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내 인생 - 손문상 화첩산문집
손문상 지음 / 산지니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워낙 그림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화첩 산문집이라길래 냉큼 신청한 책이었다. 그냥 회화나 일러스트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요즘들어서는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그림을 선호하는데 이 책은 딱 그렇다.. 그런데 신문도 자주 보는 게 아니여서 만평가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가끔 보는 신문에서 재미있거나 독특하다고 느꼈던 만평보다는 이게 뭔 소리여~~ 하는 만평을 많이 봤던 나로서는 (이 무식쟁이^^;) 손문상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듣지도 못했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뒷장의 소설가 김곰치 선생의 뒷담화를 읽기 전에는 그가 누군지 알지 못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는 만평쪽으로 상당히 재능도 많고 알아주는 대쪽같은 사람인 듯 싶다. 나도 책을 다 읽고 그의 만평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상당히 재치있는 내용이 많았다.

다시 책이야기로 돌아가면 앞부분에서는 부산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네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뒤로 가면서는 시사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되었다. 삼성에서 처음으로 노조를 만들어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김성환 씨 이야기도 그렇고 비정규직 노동자로 해고당해 시위를 하고 있는 구혜영 씨 이야기도 그렇고 물류업자로 20년간 살아오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아 고생하고 있는 전용희 씨 이야기도 그렇고... 내가 알고 있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다시금 환기시켜주기도 했고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알려주어 내가 세상을 온전히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는 보고있던 책을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솟아났다. 대통령은 과연  이런 내용을 알고나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좀더 많은 사람이 알아 더 이상 이 땅의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으면 하는 마음이다.  

갑자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교과서에 나온 안도현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상당히 고무적인 생각이 들지는 않은가? 이기적인 나조차도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소외받은 사람들을 절대 혼자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다른 님들도 그러시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