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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한 끔찍한 사랑
제임스 힐먼 지음, 주민아 옮김 / 도솔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책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저자를 소개하려 한다. 제임스 힐먼은 미국의 심리학자로, 미 해군병원에서 근무했다가 박사학위를 딴 다음 융 연구소에서 정신분석가 자격증을 받고, 원형심리학을 개척했다. 글도 잘 쓰는지 1975년에 [다시 꿈꾸는 심리학]으로 풀리처 상 후보에까지 올랐고, 1997년에는 [영혼의 코드 : 성격과 소명을 찾아서]로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런데 융은 '리비도'를 성적 에너지라고 본 프로이트와는 다르게 일반 에너지라고 주장하여 프로이트가 개척한 '정신분석학'에서 갈라져 나왔고, 프로이트가 주장한 억압된 것을 입증하여 그것에다가 '콤플렉스'라고 이름 붙인 사람이다. 그러니까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증명해냈다면 융은 그것의 체계화시켰다고 할 수 있을까.
다짜고짜 처음부터 프로이트니 융이니 하는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로 머리복잡하게 만든 것은, 융의 심리학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예전에 융의 심리학 책인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를 읽어본 적이 있었다. 누군가가 사달라고 해서 샀던 것인데, 너무 얇길래 주기전에 한번 훑어보았다. 한번 훑어봐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쉬운 책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책을 주면서 했던 말은 이랬다. "이 책은 비성경적인데요?" 사달랬던 사람이 목사님이시라, 그런 말을 했던 것인데 그 분 왈, 비성경적인 걸 알고 있어야 미리 대비를 한다나...?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라서 그 때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는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런 어투였다. 그러니 성경을 아는 사람들은 그 책을 읽더라도 당혹스러워 말기를... 어디까지나 하나의 사상일, 가설일 뿐이니까!! 그런데 너무 수긍이 가게 전개했다.
책 내용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사람이 성스럽고 고귀한 일을 하게 되면 어딘가에서는 그것에 반대되는 악한 행동을 해줘야 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인품이 높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다른 한편으론 그것에 반하는 행동, 아내를 팬다거나, 섹스에 심취하거나, 술을 아주 많이 마신다거나, 마약을 한다거나, 아니면 도박을 한다거나 등등 해야 심리적 균형이 맞춰져 잘 살 수 있다는 것!! 내가 좀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심한 예를 들지는 않았다. 내가 이해하기론 이렇게 이해했지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가 생기듯이, 좋은 면이 있다면 나쁜 면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자기합리화하는 것 같아서 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이해하면 내 마음은 편할 수 있다. 밖에서 하하 호호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 이름이 알려져도 집에 와서는 엄마나 아빠가 마음에 안 들면 소리지르고, 언니 동생과 싸우는 등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해봤지만 그런 행동을 하고 나면 남는 건 허탈감뿐이다. 절대 이것으로 균형이 맞춰지진 않는다. 그런 어두운 그림자를 많이 키워줘봤자 만족감은커녕 그 그림자에 상처받은 사람만 우후죽순 생겨날 뿐이다.
내가 이렇게 융의 심리학을 주저리주저리 말한 것은, 저자가 융의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 책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에 대한 깊은 심리학적 고찰을 했지만,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수긍가게는 전개했지만 말이다. 총 네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장의 제목이 그 글의 주제이다. [1장 전쟁은 정상적이다] [2장 전장은 비-인간적이다] [3장 전쟁은 숭고하다] [4장 종교는 전쟁이다] 으로 이루어졌는데 마지막 4장이 이 책의 총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은 종교이다'로 몰고 가더니 끝내 '종교는 전쟁이다'라고 마무리짓는다. 어떻게 보면 기성 종교 중 가장 서구화되어있는 기독교에 대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많은 전쟁이 자행되었고, 최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성전'이라는 미명 하에 저질러졌던 것을 가지고 따졌다. 물론 나도 기독교를 믿는 신자로서, 그런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절대~ 사실은 종교의 이름으로 - 어떤 종교이든간에, 기독교이든, 이슬람교이든, 유대교든, 수니파힌두교든, 어떤 거든간에 - 저질러지는 전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그런데 일어나는 것은 종교의 대상인 신神이, 저자가 말한대로 전쟁의 신인 마르스이거나 아레스이여서가 아니라, 신神을 신실하게 믿고 있다고 하는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십자군 전쟁도 그렇고, 최근 미국의 이라크 전쟁도 그렇다. 이것은 절대 신神이 지시한 것이 아니다. 왜 그걸 모를까?
어떻게 보면 저자의 생각은 사람이 스스로 시행해서 잘못된 결과가 난 일을 가지고 어떻게든 자신의 탓이 아니라며 모면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자신은 기독교라는 신앙 공동체에 속해있지 않으니 전쟁을 벌이는 모든 일에 대해서 자기 탓은 아니라는듯이 담담하게 서술할런지는 몰라도 저자도 인간인 이상, 인간의 이름으로 저지른 모든 전쟁에 대해 조금이나마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 나처럼 신자이기에 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질렀던 모든 악행들을 부끄러워하고, 자복하지는 못할지언정 전적으로 기독교에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 생각한다. 기독교 - 그외 다른 종교도 포함된다. -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너무 편협하게 몰아갔던 인간의 행위만을 놓고서 그 책임을 그 종교에게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내 생각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이 책의 논조가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 너무 극단적으로 반응하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성도들에게 대해선 경종을 울려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너무 과격하게 쓰여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