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에게 인간의 자기 정체성, 자기의식은 무엇보다 고통으로부터 옵니다. 누구나 배부르고 등 따시면 아무런 생각이 없죠. 뭔가불편하고 고통스러워야 의식을 합니다. 무엇보다 ‘나‘를 의식하게 되죠.『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보면 치통이 사례로 나오는데 주인공은 치통에대해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너 치통 있어? 이건 내 거야, 나의 고통이야"하는 식입니다. 나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이 고통입니다. 그러니 소중한고통이죠. - P198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시대, 이념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는 가축들의 유토피아와 같을 겁니다. 굳이 애써서 문학 작품을 쓰려 하지도 않을것이고 읽으려 하지도 않을 겁니다. 나한테 뭔가 결여돼 있고, 뭔가 고통스럽고, 뭔가 알고 싶고 그래야 문학 작품을 읽고 생각하는 거니까요. 이게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려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는 고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 P198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릇 하나 앞에 모여서우리랑 같이 퍼먹었던 사람뿐이야.ㅡ수용소에서 풀려난 카르파티아 산맥 출신여성이 쓴 편지에서 - P11
키츠에게(그의 소네트 <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질 때>를 읽고)시의 조각가, 너는 말했지,"아, 내 영혼이 느끼는 모든 것을, 그래 모든 걸뜨거운 시구로 옮기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면!"그리고 너는 죽었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갑작스러운 공포!나도 그렇게 된다면!당혹스럽고 깊은 내 느낌들을나조차 세상에 말할 수 없게 된다면!나의 영감과 고통을내 안에 차갑게 가둬둔 채 죽는다면,시의 조각가, 너처럼!1908.11. 17. - P11
애서가(愛書家)오 야망이여…! 나는 얼마나가련한 애서가가 되고 싶었던가펼쳐진 영원의 고서 앞에 멈춰 서서그것 말고는 살아 있다는 자각이 없는.봄이야 녹음으로 물들든 말든나는 늘 책 위로 잔뜩 구부린 채중세의 어느 아가씨에 관한오래된 과거에 미소 짓겠지.삶은 잃지도 얻지도 않겠지나로선 아무것도, 나의 몸짓은 아무것도그 깊은 사랑에 몸짓 하나도 더하지 못하겠지.나는 읽곤 했지, 등불에 이마를 맞대고,아름다움과 무관하게세상에도 무심한 채.1911.12.29 - P15
도선생님의 ‘악령‘ 초고라고 한다. 그림 솜씨도 숨이 막힌다.
푸슈킨 ㅡ 기념비나는 손으로 만들지 않은 자신의 기념비를 세웠노라그리로 가는 민중의 오솔길에는 잡초가 자랄 틈이 없고,기념비는 알렉산드르의 기념탑보다도 더 높이머리를 치켜들고 솟아올라 있다.나는 죽지 않으리라나의 영혼은 신성한 리라 속에서유골보다도 더 오래 살아남아 썩지 않으리라 - P47
그리고 나는 영광을 얻으리라, 이 지상에 단 한 명의 시인이라도살아남아 있는 한나의 명성은 위대한 러시아 전역에 퍼져 가리라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민족이 그들의 언어로 나를 부르리라슬라브인의 자존심 높은 자손들도, 핀족도아직은 미개한 퉁구스, 초원의 친구 칼미크인들도 (..)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