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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요즘 업무 스트레스로 인간 같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을 콱 메우는 책이었다. 4년 동안 내가 모셨던 원장님들의 잘잘못들을 꼬집어내는 책이었기에 너무나 후련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오너가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자기의 잘못을 영원히 모를 거라는 생각에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이참에 한 권 선물해드릴까.
그만큼 이 책은 자기 밑에 부하직원이 있는 리더들이라면 누구나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아니, 그 조직이 잘 굴러가길 바라는 리더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러나 조직이 잘 굴러가든 말든 별로 생각이 없는 리더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요즘 내가 보기에는 입으로는 ‘변화’, ‘혁신’, ‘개혁’이라는 말을 부르짖기는 하지만 정말 그것을 바라는 리더는 보기 힘든 것 같다. 내가 오너가 되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오너들은 정말 직원들을 한낱 소모품으로 알고 있는 걸까. 급하면 갖다 쓰고 필요없으면 마구 돌려쓰는 대용품처럼 말이다. 그런 취급을 받으며 사는 직원들이 얼마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직원을 데리고 일하면서 얼마나 ‘변화’, ‘혁신’, ‘개혁’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여기에 있는 내용은 정말 구구절절히 다 옳은 말 뿐이다. 그래서 한 장 넘기면 줄치고 또 한 장 넘기면 줄쳐야 할 만큼 직원들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해주고 있다. 그 많은 것 중에 요즘에 내가 가장 많이 접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추려서 말해본다면 딱 두 가지, 칭찬과 멀티플레이어이다.
예전에 내가 모시고 있던 어떤 원장님에게서 조금 마음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 중에 하나가 덮어놓고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어머니께 상담 전화하는 것을 보고 상담 잘 한다고 칭찬을 하셨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았었다. 한 번도 그런 칭찬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발견해주셨기에 내가 상담을 잘 하는구나 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얼추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떤 것에 대해 칭찬을 하시는데(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국어능력쪽?) 내 능력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칭찬받을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데 칭찬하셔서 조금 기분도 나쁘고 원장님의 능력도 의심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도 칭찬에 대해 자세한 경고를 제 1 장의 세 번째 항목인 <당신의 어설픈 칭찬이 사람 잡는다> 에 하고 있다. 입버릇처럼 칭찬하거나 칭찬과 비난을 섞어 하거나 칭찬의 타이밍이 늦거나 부풀려 칭찬하거나 칭찬을 의식한 나머지 잘못된 일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로 설명하는데 나는 두 번째와 다섯 번째의 경우를 당해봤다. 두 번째의 경우는 정말 기분이 나쁘고 다섯 번째 경우에는 나에게 교정해야할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런 잘못된 칭찬 때문에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버릇이 있을 정도로 위험한 발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고치지 못하는 버릇을 원장님 탓으로 돌리지 말고 꼭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어서 이 부분은 내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또 칭찬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한 가지는, 공개적인 칭찬은 팀워크를 해치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속해있는 조직에서 편을 가르는 모습이 있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들끼리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학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면 왜 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등 열성파와 회피파로 나눌 수 있었는데 원장님 입장에선 아무래도 열성파가 마음에 드니 공개적으로 칭찬을 많이 했을 수 밖에... 그런데 원장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모두다 열성적으로 학원일에 달려들길 바라셨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두 편이 더 갈라지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 칭찬받은 쪽에서는 기분이 좋았을지는 모르지만 반대쪽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비난을 받았다고 느끼기에 공개 칭찬은 절대 팀워크를 위해서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하니 정말 칭찬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것은 제 4 장의 네 번째 항목인 <멀티플레이어는 절대로 전문가가 될 수 없다>에서 감명깊게 읽었다. 아무래도 요즘에 나를 멀티플레이어로 만들려는 오너의 뜻대로 일을 하다보니까 너무나 정신없던 한 달을 보낸 터라 이 말에 백 배 공감할 수 밖에 없다. 그저 그런대로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런 식으로 해도 상관없지만 요즘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 그런 성과가 용납되지 않는다면 한 우물 만 파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게 이 장의 골자이다. 정말 오너가 이 책을 봐야 할 텐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문가라는 소리는 못 들을지언정 나 스스로는 내가 뭐 하나는 잘 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 상황이 그렇지 못해서 너무나 아쉽다. 나도 한 가지만 하겠다고 오너에게 말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