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에게 인간의 자기 정체성, 자기의식은 무엇보다 고통으로부터 옵니다. 누구나 배부르고 등 따시면 아무런 생각이 없죠. 뭔가불편하고 고통스러워야 의식을 합니다. 무엇보다 ‘나‘를 의식하게 되죠.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보면 치통이 사례로 나오는데 주인공은 치통에대해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너 치통 있어? 이건 내 거야, 나의 고통이야"
하는 식입니다. 나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이 고통입니다. 그러니 소중한고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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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시대, 이념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는 가축들의 유토피아와 같을 겁니다. 굳이 애써서 문학 작품을 쓰려 하지도 않을것이고 읽으려 하지도 않을 겁니다. 나한테 뭔가 결여돼 있고, 뭔가 고통스럽고, 뭔가 알고 싶고 그래야 문학 작품을 읽고 생각하는 거니까요. 이게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려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는 고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 P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