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나는 여성적 아름다움에 아주 약해, 너도 알다시피 말이야. 누구나 어떤 것 한 가지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기 마련인데내 경우에는 바로 그거야. 그게 눈에 들어오면 다른 모든 것은눈에 보이지 않아.  - P12

제대로 말을 하고, 정신이 말짱하고, 자세가 완벽해 ㅡ앉고 서고 걷는 방법은 물론이고 어른의 삶에 관해서도 뭔가 아는 것처럼 보여, 수업에 들어오는 순간 이 아이는 더 알고 있거나 아니면 더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 딱 보여. 아이의 옷차림새, 딱히 세련되었다고도 할 수 없고 당연히 화려한 쪽도 아니지만 그래도일단 다린 것이든 안 다린 것이든 청바지는 절대 입지 않아. 신중하게, 또 한껏 취향을 드러내어, 스커트, 드레스, 맞춤 바지를입어, 자기 관능미를 탈색시킨다기보다는, 뭐랄까, 자신을 전문가로 치장하는 쪽이지.  - P13

아이들은 내 수업에서 서로를 발견해, 또 나를 발견해, 그러다 파티를 하면서 갑자기 내가한 인간임을 보게 되지. 나는 그 아이들의 선생이 아니고, 나는나의 명성이 아니고, 나는 그 아이들의 부모가 아니야. 나는 쾌적하고 정리가 잘되어 있는 복층 아파트에 사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내 커다란 서재, 내가 평생에 걸쳐 읽은 책들을 품고 아래층 거의 전체를 차지하며 늘어서 있는 양면 서가들을 보고, 내피아노를 보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나의 헌신을 보고, 그리고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 P17

우리는 서재에서 서로 몇 인치 거리를 두고 서 있었는데 나는 아이에게 내가 가진 카프카 원고를 보여주던 참이었지 — 카프카가 손으로 쓴 이 세 페이지짜리 원고에는 그가 자신이 일하던 보험회사의 소장 퇴임 파티에서 한 연설이 적혀 있었어.  - P21

베일은 눈먼 충동을 가려.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아이가 그러듯, 자기가 지금 다루고 있는 게 뭔지 안다는 잘못된 느낌을 받게 돼. 하지만 이건변호사와 면담을 하거나 의사를 만나는 것하고는 달라서 무슨이야기를 늘어놓는 행동 경로는 바뀌지 않아. 그걸 원한다는 걸알고, 그걸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어떤 것도 그 길로 가는 걸 막을수 없어.  - P27

생물학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위대한 장난은 다른 사람에 관해 뭔가 알기 전에 친밀해지기부터 한다는 거야. 첫 순간에 모든 걸 이해하는 거지. 처음에는 서로의 거죽에 이끌리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전체를 다 파악해, 서로 끌리는 건 등가일 필요가없어. 이 아이는 이것에 끌리고 상대는 다른 것에 끌려도 돼. 거죽이고, 호기심이지만, 그러다가, 쾅, 전체가 되는 거야.  - P27

꼭 필요한 매혹은 섹스뿐이야. 섹스를 제하고도 남자가여자를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까? 섹스라는 용건이 없다면어떤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용건 없이 누구에게 그렇게 매혹될까? 불가능하지.
- P28

나는 그날 밤 그랬던 것처럼, 가끔 아이를 위해 드보르자크의현악오중주를 틀었어 감전시키는 듯한 음악이야, 금방 귀에 감기고 이해하기도 쉽지. 아이는 내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좋아했어, 피아노를 치면 아이가 좋아하는 로맨틱하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했지, 쇼팽의 프렐류드 가운데 비교적 단순한 것들, 슈베르트는 악흥의 순간 몇 곡. 소나타의 몇 악장. 너무 어려운 것 말고, 연습을 해서 아주 못 치지는않는 곡들이었어. 보통은 나 자신만을 위해 연주해, 이건 실력이나아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는 아이를 위해 연주하는 게즐거웠어. 그 또한 도취의 일부였어. - P33

사실 즐거움이 우리의 주제잖아. 자신의 수수하고 사적인 즐거움에 대해 어떻게 평생 진지한 태도를 유지할것인가.
- P34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아무리 음모를 꾸미고 공모하고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게 섹스를 능가할 수는 없어.
섹스는 아주 위험한 게임이야. 씹을 하려고 나대지만 않는다면남자는 지금 가진 문제의 삼분의 이는 덜어버릴 수 있을 거야.
- P47

바이런의 「돈 후안을 읽어봐. 하지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이렇게 완벽한 것이 내 차지가 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 무엇이든 아직 가질 수 있는 걸 갖고자 하는 충동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 어떨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 지금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그 모든 신체 부위(신장, 허파, 정맥, 동맥, 뇌, 내장, 전립선, 심장)가 자신을 마구 드러내며 괴롭히는 반면, 평생두드러졌던 기관은 하찮은 것으로 오그라들 운명에 처했다면 어떨까?
- P48

사실 누구도 다른 것을 원하지않아. 어쩔 수 없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가운데 어떤 것과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아. 이 모든 게 나중에 어떻게 될까? 여기서는 둔감함이 관례야.
- P49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달이 자아 개념 같은 걸 갖고 있길 요구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도 그런 것을 요구받지 않았지. 그것은 내가 할 일이었거든. 내가 콘수엘라의 자기 인식이었어.  - P52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 P54

제이니는 ... 잠시 제이니 얘기를 더 해보자고, 그 아이 나름의 소소한 방식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제이니는 콘수엘라 카스티요가 존경하는 시몬 볼리바르와 비슷한 면을 보여주었다고할 수 있어. 그래, 제이니는 군대를 이끌고 제국주의 스페인의권력을 부순 남아메리카의 볼리바르 같은 위대한 혁명 지도자였어 우월한 세력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반도版徒였고,
대학을 지배하는 도덕성과 맞붙어 마침내 그 권위를 쓸어버린 해방자 libertador였어.
-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행위를 뜻하는 통속적 용어들이 누군가를 이용하고, 폭행하고, 속이고, 간교한 속임수, 기만, 혹은 우월한 힘을 통해 상대방의 뜻을 강제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 이것이 미국인의 삶의 기저에 흐르는 방향성을 징후적으로 보여준다. 성적쾌락과 관련된 동사들은 폭력과 심리적 착취에 대한 통상적인함축 이상의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폭력적인 게토의 세계에서성행위와 관련된 폭력에는 매우 강도 높게 어머니, 특히 자기어머니에 대한 남성들의 반감이 녹아 있는데, 현재 미국 사회전반에는 이러한 언어가 만연해 있다. (……) 우리의 일상적인대화에는 성을 공격성과 연결시키고, 어머니에 대한 매우 양가적인 감정과도 연결시키는 그 모든 것들이 스며 있다(Lasch,
1979, pp. 66~67),
- P123

마크 페이젠페스토 Marc Feigen-Fasteau는 『남성 기계 The Male Machine(1978)라는 책에서 이 현상을 묘사한 바 있다. 그는 엄격하고 전형적인 성 역할 규정이 남성에게 강요하는 부정적 결과를 기록했으며, 그것이 얼마나 여성에게는 공격성을 억제시키고 남성에게는 공격성을 조장하는지 보여주었다. 

컬럼비아 대학교 사범대의 패트릭 리는 소년들이 성장할 때 영향받는 역할 기대의 형태가 소녀들의 경우보다 훨씬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면밀히 감시되는 탓에 소년들의 욕구 불만이 더 크며, 이것이 소년과 남성들에게서 보이는 공격성의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기도했다(개인적 의견 교환, 1981).
- P124

대상화라는 동전의 반대편은 여성의 이상화인데, 이는 대상화와 마찬가지이면서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비인간적이고 여성에게 억압적이다. 여성의 이상화는 성차별주의와 전쟁 체제, 전쟁의 성적 조건 짓기 사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연결 고리이다. 

크리스토퍼 래시 Christopher Lasch는 기사도 정신이 여성 착취의 억지장치로 고안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1979, p. 189), 물론 기사도는 적과 기사답지 않은 남성, 즉 적절한 규율이나 군사적 통제를따르지 않는 이들로부터 여성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그것은또한 여성혐오에 대한 억지 장치였을 가능성도 있다. - P124

대상화 및 이상화 현상은 전쟁 체제의 또 다른 착취 요소인 인종차별주의가 성차별주의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내기도 한다. 비유럽 출신 사람들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사고팔아도 괜찮은 존재로, 노예제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착취에 놓여도 좋을 존재로 간주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고귀한 야만인, 혹은 이성적인 서구 남성의 지혜와 역량을 넘어선 신비로운 지혜와 능력의 소유자로 이상화되기도 했다. 인종차별주의가 군사기계의 연료로 쓰인다는 점은 흔히 지적되어온 바이다. 

"민주주의적인" 미국의 군대나 영국, 프랑스, 벨기에의 식민지 부대에서나 모두 백인이 아닌 젊은 남성들이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병사로 비정상적인 비율을 차지해왔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인종적소수자는 권력에서 배제되었고, 강제력의 사용에 관한 공적 체계적 의사 결정 과정에도 접근할 수 없었다.
- P126

대상화와 이상화 모두 여성의 성을 남성을 위한 도구로 삼고,
여성 고유의 성을 부정한다.  - P126

인종차별주의는 물론이고 성차별주의의 양상과 억압은 국가라는 강제적 기구가 집행하는 것이다. 전투 부대 및 전투원이 여성을 하나의 집단으로 귀속시키면서 벌이는 차별은 여성에게 동등한 권리가 있음을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상급 장교는 전투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전통적 필수 조건을 들이대며 부대에서 최고 지휘관에 오르지 못하도록 여성들을 선험적으로 배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강제적 국가 기구로서의군대는 남성 주도적 기구로 남을 수 있다(Wolpin, 1981, 이탤릭체는 원문). - P128

여성의 입대는 여성운동에 대한 승복이라기보다 여성을 남성질서 속에 밀어 넣는 일종의 포섭co-optation 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포섭의 경향 가운데 하나가 여성의 남성화이다. 소수의 여성을 남성 클럽 안에 넣어준 뒤 그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더 나아가 페미니스트의 요구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시도 말이다. 

남성 사회에서 제 구실을 하기 위해, 여성은남성처럼 생각하고 남성처럼 행동하고 실제 남성처럼 보여야만한다. 커리어를 지향해 임원이 되고자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패션을 조언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흐름은 명백히 드러난다.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핸드백이 아닌 서류 가방을 들라는 조언 말이다. 

여성용 군복의 재단을 보면 여성의 체형이 얼마나 군복에 들어맞지 않는지, 그리고 군복이 얼마나 여성 체형에 맞춰 변형되지 않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지금 밀리터리 패션이 그리도 유행하는 것은 사회 전반이 군사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 P130

종으로서의 인간은 그 본성이 공격적이므로 힘에 의해서만 공공질서에 굴복하게 되리라고 보는 군사주의는 남성적 특성에 한정해 인간 본성을 보는 시각, 즉 인간 존재의 총체적 패러다임으로서의 남성적인 것에서 발생한 것이다. 

성차별주의는근본적으로 여성적인 것이 표출되는 그 모든 국면에 대한 편견이다.
타자에 대한 경멸로 나타나는, 자기혐오로 나타나는 간에, 여성혐오는 리처드 맥솔리 Richard MeSorley 신부가 핵무기에 대해 "사회의 모든 폭력에 뿌리가 되는 원인" 이라고 논했던 것(1982)보다 훨씬 더 깊게 뿌리내린 전쟁 체제의 주근主根인 것이다. 

이는군사주의와 성차별주의 모두의 핵심이다. 남성 권력 구조가 전쟁을 배양해온 사회적 토양에서 여성혐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전쟁 체제의 뿌리를 뽑아낼 희망은 없을 것이다.

⭐⭐⭐⭐⭐ - P133

끌어들인다. 폭력은 군비에 소요되는 자금의 규모를 통해서도알 수 있는데, 개발 원조 자금의 규모와 비교해본다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자원이 인간의 운명을 개선하기보다는 파괴하고 위협하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첨단 기술 개발이 점차 군과 연관되어 진행되고 있고, 세계 과학자 가운데 3분의 1이 군사 및 준군사 연구에 묶여있으며, 게다가 그것이 "개발 모델"로 암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Burns, 1982, 이탤릭체는 원문).

⭐⭐⭐⭐⭐
- P139

여성 펜타곤 행동은 미 국방성인 펜타곤에서의 시위와 여타의 대중 행동 및 페미니즘 행사를 통해 반군사주의 운동에 페미니스트들을 동원했다. 
이는 군사력에 투입되는 과도한 자원으로표상되는, 괴물과도 같은 과시의 확대에 대한 대중의 문제의식을 고양시킨 활동이었다. 또한 군사력에 자원을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어떻게 기초적인 사회 서비스, 보건과 교육, 취업에여성들이 접근하는 것을 계속해서 가로막아왔는지에 대해 강조했다(Women‘s Pentagon Action, 1980).
- P141

퍼다 Purdah [옮긴이]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들이 바깥 남자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집안의 별도 공간에 살거나 얼굴을 가리는 것을 말한다.
- P153

일부 페미니즘 저작에서 엿보이는 또 하나의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경향은, 정치·사회 문제 등으로부터 여성 문제를 분리해낸뒤 그것만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분석에서는 분명 문제들을 여성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모든 공공 정책 문제에 대한 진단을 내릴 때 근본적으로 그것이 여성에게 미치는 특정 영향은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이익집단에만 부합하는 진단은 그 특정 이익집단이 인간 종족의 절반을 차지할지라도, 연관된 다른 집단의 이익에는 부합하지 않을수 있다.

그레이스님이 말한거? - P155

이러한 배제는 확실히 여성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사안과 관련된 공공 정책, 그리고 개발의 영역에서 이 영향은 더욱 컸다. 원대한 목표로서 좀 더 인도주의적인 세계 사회를 위한 연구이자 정치적 행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분명 어떤 문제와 관련된 가능한 한 많은 집단의 가치와 영향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익과 가치의 충돌을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에 대한 고려는 해야 하는 것이다.
- P155

《세계질서 연구 보고서》 World Order Working Papers 시리즈에 수록된26편의 논문 가운데 여성 저자의 논문은 2편이다. 출판 및 연구발표의 참여자 가운데 여성의 수가 적을 순 있겠지만, 그보다 더중대한 사안은 여기에서 여성 문제가 배제되는 것이다. 이들 논문 가운데 어느 한 편도 문제 분석에 있어서나, 정책 제안에 있어서나 페미니즘적 관점은커녕 여성 문제조차 포함하고 있지 않다.  -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자성의 함정

타자성은 단지 인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그 부정적 형태로써인간 가치의 위계질서, 즉 다른 성, 다른 인종이나 계급, 다른 국가의 시민, 혹은 다른 정견 지지자 등을 비인간화하는 근본적 가정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인간이 생존하는 데는 어떤 형태의 타자성이 필요하다. 종을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남녀 구별이 필요하다. 개인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육하는부모로부터의 분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차이가 필요하다. 구별, 분리, 차이는 복잡하면서도 살아 있는 행성 위에서 생명 형태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연적 장치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타자성이 생물학적 필연성을 넘어서는 지점까지 활용되는 것을 인간 사회가허락했다는 점이다.
- P100

우리 사회는 폭력 행사를 선택한다. 아내에 대한 폭행을 정치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 배우자 간의 사적 문제로 여기는 사회는, 여성의 노동을 과도하게 착취하는 것이 경제적 공정성의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뉴욕의 노동 착취 현장과 제3세계의 공장에서 모두 강간을영속화하는 동일한 암묵적 승인이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 P101

폭력 행사의 면허는 피해자 비난 증후군으로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 질병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략해놓고는 다른 국가가 도발해서 그런 것이라고 정당화해온 것처럼,희생자가 그러한 공격을 도발했다고 주장한다. - P101

소년들에게는 좀 더 제멋대로구는 것(이는 물리적으로 표출된다), 위험을 무릅쓰는 것, 일반 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는 기사도와도 비교해볼 만하다. 이들은 모두 더 큰 사회적 기대를 떠맡는 데 주어지는 보상으로서의 편의인 것이다.
이러한 허용을 통해 소년들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침략자, 위협자, 그리고 "적"에 맞서는 보호자라고 학습하는 기회를 얻는다. 또한 부정적 관심을 한데 모으면서 체제를 영속화하기 위해
"적"과 협력하는 법까지도 배운다(몇몇 경쟁적 스포츠 팀 경기는이러한 협력을 위한 연습이다).
- P103

남성은 적이나 침략자의 역할로서 전사가 되도록 사회화되는반면, 여성은 희생자와 적을 대리하는 대상 surogare enemics 이 되도록 사회화된다. 각 성별은 그 역할에 맞춰 훈련되는 것이지,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 P103

노예제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고, 인간이 특정한 미래를 피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차별주의와 전쟁 체제는 모두 가치 선택의 영향을 받는다 - P104

예컨대 체제에반대하며 저항하는 수위가 고조될 때, 권위주의 정권은 더욱 억제적이 되고 심하게 고문을 자행하고 강하게 반체제 세력을 탄압하기 마련이다. 이와 유사하게 여성 해방을 위해 애쓴 결과 남성 권력의 구조가 위협받는다고 느낄수록, 여성에 대한 처우는더욱 폭력적이 될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폭력적으로 공격하는횟수가 늘어나고, 영화 및 예술에서 그러한 사건에 대한 묘사(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극명한 폭력이 엿보이는 포르노그래피의 사회적수용)가 늘어나는 것은 페미니스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여성 해방운동에 대한 반응, 즉 남성 우월주의의 백래시라고 본다.
(Siskel. 1981~1982).
- P107

서구 산업사회의 근대적 기술은 기술 지식으로부터,
그 기술 지식이 파생되어 나온 과학 연구로부터 여성을 배제해왔다. 산업 기술에서 여성의 기능은 남성 지배 사회에서의 여성그 자체로 대상화되었다. 여성은 공장의 값싼 노동력으로써 생산 기계의 연장일 뿐이었다. 여성의 육체는 노동력을 재생산했으며, 가부장제 양식에서는 아동 역시 사실상 기계 부품에 지나지 않았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가부장제로 인해 고통받으며 희생되었고,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동시대에 전염병처럼 퍼져 있는 아동 학대의 다양한 형태들이 잘 보여주는 바이다. 또한 산업 발전과 함께 유럽 제국의확장과 오늘날 제3세계라 부르는 곳에 대한 지배가 이루어졌다.
는 사실 역시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Salkamoto, 1981).
- P108

가부장제 구조에서 남성이 남성적 정체성을 갖추려면 물리력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무기는 국민국가에게 권력과 권위를 보여주는 중요한 표식이 되었다.  - P108

무기류는 피억압 집단을통제할 때 반드시 필요할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성 억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전쟁 체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를 맡고 있다. 무기는 희생자를 만들어낸다.  - P109

무기는 남성적 정체성과 관련한 주요 요소이면서 가부장제를가능케 하는 결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무기류는 피억압 집단을통제할 때 반드시 필요할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성 억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전쟁 체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를 맡고 있다. 무기는 희생자를 만들어낸다. 반면에 적은 우리의 모든 부정적 특성을 체화한 존재로, 멸시받기는 하지만 적어도 지위에 있어서는 동등하다. 그런데 희생자의 입장은 결코 동등하지 않다. 

희생자는 우리가 적에게 투사하는 죄를 지은 바 없으며, 적보다 훨씬 취약하다. 순수함과 취약함은 가장 소중히 여겨지면서 찬사를 받는 여성적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남성이 전사의 속성을 드러내도록 사회화된 반면, 여성은 순수함과 취약함이라는 특성을 보여주도록 사회화된다. 이렇게 여성은 다른 피억압 집단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특성을 연기하면서 스스로를 억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이렇게 여성은 (자신이 보호받거나 보복당할 수 있는) 무기 생산을 이어 나갈 추진력을 제공한다.
- P109

나는 이러한 사회화 양사을 탐구하는 작업이 문명의 파괴를 막고, (여성 및 세계의 압제받는 민중의 정당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많은자원을 고갈시키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대량 살상 무기의 개발추세를 되돌리는 데 필요한 통찰과 지식을 드러내는 데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 P109

남녀 모두를 각각 짓누르는 구조적 폭력

억압은 구조적 폭력이 드러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이다. 그것은 흔히 성별, 인종, 계급에 기반해 이뤄지지만, 어떤 경우에는문화, 연령, 각종 지식들politics에 그 근거를 두기도 한다.  - P111

억압을 유지하는 주요 기제 

억압을 유지하는 주요 기제 중 하나가 프란츠 파농Franz Fanon 과 파울루프레이리 Paolo Freire 가 압제자의 이미지를 내면화하면서 이뤄진다고 본 피억압자의 문화 변용 acculturation 이다. 

피억압자가 압제자에게 대항해 자기 파괴로 다다를 가능성이 큰 투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압제자의 가치관 및 세계관을 수용해서(혹은 수용한 것처럼 꾸며서) 생존하는 대응 장치, 나는 그것이 내면화라고 생각한다. 

피억압자들은 압제자가 우월하고 인류의 이상적 형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자기 조건을 합리화했던 것이다. 이처럼 피억압자들은 다수가 생존의대가로 자신의 열등성을 수용해왔다.

차파르데트가 지적했듯이, 이 현상은 피억압자 고유의 특성을평가 절하할 뿐만 아니라, 억압의 사슬에 더해 위계질서적 관계를 유지시키고 적과 희생자를 계속 양산해낸다.

⭐⭐⭐⭐⭐ - P112

이 만연한 사회화 과정(예컨대 피억압자의 사회화)을 통해인간 존재는 그녀가 혹은 그가 관계 맺는 각각의 개인에 비해어느 정도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느끼도록 길들여졌다. 강력한 권위를 두려워하고 그에 대한 분노가 클수록, 열등하다고판단한 이들을 억압할 가능성이 크다(Chafardet, 1978).

⭐⭐⭐⭐⭐ - P112

요한 갈퉁Johan Galtung과 같은 평화 연구자들이 주장하듯 모든 불평등한 관계가 본질적으로 모순적이라면(1980), 문명 초기부터성별 사이의 전투가 벌어져온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의 일련의역사는 남녀 간의 기본적 갈등을 시초로 해서 인간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그 특징이다. 그렇기에 전쟁을 인간 본성의 결과로 보는 것은 수긍할 만한 일이다(Brownmiller, 1976).
⭐⭐⭐⭐⭐

여성이 이 불평등의 갈등을 버티기 위해 택했던 주된 대항 장치가 "이길 수 없다면 한편이 되라" 라는 전략이다. 여성이 남성우월주의를 수용하는 것은 남성이 위협과 강제를 행사하는 것만큼이나 성차별주의에 기여한 요인이었다. 이는 피억압자의 승인없는 억압 체제란 있을 수 없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논거 중 하나일 것이다.
- P113

남성적 사고가 현실을 관찰·분석하는 과학적 방법을 따르리라고 기대된다는 의미에서, 이상적인 남성적 정신은 정확하고기술적이며 논리적이다. 남성은 현실을 자신이 통제해야 하는환경으로 파악해야만 한다. 

반면에 여성은 이성보다 정서에 맞닿아 있으며, 직관적 감각적 감성적이 되도록 학습된다. 여성은실증적인 것을 넘어선 차원에서 자신의 환경을 감지해야만 한다.

남성은 이성적이라고 여겨지며, 여성은 감성적이고 비이성적이라고, 따라서 진지한 책임을 질 사람으로 믿어선 안 된다고 여겨진다. 남성의 세계에서 성공한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논리적·이성적
 · 과학적 방법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이들이다. 

이들은 감정과 직관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남녀는 다르게 생각하도록, 사실상 다른 언어를 구사하도록 학습된다.

⭐⭐⭐⭐⭐⭐ - P115

서로 다른 심리적 조건 짓기는 위협 체계와 관련한 성性과 성적 행위에도 일말의 서로 다른 태도를 만들어낸다. 여기에는 성별 간 사회적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해부학적 차이에서재생산 기능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또 다른 방법이 시도된다.

여성은 아이의 안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성을 개인적으로 국한하고, 그 성을 가까운 돌봄의 관계 속에, 즉 전통적으로 결혼이라 불리는 관계 속에 자리매김하도록 길들여지는 듯하다. 

반면에 남성은 전통적으로 성별 간의 거리와 균열을 유지하기 위해성별을 대상화하고 탈개인화하도록 길들여져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남성은 사회가 특별한 책임을 부여한 이들, 주로 여성 친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여성을 대상화할 수 있는 것이다.

⭐⭐⭐⭐⭐ - P119

기본적으로 남성은 전사가 되도록, 여성은 아내이자 어머니가되도록 길들여졌기에, 전쟁터, 회의실, 전문가 회의, 시장을 비롯해 남성이 경쟁하는 그 어떤 장소에서든 전쟁 행위가 벌어지리라는 사회적 기대가 있다. 남성은 항상 전투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므로, 사회는 좀 더 사적이거나 심지어 친밀한 장소에서도 그들이 훈련할 수 있도록 암묵적 허가를 내주었다.  - P120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9-29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9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9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9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9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랑수아 뒤푸르가 다듬고 실천한 철학은 땅이 지탱할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하여 동물을 기르지 않는 일부터 시작하는데, 나는 이런 사고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 P346

자연의 생물 다양성 온전함 · 재생 가능성 없이는 임금 투쟁에서 승리한다한들 더 많은 독극물과 우리 자신의 절멸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 P352

1980년대에는 주요 국제 금융 기관들이 토지에 가격을 매겨 사유화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토지가 여전히 공통장인 곳에서마저 주민들이 땅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빼앗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지요. 이런 주장은 극단적인 구조 조정 정책과 짝을 이룹니다. 극단적인 구조 조정 정책을 적용하자 빈곤 상태는 극적으로 악화합니다. 또한 1980년대에는 어디서나 생존 투쟁이 매십게 제압당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요구 수준을 낮췄고, 그 결과 신자유주의로 가는 길이 마련됩니다. 어디서든 기대 수준을 더 낮추고, 임금을 더 떨어뜨리고, 보호 조치를 더 줄여 기업들이 세계화된 경제에서 더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기획의 시작점이었습니다.
- P357

토지 강제수용과 상업화 이야기의 다음 단계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토지 면적 전유에 그치지 않고 현대 생명 공학과 특허 제도를 이용하여 토지의 재생산능력을 전유, 왜곡, 자본화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모든 면에서 생명 생성에 자유주의를 적용하는 것이지요. 또, 토지의 생물 다양성, 즉 풍요의 참된 원천이자 생명 유지 보증서를 체계적으로 파괴하여 토지를 망가뜨리는 것입니다. "생명 과학에 공학이 들어오면, 자기 자신을 재창조하는 체계로서 생명의 재생 가능성은끝이 난다"고 반다나 시바는 말했습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생명의 재생 가능성이 끝나면 인구의 자급 가능성 역시 사라집니다.
- P357

(이탈리아)4년 전 우유 1리터의 농장 가격은 980리라, 소비자가격은 1,600리라였다. 즉, 가격의 절반 정도가 생산자에게, 나머지 절반이 시장판매자에게 돌아갔다. 오늘날 이탈리아에서 생우유 1리터는 예전 화폐 가치로환산하여 2,200리라 혹은 2,300리라에 상당하는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농장 가격은 620리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유를 살 때 소비자는 4년전보다 오늘날 평균 400리라를 더 지불하는 반면, 농장이 받는 금액은 30% 하락한 것이다.  - P365

건강한 우유는 생산 공정이 짧고 유전자 변형 물질이 들어있지 않으며, 산업 부산물로 사육되지 않은 동물에게서 나온다.  - P366

육류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무역기구>가 부과한 느슨한 국제 규정을 악용하여 규제와 수입 관세를 회피하고, 막대한 양의 안전하지 않은 육류를 값싸게 공급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매우 질이 낮은 육류를 전국 소매 체인점의 구매 센터에 공급하는데, 소비자 가격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이 기업들은 유럽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통제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수입된제품에서 니트로프라존이 발견되자 2002년 9월, 브라질에서 유럽연합으로 들어온 조류 고기 및 파생상품 화물 전체에 니트로프라존 잔류 여부를 검사했다그러나 <식품망및보건상임위원회>는 화물의 20%만 검사하도록 빈도를 줄이라는 <유럽위원회>의 제안을 수락했다. 


(헐....) - P368

유럽공동체가 1988년 축산업에 호르몬제를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는데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호르몬제가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질병을 예방하고 성장을 촉진하려고 막대한 양의 항생제가 투여된다. 그 결과 우리 농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동물이 금지된 약물로 살끼워지고 인간의 건강에 극도로 해로운 존재가 되었다. - P369

이탈리아 <연대구매조직>의 새로운 윤리기준들

+인간을 존중한다. 요컨대 우리가 구입하는 제품이 사회적 불평등의 산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자연을 존중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제품을선택해야 하며, 운송 거리 역시 가능한 한 짧은 제품을 취해야 한다.

+유기농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건강을 존중한다.

+소규모 생산자들이 만든 것을 구입함으로써 연대를 존중한다. 그렇지 않으면그들은 더 힘센 생산자들에게 으스러지고 말 것이다.

+풍미를 존중한다. 유기농 식품은 맛이 더 좋고 영양학적 가치도 더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제철 음식만 먹음으로써 생명이 지닌 자연스러운 리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는 맥락에서 풍미를 존중한다.
- P386

자본주의는 여성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땅을 살아 있는유기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토대로 발전했다. 여성과 땅 모두 비용이 들지 않는천연자원으로 인식하고, 노동과 식량이라는 상품을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했다.
- P393

식량 주권의 관점에는 흙, 물, 신용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요구만 있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소농처럼 자연 종자를 고르고, 지키고, 교환할수 있는 권리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권리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단계의 안전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 권리는 유전자와 관련한 조작, 특히, 독점,금지를 반대한다. 

세계 곳곳에는 물, 흙, 씨앗을 비롯한 생명의 원천을 사유화하거나 봉쇄하는 데 반대해 생명의 원천이 가진 자유를 지키려는 계획들이 존재한다. 한 예로, 소농 네트워크들이 만든 인도 방갈로르의 10 종자 은행은 자연 종자를 모아 농촌 주민에게 다시 나눠 준다. 이와 유사한 행동이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 P393

나는 조제 보베의 말에 동의한다. 그는 "첫번째 주권은 식량과 관련된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힘, 즉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P394

1996년 로마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억 4천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 수가 2015년 무렵이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보았지만, 예상과 달리 그 수는 시난 10년간 8억 5,400만 명으로 늘었고, 그중 8억 2천만 명이 개발도상국에 거주한다. 1996년에는 12억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었는데, 그 수는 이제 17억 명으로 늘어났고, 주로 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증가했다.  - P4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명 공학적 동향과 짝을 이루는 게 생물종의 유전적 유산을 특허화하고 은행에 맡기려는 의지이다. 리우 회의를 준비하려고 마이애미에서 만난 여성들이 이를 규탄했으나  이 여성들에 반대하는 측 의견이 널리 공감을 얻었다.
목화를 특허화한 농산업 부문 기업들은 앞으로, 전 세계 다수 지역의 주민에게필수 식품인 쌀과 콩도 특허화하고 싶어 한다. 

토지 강제수용, 농경법 기술 혁신물가와 (있기라도 하다면) 임금의 비율이라는 요소가 결합하면서 이미 구하기 어려운 식량이 조작되고, 접근할 수 없고, 사유화되고, 독점되며, 특허권을 부여받아 은행에 맡겨지는 사례가 점점 더 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인클로저 현상을 보고 있다. 진입 금지(식량 있음)!

(헐...)
- P206

최근 몇 년간 전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었으므로 강대국들의 군비 축소란공허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점점 더 전쟁은 노동하는 사회 구성원 다수를 전 세계적으로 훈육하는 탁월한 수단이 되고 있으며, 이때 절멸, 공포, 분열, 추방, 생활 환경과 기대 수명의 저하로 훈육이 이뤄진다. 결국 인간은 직접적으로 학살당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난민촌이나 전시의 다소간 은폐된 강제 수용소에 ‘감금당하는처지에 점차적으로 놓이게 될 뿐이다.
이와 동시에 전쟁이라는 섬뜩한 실험실 안에서 갈수록 극악무도해지는 기업들의 행태를 들여다보면, 발전의 한 유형으로서 전쟁이 가진 또 다른 민낯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쟁은 언제나 거대한 실험실로 인식되었지만, 죽음이 이윤을 만들어 내는 영역으로 부상한 건 자본주의적 기술이 탐욕스럽게 생명을 좇아 생명의 신비를 훔치고 자본화한 뒤부터다. - P208

전쟁은 이윤을 거둬들일 새롭고 무시무시한 영역을 계속해서 제공한다. 아동 인신매매가 한 가지 사례이다.얼마나 많은 아동이 포르노물에 이용당했을까?또, 얼마나 많은 아동이 장기 밀매에 이용당했을까? 노예 상태에 놓인아동의 수는? 전쟁 불구자의 몸으로 인신매매된 아동의 수는?성매매에 이용된 아동의 수는? 자식 없는 부부에게 입양되도록 팔려 간 아동의 수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역시 계속되고 있는데, 그 목적은 앞서 언급한 아동 인신매매의 목적 중 마지막을 제외하면 모두 일치한다.
- P208

자본주의 발전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발상에 나는 뼛속까지 오싹해졌고, 내상상력은 얼어 붙어버렸다. 그 유명한 발전의 최종 단계에 이르러 해방될 때 실제로 몇 명이나 살아남아 있을까 궁금했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인류가 학살을당해 죽을 운명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죽고 없을 때 살아남은 몇 안되는 사람의 해방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 궁금했다. 풀잎은 찾아볼 수도 없고, 실험실에서 태어난 괴물이 주민인 세상에서 해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역시 궁금했다. 
- P221

 나는 자연이 내게 준 삶을 내가 참여한 정치적 담론으로 옮기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사사롭게 의견 낼 때를 제외하고는 자연이 타자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여성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노동을 수면 위로 드러냈지만 블랙홀은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여전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자연의 역할이었다.
- P222

무서운 것은 각양각색의 생물종이 가진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획일화하고 일그러뜨려 실험실의 교잡종(hybrid으로 만들며, 유전적으로 조작하고 특허화하고 독점하고 접근을 금지시켜 갈수록 많은 인류가 굶어 죽는 상황이다.
- P227

<세계은행>의 자금이 원자력 발전소를 필리핀의 지진대에 건설하는 데 쓰였다. 이 발전소는 지진 위험 때문에 가동된 적이 없다.
- P229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새로운 세계 경제 체제의 주요 동력이자 우두머리기관으로서, 자본주의적으로 판을 다시 짜는 일을 배후에서 지휘한다. 이 두 기관이 신 세게에 어마어마한 빈곤을 초래한 덕분에 그들의 구조 조정 정책은 노동그 가운데서도 재생산 노동을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재편하는 통로로 작용한다. 자본주의 축적은 구조 조정 정책과 신자유주의를 축으로 삼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된다.
- P234

제3세계 여성은 출신 국가에 남든 혹은 좀 더 선진화된 지역으로 이주하든, 제1세계에 저렴한 재생산 노동력을 더 많이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30 이때 노동력이란 섹스 관광이나 성매매, 가사노동, 육아 혹은 노인 및 병약자 돌봄과 관련된 노동력을말한다. 선진국에 아동을 공급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수치를 보면 등골이 서늘할정도다. 1990년대 초반 매년 한국인 아동 5천 명이 미국으로 수출되었고, 1980년대 말에는 48분마다 입양 아동 한 명이 미국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한다. 
- P235

토착민 공동체가 가르쳐주듯이, 생물 다양성·온전함·자연의 재생 가능성은 우리가 가진 삶의 가능성을 증대시키지 그것을 축소시켜 괴물로 만들지 않는다.
- P244

페루의 전직 대통령 알란 가르씨아가 말한 다음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식품 수입은 단지 외화 문제만이 아니다. 식품 수입은 한 나라가 자기 고유의역사 및 지리와 관계를 맺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 P244

노동 시간을 둘러싸고 투쟁하는 이들은 무엇보다도 삶의 생산 과정과 리듬을자유롭게 하길 원한다. 이 중요한 전투의 의제는 따라서 노동 속도를 늦추는 일이다. 기술이라는 신념은 인간의 재생산에 꼭 필요한 시간을, 그리고 인간이 서로간에 맺는 관계 및 인간과 땅이 맺는 관계에 꼭 필요한 시간을 짓누르고 계속해서 옥죄어 왔다. 이 기술적 신념은 미래를 더욱 믿기 어려운 것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 P247

종자특허권이라니...

기업이 종자에 대한 특허권을 바탕으로 재산권을 주장함으로써 지역민의 종자를 가질 권리가 부정될 수 있고, 따라서 지역민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친다. 기업이 판매하는 실험실의 교잡종 종자는 생식력이 없기 때문에, 농민이 어쩔 수 없이 이런 씨앗을 사용하면 매년 씨앗을 다시 구입해야 한다. 또, 그 씨앗이 발아하여 성장하는 데 필요한 비료와 해충 억제제도 대개 씨앗을 판매하는 바로 그 기업에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농민이 자연 종자를 사용하거나 판매하려고 하면,
교잡종 종자를 불법 판매한다는 죄목으로 결국 법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피고스스로 자신이 무죄임을 입증해야 한다.
- P248

인도

<카르나타카 농민조합>은 특허 체계, 교잡종, 단일 경작 경제, 그리고 주변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수많은 기술에 반대하는 싸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조합은 식량 주권 food sovereignty 이라는 이름으로 자연 종자와 토지를 보존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시랑 주권은 식량을 자급자족할 권리를꾀하며, 이 권리는 토지 이용 기회 및 토지가 가진 재생산 능력 보존을 바탕으로한다. 따라서 식량 주권의 목표는 다각화된, 경제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런 농업은 다채로운 종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재생산하며 주로 국내 수요에 집중한다. 조합에 소속된 농민들은 다국적 기업,
주요 국제기구 및 정부가 강요하는 제안과 해법을 대신할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일련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연 종자를 개발하고 판매한다. 그들은 자연 총자를 사티아그라하 씨앗Stevel Satyagrathat이라고 부르는데, 사티아그라하는 간디의 비폭력 저항을 가리키는 말이다 - P248

특허 체계 남용을 보여 주는 사례로 님나무 뿌리가 자주 인용된다. 님은 어디서나 자라는 초목으로 약효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살충제로도 쓰인다. 한 다국적 기업이 나무에서 파생된 물질을 특허화하면서 지역 내에서 유난히 힘든투쟁이 이어졌다. - P249

로잔 대학교와 제네바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오랫동안 띠치노주州 보건부 소장을 지낸지안프랑코 도메니게띠는 경제학자인 앙뚜안 까사비앙카와 함께 연구를 실시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자궁 절제술을 가장 적게 받는 집단은 변호사의 아내 및 여성 의사인 반면, 자궁 절제술을 가장 많이 받는 집단은 최고 단계의 건강 보험을 적용받으면서 최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다. 

도메니게띠교수는 언론 캠페인을 활용하여 자궁 절제술 수치 및 자궁 절제술에 대한 올바른 지시 사항을 알렸는데, 수술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대학 병원의 수술 감소폭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도메니게띠와 까사비앙카는 "부인과 전문의들이 자궁 절제술을 하면서 여성을 착취하여 사적 이익을 얻거나 어떤 드러나지 않는 만족을 얻는 것 같다는 발상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뭐지....) - P264

마녀사냥이 정점에 달한 1550년부터 1650년까지 여성 10만여 명이 극악무도한 고문을 받고 산 채로 불태워진다. 희생자는 대부분 지역 내 산파들로, 출산 · 임신 중절 피임법 관련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게 죄명이었다. 도덕 관념이 문란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치유자와 여성들도 있었다. 혼자 사는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 나이 많은 여성, 그리고 무엇보다 물가 인상, 계속된 신설 과세 및 중과세, 토지 강제수용으로 초래된 도시 봉기와 농민 봉기를 이끌던 여성들이 쉽게고발당했다. 

처녀와 임산부는 원칙적으로 화형대에 세우지 않았다.
마녀사냥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여성 살해 사건이며, 계급과 성별 투쟁사에서 핵심적인 시기에 해당한다. 마녀사냥의 결과, 유죄 선고를 받은 여성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여성들이 전적으로 장악하고 있던 대중 의학, 특히 산부인과 지식을 말소시켰다. 이제 여성의 지식은 국가와 교회의 통제 아래 공식 의학으로 대체된 것이다. 치유자와 산파를 몰살하자 공백이 발생하는데, 이 공백을메우고 실질적인 치료 방식을 제공하기까지는 수 세기가 걸린다. 

🐷🐷🐷🐷🐷 - P267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간의 삶이, 그리고 인간의 삶을 담는 육체적, 사회적몸이 하나의 상품으로 축소되는 사회 상황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여전히 하나의 상품으로 남아 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여성의 인권으로 인정하지 않던과거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강탈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상품으로 존재한다. 결국, 아직도 여성의 몸은 여성 자신의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몸을 취할 남성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을 가진 남성이 너무 많다.
- P287

녹색 혁명, 그리고 녹색 혁명에 필요한 대규모 농업 및 화학 물질 투입, 좀 더 최근에 일어난 생명공학(유전자 변형)의 도입은, 땅에서 내쫓긴 이들뿐만 아니라 쫓겨나진않았더라도 영농 기업에 의존하는 이들에게 굶주림을 가져왔다. 지난 3년간 인도에서 농민 2만 명이 씨앗과 제초제를 구입하려고 지게 된 부채를 갚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수출용 단일 경작은 다른종들이 선진 농업에 말살되는 희생을 감내하면서 이뤄지고, 기아, 질병, 병약한상태를 야기한다. 명아주 사례가 잘 알려져 있다. 명아주는 작지만 비타민A가 풍부한 식물이다. 제초제 때문에 명아주가 사라지자 인도의 많은 아동이 실명하는사태가 발생했다.
- P32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1-09-25 1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동 인신매매.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요즘 뉴스를 통해 엽기적인 사건을 보면서, 인간은 못하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상을 초월해요.

미미 2021-09-25 14:04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어보니 이게 다 자본주의가 낳은 악행이더라구요. 발전과 구조조정이 수없는 이주민들, 가난과 소외계층을 만들어 이런 결과를 낳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