 초등학교 때는 자가용이 없어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가면 5-6시간이 걸렸었다. 차표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입석으로 가는 날이면 여행은 완전 죽을 맛이다. 평소 차를 타지 않던 초등학생 5학년이 네다섯 시간이나 기차를 타는 데 속은 편한련가. 계속되는 위청소와 흔들거림을 당하고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쓰러질 지경일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보러 가는 게 즐겁겠나 말이다. 어릴 때부터 초등학생 때까지는 매년 갔던 대구 외갓집을 그 이후부터 안 가는 게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는데, 뭘. 그러니 제스와 할아버지 사이에 있는 되바라질 정도의 친근함...그것은 나에게 먼 나라 이야길 수 밖에. 

어쨌든 제스는 수영을 사랑하는 소녀, 할아버지는 그림에 미친 화가였기에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인정을 해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심리를 정확하게 집어낸다. (역시 부럽다. +ㅅ+) 그런 사이였기에 가ㄷ능했겠지... 곧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제스는 할아버지가 고향에서 마지막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고 도와주었으니...

제목의 리버보이....뭔가 느낌이 오지 않나. 상당히 모호한 단어...강 소년? 강에서 태어난 소년이라는 거야? 강으로 갈 소년이라는 거야? 이름이 강이란 거야? 여러 생각을 하며 읽었었는데 내 생각만큼 금방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다. 극적인 긴장감을 기다리고 있었던 나는 어느새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으니 말이다. 눈앞에 폭포가 있을 거라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물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한...그런 자연스러움을 선사해주었다.....

다 읽고 나니 제일 아쉬운 것은 제스이다. 이 책이 해리포터도 당해내지 못한 성장소설이라고 하던데 -성장소설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 뭐랄까, 너무 이상적인 아이랄까. 어린 나이에 자신이 몰두할 대상을  찾아서 그것을 매진하며 가족을 사랑할 줄도, 아빠를 이해주고 걱정해줄 줄도 아는, 너무나 이상적인 아이...현실감이 없다...아니, 내가 질투심에 이성을 잃어버린 걸까.^^;

어쨌든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전반적으로 들기도 하고 주인공 제스의 생각이 깊은 것도 맛볼 수 있고 할아버지와 제스와의 알콩달콩하는 입씨름도 즐길 수 있기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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