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戰後) 혼인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상적인 가정의 이미지가 여러 매체를 통해 보급되었을 때 휴 헤프너는 남성들만의 라이프스타일 메뉴얼을 구축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기존에 하층민이나 보는 걸로 여겨지던 핀업잡지(핀으로 벽에 붙이는)에 다양한 읽을 거리는 물론 문학란을 추가하여 차별화하고 중상층도 거리낌 없이 접근하도록 지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음지에 머물던 포르노 이미지를 양지로 드러내 여성을 이용하지만 정작 여성을 배제한 , 막강한 자본을 갖춘 사업으로 만들었다.



 ‘ 휴 헤프너는 대중에게 파자마 차림의 플레이보이 이미지로 보였지만 실은 놀라울 정도로 머리 좋은 사업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문화적 테마를 이용하고 써먹는 데 재주가 있었다.
『플레이보이』 이전의 포르노 잡지는 주류 유통경로로는 배급되지않았기 때문에 접근이 제한돼 있었다. 플레이보이』 이후,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다. 헤프너가 포르노의 대량 생산과 유통을 막은 문화적, 경제적, 법적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 P56

헤프너는 자기가 생각한 독자의 이미지를 1956년 4월호에 이렇게 밝혔다.

"플레이보이란 무엇인가? (.,)예리한 지성을 가진 젊은 기업가일 수도 있고, 예술계 종사자, 대학교수, 건축가나 엔지니어일 수도 있다. 자기만의 관점을 가진 남자라면 누구나 플레이보이가 될 수 있다. 플레이보이는 인생을 눈물의 골짜기가 아닌 즐길 시간으로 보며, 일에서 즐거움을 찾지만그것이 삶의 목적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기민하고, 세련된 취향을 가졌고, 쾌락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이 남자는 호색광이나 호사가라는 꼬리표 없이 삶을 온전히 살아갈 줄 안다. 우리가 말하는 ‘플레이보이‘는 바로 이런 남자다." - P68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2-10-16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플레이보이가 ‘그런’ 잡지 아니라고 하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 지 알았어요. 그래서 더 사기 쉬웠겠죠? 그래도 그렇지 그 마크가 들어간 라이센스 상품을 쓰는 마음은 뭘까요. 이해가 안됨…

미미 2022-10-16 15:06   좋아요 4 | URL
저도 이제야 알았네요. 휴 헤프너가 그리 당당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이유를요. 게다가 토끼는 무슨 죄인지...
자본에 영악함이 결합되면 유독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것 같아요. 겉으로는 그저 화려하지만요.

scott 2022-10-16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플레이보이지가 <기민하고, 세련된 취향>을 표방하며 신인 작가들의 참신한 단편으로 독자들을 끌어 모았던 휴 헤프너
죽을 때까지 당당했습니다

미미 2022-10-16 17:17   좋아요 2 | URL
그런 글들을 담은 문학란이 포함되어 있었다는걸 이번에 알았네요. 교활한 휴 헤프너 때문에 포르노 업계가 지금처럼 발달할 수 있었던것같아요.

다락방 2022-10-17 0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성폭력으로 신고되고 그래서 사라진 ‘소라넷‘ 사이트도 성인 소설들을 함께 실었었어요. ‘소라넷 야설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기 이력에 그걸 한 줄 더하고 뿌듯하게들 살고들 있는지.. 나는 거기에서 강간모의한 당사자가 아니야, 나는 야설만 썼어..로 한 점 부끄럼 없을지.. 어휴..

저는 읽기도 전인데 이 책 벌써 힘드네요. 미미님, 힘내세요!

미미 2022-10-17 07:52   좋아요 2 | URL
그 악명높은 소라넷도 전철을 밟았던 거네요!
휴 헤프너가 이렇게 체계적이었는지 몰랐어요.
창작자들의 도덕적 책임의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이런것들의 사회적 영향력,파괴력이란 것이 생각보다 더 클수밖에 없을거라고 느꼈고요. 돈 때문에 다 합리화 되었을듯...

읽다보면 얼굴이 자동으로 찌푸려지는 구간들이 꽤있었어요. 돈 때문에 이런 가학행위들이 용납되는 세상이 참 믿기질 않습니다. 다락방님도 으쌰으쌰!!!^^*

mini74 2022-10-17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에 발린 말과 사탕으로 유혹하는 나쁜 동네 아저씨 느낌....실상을 알고나니 이때까지 너무 친근한 척 해서 기분 나빴어요. ㅎㅎ

미미 2022-10-17 15:45   좋아요 2 | URL
진정 교활한 사람이었죠.^^ 책에 나온 내용 보니까 겉으론 늘 자신만만 웃고있었지만 누구보다 사생활에서 공허했을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17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영화에서 플레이 보이 잡지가 많이 등장했는데 요즘도 저 잡지가 유명한가요?
그 잡지에 여자들이 섹시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노출되었고 한국 영화에서는 남학생들이 돌려보고 그랬어요~~

미미 2022-10-17 22:28   좋아요 3 | URL
책에도 나오는데 포르노의 주류 매체가 온라인사이트로 바뀌었대요. 그래서 시장변화에 따라 잡지의 비중은 확 줄이고 온라인 포르노사이트개설및 관련투자를 하고 있나봐요.
친구들끼리 은밀히 돌려보던 잡지시대에는 지금보다 훨 순진했던거라고도 하더군요. 그만큼 곤조포르노는 특히 많이 잔인해진거죠. 무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