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나는 여성적 아름다움에 아주 약해, 너도 알다시피 말이야. 누구나 어떤 것 한 가지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기 마련인데내 경우에는 바로 그거야. 그게 눈에 들어오면 다른 모든 것은눈에 보이지 않아.  - P12

제대로 말을 하고, 정신이 말짱하고, 자세가 완벽해 ㅡ앉고 서고 걷는 방법은 물론이고 어른의 삶에 관해서도 뭔가 아는 것처럼 보여, 수업에 들어오는 순간 이 아이는 더 알고 있거나 아니면 더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 딱 보여. 아이의 옷차림새, 딱히 세련되었다고도 할 수 없고 당연히 화려한 쪽도 아니지만 그래도일단 다린 것이든 안 다린 것이든 청바지는 절대 입지 않아. 신중하게, 또 한껏 취향을 드러내어, 스커트, 드레스, 맞춤 바지를입어, 자기 관능미를 탈색시킨다기보다는, 뭐랄까, 자신을 전문가로 치장하는 쪽이지.  - P13

아이들은 내 수업에서 서로를 발견해, 또 나를 발견해, 그러다 파티를 하면서 갑자기 내가한 인간임을 보게 되지. 나는 그 아이들의 선생이 아니고, 나는나의 명성이 아니고, 나는 그 아이들의 부모가 아니야. 나는 쾌적하고 정리가 잘되어 있는 복층 아파트에 사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내 커다란 서재, 내가 평생에 걸쳐 읽은 책들을 품고 아래층 거의 전체를 차지하며 늘어서 있는 양면 서가들을 보고, 내피아노를 보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나의 헌신을 보고, 그리고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 P17

우리는 서재에서 서로 몇 인치 거리를 두고 서 있었는데 나는 아이에게 내가 가진 카프카 원고를 보여주던 참이었지 — 카프카가 손으로 쓴 이 세 페이지짜리 원고에는 그가 자신이 일하던 보험회사의 소장 퇴임 파티에서 한 연설이 적혀 있었어.  - P21

베일은 눈먼 충동을 가려.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아이가 그러듯, 자기가 지금 다루고 있는 게 뭔지 안다는 잘못된 느낌을 받게 돼. 하지만 이건변호사와 면담을 하거나 의사를 만나는 것하고는 달라서 무슨이야기를 늘어놓는 행동 경로는 바뀌지 않아. 그걸 원한다는 걸알고, 그걸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어떤 것도 그 길로 가는 걸 막을수 없어.  - P27

생물학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위대한 장난은 다른 사람에 관해 뭔가 알기 전에 친밀해지기부터 한다는 거야. 첫 순간에 모든 걸 이해하는 거지. 처음에는 서로의 거죽에 이끌리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전체를 다 파악해, 서로 끌리는 건 등가일 필요가없어. 이 아이는 이것에 끌리고 상대는 다른 것에 끌려도 돼. 거죽이고, 호기심이지만, 그러다가, 쾅, 전체가 되는 거야.  - P27

꼭 필요한 매혹은 섹스뿐이야. 섹스를 제하고도 남자가여자를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까? 섹스라는 용건이 없다면어떤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용건 없이 누구에게 그렇게 매혹될까? 불가능하지.
- P28

나는 그날 밤 그랬던 것처럼, 가끔 아이를 위해 드보르자크의현악오중주를 틀었어 감전시키는 듯한 음악이야, 금방 귀에 감기고 이해하기도 쉽지. 아이는 내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좋아했어, 피아노를 치면 아이가 좋아하는 로맨틱하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했지, 쇼팽의 프렐류드 가운데 비교적 단순한 것들, 슈베르트는 악흥의 순간 몇 곡. 소나타의 몇 악장. 너무 어려운 것 말고, 연습을 해서 아주 못 치지는않는 곡들이었어. 보통은 나 자신만을 위해 연주해, 이건 실력이나아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는 아이를 위해 연주하는 게즐거웠어. 그 또한 도취의 일부였어. - P33

사실 즐거움이 우리의 주제잖아. 자신의 수수하고 사적인 즐거움에 대해 어떻게 평생 진지한 태도를 유지할것인가.
- P34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아무리 음모를 꾸미고 공모하고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게 섹스를 능가할 수는 없어.
섹스는 아주 위험한 게임이야. 씹을 하려고 나대지만 않는다면남자는 지금 가진 문제의 삼분의 이는 덜어버릴 수 있을 거야.
- P47

바이런의 「돈 후안을 읽어봐. 하지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이렇게 완벽한 것이 내 차지가 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 무엇이든 아직 가질 수 있는 걸 갖고자 하는 충동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 어떨까? 이제 나이가 예순둘이 되어 지금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그 모든 신체 부위(신장, 허파, 정맥, 동맥, 뇌, 내장, 전립선, 심장)가 자신을 마구 드러내며 괴롭히는 반면, 평생두드러졌던 기관은 하찮은 것으로 오그라들 운명에 처했다면 어떨까?
- P48

사실 누구도 다른 것을 원하지않아. 어쩔 수 없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가운데 어떤 것과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아. 이 모든 게 나중에 어떻게 될까? 여기서는 둔감함이 관례야.
- P49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달이 자아 개념 같은 걸 갖고 있길 요구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도 그런 것을 요구받지 않았지. 그것은 내가 할 일이었거든. 내가 콘수엘라의 자기 인식이었어.  - P52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 P54

제이니는 ... 잠시 제이니 얘기를 더 해보자고, 그 아이 나름의 소소한 방식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제이니는 콘수엘라 카스티요가 존경하는 시몬 볼리바르와 비슷한 면을 보여주었다고할 수 있어. 그래, 제이니는 군대를 이끌고 제국주의 스페인의권력을 부순 남아메리카의 볼리바르 같은 위대한 혁명 지도자였어 우월한 세력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반도版徒였고,
대학을 지배하는 도덕성과 맞붙어 마침내 그 권위를 쓸어버린 해방자 libertador였어.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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