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미술 차가운 미술
이일수 지음 / 인디북(인디아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을, 아니 그림을 좋아하는 나는 내심 미술 책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들어가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미술관에 행차를 해본 적이 없다. 우와~ 지금에서야 보니 정말 부끄럽다. ㅋㄷㅋㄷ 사실은 어디를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성격 탓도 한 몫하고 있겠지만 미술이라고 하면 왠지 유명한 사람의 것만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근처에 미술관이 있어도 한 번도 시간을 내어 방문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그렇다고 해서 TV 광고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후기 인상파 전, 샤길 전 하는 대형 전시회에라도 가봤냐면 그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유명 작품은 그 작품 나름대로, 유명하지 않은 작품은 그 작품 나름대로 핑계를 대어 안 갔던 것이다.

 

그러던 나에게 이 책은 하나의 지도와 같았다. 미술관이라는 곳이 어렵고 어색한 곳이 아니라 내가 편하게 여길 수 있는 카페나 도서관 처럼 많이 드나들수록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은 하다못해 영화라도 볼 시간이 나지 않지만 옛날 그 많은 시간을 물 쓰듯 했던 대학 시절에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그 때의 무의미했던 시간들을 향기로운 문화 생활로 채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그 때는 책이나 들여다 보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각 장마다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짧막한 분량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읽는데 부담도 안 되었고, 더구나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그런지 경어체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더 책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게 했다. 읽다보니 절대 쉬운 내용만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해주는 것을 보니 작가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된다.

 

내용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당연히 설민수 군의 그림 구매 부분이었다. 그림으로 제테크한다 뭐다 해서 조금 시끄러웠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복잡한 것은 정말 질색하는지라 여태까지 그림을 돈 주고 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린 나이 때부터 꼼꼼히 미술관을 들락거리며 심미안을 키워왔던 민수 군이 김형구 작가의 <사업가>라는 작품을 보고 가격이 어떤지 물어본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살 수 있었다. <사업가>라는 작품을 보니 민수 군이 왜 그 작품에 푹 빠졌는지 알 수가 있었다. 왜 그 작품이 좋냐는 큐레이터의 말에 민수 왈, 색감과 물 번짐 효과가 좋단다. 열한 살의 나이에 이렇게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을 구체적으로 꼭 집어서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아마 어른들조차도 몇 되지 않을 것이다.

 

민수 군이 이런 심미안을 키우게 된 배경에는 아마도 좋은 부모가 뒤에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유명한 전시회가 있으면 의무적으로 한 번 휭하니 둘러봐야 한다며 자기들은 전화로 수다나 떨고 담배만 피워대면서, 아이들에게만 그림을 보길 '강요'하는 몇몇 부모 때문에 아이들이 미술에 대해 어렵게만 느끼는 것은 아닌지... 어른들도 미술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꾸준히 미술관을 찾는 분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그나마 아이들에게는 어려서부터 미술을 접하게 만들고 싶어서 그러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강압적인 행동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독'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왜 모르는 걸까. 나는 한 번도 미술관을 가보지 않았지만 이 책만 읽고서도 몇몇 부모가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이 충분히 상상이 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께서 이 책을 보시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미술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갈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 반기문 총장이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전하는 파워 멘토링
김의식 지음 / 명진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제 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이라고 하면 현재 살고 있는 한국인 중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처럼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를 알 정도이니까. 내가 처음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그저 같은 한국인 중에 그렇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것도 정치분야에서^^;) 너무 신기했다. '반기문'이란 인물의 심성이나 능력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던 그 때는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다.

 

대단한 인물이 등장하면 그에 대해 떠도는 항간의 소문도 많고 말도 많은데 요즘 붐을 일으키는 반기문 씨에 대한 관심도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유엔 총장의장비서질장으로 활동할 때나 고등학교 시절 때나 그는 한결같이 그 모습 그대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었고 인사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되니까 이제야 모두들 그를 주목하기 때문이다. 우선 나부터가 그랬다. 워낙 바깥 세상사에 늦다보니까 그가 외교통상부 장관을 했었는지도, 유엔 총회의장비서실장을 했었는지도 몰랐고 그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을 때서야 '반기문'이라는 존재를 알았기 때문이다. 이 소문이 '뜬' 소문으로 판명날지, 아니면 더 오래 가는 '뉴스거리'가 될 지 두고 볼일이지만 그처럼 겸손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인물이라면 앞으로 좀 더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반기문’ 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롤모델 대상으로 누가 좋을까 하는 고민에 자연스럽게 그가 연결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라는 책이 나왔길래 냉큼 집어들었다. 이 책은 반기문 씨가 직접은 쓴 것은 아니고 (분 단위로 스케줄을 짠다는 그가 책 쓸 시간이나 있을까 싶다마는 ^^;) 그를 고등학교 때부터 롤모델로 삼아서 노력해온 반기문 씨의 고등학교 후배 김의식 씨가 쓰신 것이다. 아마도 같은 고향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 그런지 반기문 씨를 가장 객관적이고도 근접하게 표현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구성은 리더십 멘토링, 영어공부 멘토링, 세계시민 멘토링의 세 part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장의 제목 하나 하나가 아이들이 흔히 물어볼 만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고 표현 자체도 쉽게 되어있어서 정말 하나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 경어체로 되어있는 책을 오랜만에 읽어서 처음엔 어색했는데 워낙에 물 흐르듯이 표현을 해주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자연스레 동화되어 푹 빠져 읽었던 것 같다.




다른 것도 다 읽어볼 만하고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지만 내게 제일 와닿았던 부분은 제일 첫 번째 부분인 리더십 멘토링이다. 총 아홉 개의 항목들이 있는데 인간성 / 배려 / 겸손 / 약속 지키기 / 도덕성 / 리더십 / 안사 잘 하기 / 범생이 / 고집 센 것에 대해 하나 하나 알려준다. 딱 봐도 요즘 시대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어떤 엄마가 아이들 내신보다 인간의 미덕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을까. 아이들을 가르쳐보면 정말 기본조차 없는 아이들도 더러 있는데 그런 것은 모두 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철저한 반기문 씨가 다른 사람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마도 그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미덕이 평범한 능력보다 더욱 중요하단 것을 세계 사람들도 인정하게 된 것은 아닐까.




나도 요즘 들어 일을 ‘전문적으로’,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소통이고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정말 세계적인 인물은 기본적으로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 일은 아무리 잘해도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상처받도록 방치해 둔다면 그런 일꾼은 아무도 쓰려하지 않아 나중에는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특히 어려운 나라에 대한 반기문 씨의 특별한 관심은 대단하다. 그가 유엔 총회장비서실장으로 있을 때부터 국제무대에서 많이 당하는 후진국 사람들의 서러움을 헤아리고 그들을 많이 도우려고 했다는데 그런 약자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점점 약육강식으로 변해가는 요즘 세상에서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한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자신의 꿈을 '세계'에 두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제2의 반기문', '제3의 반기문'이 생겨나지 않을까. 아마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도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모습을 모방한다고, 부모는 책 한자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해도 먹히지 않는 것처럼 부모가 약자에 대해 무심하고 자기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아마 그 아이는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영어 무작정 따라하기 31
박수진.박신영 지음 / 길벗이지톡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미드를 많이 못 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V>, <전격 Z작전>, <맥가이버>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때부터 <ER>, <비벌리 힐즈의 아이들>, <천재소년 두기>, <제시카의 추리극장>, <형사 콜롬보>, <빈센트>, <슈퍼소년 앤드류>를 보고 고등학교랑 대학교 때에 <엑스 파일>, <도슨의 청춘일기>, <다크 앤젤>, <테이큰>, <탐정 몽크>, <CSI>, <섹스 앤 더 시티>, <넘버스>, <저스티스>, <위기의 주부들>까지 내 미드 사랑은 쭈~욱 계속되었다. ㅋㅋㅋ 이렇게 보니 내가 좋아했던 미드가 많기도 많군.. 처음에 시작했을 땐 ‘미드’라는 용어보다는 ‘외화시리즈’라는 말을 사용했었는데.. 세상이 많이 변했어...@-@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다. 자막없이 자유롭게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난 요즘 들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드라마도 보고 영어도 즐길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 아닌가. ㅎㅎ 그래서 이 책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 <미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란 책은 처음으로 일목요연하게 알려주었다. 미드를 좋아하는 내게 가장 좋았던 부분은 ‘미국 드라마 베스트 12’를 뽑아서 줄거리 소개도 해주고 영어의 난이도나 발음, 어휘, 속도 부분으로 나누어서 별표를 매겨 주는 부분이었다. 사실 미드로 영어 공부하겠다는 마음만 먹었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감도 안 잡히는 나로서는 정말 솔깃한 정보였다. 여기에 나와 있는 정보로는 나 같은 영어맹은 어휘는 조금 어려워도 발음과 속도는 평이한 CSI로 보는 것이 좋겠단다. CSI는 내가 대학 때부터 봤던 것이라서 너무 좋다!! 영어 공부한다는 핑계로 계속 좀 봐야겠는 걸. ㅋㅋㅋ

 


이 책은 참 깔끔하게 되어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느라 무리하게 만들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중요한 내용만 알기 쉽게 정리해주어서 - 이 말은 외우기에 부담이 없다는 소리지..ㅋㅋㅋ - 바로 써먹을 수 있었다. 한번은 동생이랑 같이 I'll skip class. (수업 빼먹을 거야) / It's okay to skip class. (수업을 빼먹어도 괜찮아.) 를 보다가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수업 빼먹는 상황을 보면서 영어로 바로 연습해 볼 수 있었다. 다섯 째 마당까지 상황별로 나오고 거기에다 중요한 예문이 목차에 나와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그 부분만 찾아서 활용하면 끝~!

 


시련과 노력의 첫째 마당, 힘들고 화 나는 것의 둘째 마당, 경쟁과 노력의 셋째 마당, 꿈과 도전의 넷째 마당, 자기관리와 고민의 다섯 째 마당 중에서, 나는 화 나는 것과 경쟁 & 노력이 제일 마음에 와 닿았다. 요즘 직장에서 너무 힘든 상황이여서 I worked around the clock. (24시간 내내 일했어.) 가 딱 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으~아 정말 밤을 새는 것은 힘들어!! 내 생활의 모든 부분은 다 They're all business-related!! (업무하고 관련된 거라니!!) 정말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 하루는 it sucks. (엿 같다니까.) 그나마 요즘 이런 책이나 조금 보려고 하니까 오늘은 숨통이 트인다. 그래도 It's not always gonna be this hard. (세상일이 늘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거야.) 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go g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안해, 스이카
하야시 미키 지음, 김은희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학창시절의 어려움을 그리움으로 추억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나는, 그렇기에 더욱 더 청소년들에게 애착이 가고 더불어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는다. 청소년 소설은 그 나이 또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성장 소설인데 그런 소설을 읽으면 청소년의 시기를 훌쩍 넘긴 내가 더 감동을 받아 더욱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래서 어른용(?) 소설을 읽는 틈틈이 청소년 소설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는 순수한 이야기도 있고 아름답거나 애틋한 소설도 있지만 아리고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드는 소설도 많다. 청소년이라는 시기가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견디고 이겨내야 할 많은 고통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이야기가 마냥 쉽게 읽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읽었던 <미안해, 스이카>도 평이한 문체였기에 쉽게 읽혔지만 그 내용은 참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열네 살의 어린 소녀가 학교 내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 실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그렇기에 더욱 생생하게 그 아픔을 전달해주고 있다. 누구나 여릿여릿한 한 소녀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커다란 눈망울에 물기를 머금은 채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표지의 주인공을 보면 절대 쉽사리 이 책을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그 소녀는 그 커다란 눈망울로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여리지만 다부지게 그녀가 외치는 것은 단 한 가지였다. 절대 자신의 목숨을 버리지 말 것. 목숨을 버린 것처럼 살지 말 것.


다른 여중학교처럼 평범하게 지내왔던 2학년 3반에서 ‘게임’이 시작되었다. 조용하고 특징이 없는 ‘치카’를 데리고.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없는 사람 취급하고 쪽지에다 험한 소리를 써놓은 등 집중 공격을 가하는 아이들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치카’에게 ‘스이카’가 나서서 구해준 것이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같은 패거리였던 ‘스이카’의 하지 말란 소리에 모두다 동의를 했지만 그것은 게임의 대상이 ‘치카’에서 ‘스이카’로 바뀐 것뿐 그 ‘게임’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점점 힘들어진 ‘스이카’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극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유리에’를 만나게 되고 그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지만 결국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한 ‘스이카’가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


울지 않고 견디기만 하면, 부모님께 내색하지 않고 이 아픔이 지나가도록 참기만 하면, 패배하고 도망갈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스이카’. 열네 살의 어린 소녀 ‘스이카’는 그렇게 세상을 버렸다. 영혼이 되어버린 ‘스이카’의 눈에 비친 그 이후의 세상은 어떠했을까. 겉으론 잘 대해주더라도 속으론 자기를 싫어할 것이고 언제든 자기를 배신할 거라는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어린 소녀 ‘스이카’는 죽고 나서야 ‘치카’의 진실, ‘유리에’의 진실을 깨닫는다. 지금 아프다고, 지금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었음을 뒤늦게 아프도록 깨달았다.


그래서 ‘스이카’는 말한다. 살라고, 힘을 내어 다시 한 번 살라고. 지금은 너무 외롭고 나를 기억해주고 필요로 해주는 사람이 없어보일지라도 태어난 이상 누구나 사랑받은 가치가 있고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요즘 업무 스트레스로 인간 같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을 콱 메우는 책이었다. 4년 동안 내가 모셨던 원장님들의 잘잘못들을 꼬집어내는 책이었기에 너무나 후련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오너가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자기의 잘못을 영원히 모를 거라는 생각에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이참에 한 권 선물해드릴까.


그만큼 이 책은 자기 밑에 부하직원이 있는 리더들이라면 누구나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아니, 그 조직이 잘 굴러가길 바라는 리더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러나 조직이 잘 굴러가든 말든 별로 생각이 없는 리더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요즘 내가 보기에는 입으로는 ‘변화’, ‘혁신’, ‘개혁’이라는 말을 부르짖기는 하지만 정말 그것을 바라는 리더는 보기 힘든 것 같다. 내가 오너가 되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오너들은 정말 직원들을 한낱 소모품으로 알고 있는 걸까. 급하면 갖다 쓰고 필요없으면 마구 돌려쓰는 대용품처럼 말이다. 그런 취급을 받으며 사는 직원들이 얼마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직원을 데리고 일하면서 얼마나 ‘변화’, ‘혁신’, ‘개혁’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여기에 있는 내용은 정말 구구절절히 다 옳은 말 뿐이다. 그래서 한 장 넘기면 줄치고 또 한 장 넘기면 줄쳐야 할 만큼 직원들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해주고 있다. 그 많은 것 중에 요즘에 내가 가장 많이 접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추려서 말해본다면 딱 두 가지, 칭찬과 멀티플레이어이다.


예전에 내가 모시고 있던 어떤 원장님에게서 조금 마음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 중에 하나가 덮어놓고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어머니께 상담 전화하는 것을 보고 상담 잘 한다고 칭찬을 하셨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았었다. 한 번도 그런 칭찬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발견해주셨기에 내가 상담을 잘 하는구나 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얼추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떤 것에 대해 칭찬을 하시는데(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국어능력쪽?) 내 능력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칭찬받을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데 칭찬하셔서 조금 기분도 나쁘고 원장님의 능력도 의심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도 칭찬에 대해 자세한 경고를 제 1 장의 세 번째 항목인 <당신의 어설픈 칭찬이 사람 잡는다> 에 하고 있다. 입버릇처럼 칭찬하거나 칭찬과 비난을 섞어 하거나 칭찬의 타이밍이 늦거나 부풀려 칭찬하거나 칭찬을 의식한 나머지 잘못된 일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로 설명하는데 나는 두 번째와 다섯 번째의 경우를 당해봤다. 두 번째의 경우는 정말 기분이 나쁘고 다섯 번째 경우에는 나에게 교정해야할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런 잘못된 칭찬 때문에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버릇이 있을 정도로 위험한 발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고치지 못하는 버릇을 원장님 탓으로 돌리지 말고 꼭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어서 이 부분은 내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또 칭찬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한 가지는, 공개적인 칭찬은 팀워크를 해치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속해있는 조직에서 편을 가르는 모습이 있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들끼리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학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면 왜 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등 열성파와 회피파로 나눌 수 있었는데 원장님 입장에선 아무래도 열성파가 마음에 드니 공개적으로 칭찬을 많이 했을 수 밖에... 그런데 원장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모두다 열성적으로 학원일에 달려들길 바라셨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두 편이 더 갈라지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 칭찬받은 쪽에서는 기분이 좋았을지는 모르지만 반대쪽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비난을 받았다고 느끼기에 공개 칭찬은 절대 팀워크를 위해서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하니 정말 칭찬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것은 제 4 장의 네 번째 항목인 <멀티플레이어는 절대로 전문가가 될 수 없다>에서 감명깊게 읽었다. 아무래도 요즘에 나를 멀티플레이어로 만들려는 오너의 뜻대로 일을 하다보니까 너무나 정신없던 한 달을 보낸 터라 이 말에 백 배 공감할 수 밖에 없다. 그저 그런대로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런 식으로 해도 상관없지만 요즘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 그런 성과가 용납되지 않는다면 한 우물 만 파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게 이 장의 골자이다. 정말 오너가 이 책을 봐야 할 텐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문가라는 소리는 못 들을지언정 나 스스로는 내가 뭐 하나는 잘 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 상황이 그렇지 못해서 너무나 아쉽다. 나도 한 가지만 하겠다고 오너에게 말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