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Sondia

고단한 하루 끝에 떨구는 눈물
난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건가 봐
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아무도 내 맘을 보려하지 않고
아무도

눈을 감아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갤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갤 거라고

웃는 사람들 틈에 이방인처럼
혼자만 모든 걸 잃은 표정
정신없이 한참을 뛰었던 걸까
이제는 너무 멀어진 꿈들
이 오랜 슬픔이 그치기는 할까
언젠가 한 번쯤 따스한 햇살이 내릴까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
나의 작은 세상은 웃어줄까






나는 갓난아기 때부터 눈치를 많이 살폈던것 같다. 특별히 많은 일들이 다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하루는 갓난이인 내가 신고있던 양말 한쪽이 약간 주름이 잡혀 있었다. 왼발이었던것 같은데 오른발일 수도 있다. 그 양말 때문에 나는 기분이 안좋았고 울어볼까 생각했던것 같은데 결국은 울지 않았다. 나는 천장을 보고 뉘여져 있었다. 내 오른편 약간 앞쪽으로 방의 입구가 보였다. 엄마는 방 어디에도 없어서 입구를 멍하니 한동안 바라봤던것 같다. 엄마가 보였다면 울었을까?


내 생각에 꽤 오래 그렇게 있다가 버림 받은 것은 아닐지 걱정을 했다. 그날부터 나는 엄마가 나를 버리고 떠날까봐 두려워 눈치를 살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기라는 상태에서 그건 슬픈 일이었다. 다행히 엄마는 집을 나가지 않았는데 당시로선 어찌될지 알길이 없으니 그걸로 종종 불안했다.


자라면서 눈치보는 일은 이전만큼 뚜렸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순간속에 자리잡았다. 그러다가도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눈치를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만류인력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어딜가나 꼭 있었다. 이유를 알게될때도 있었고 이유를 영영 모른채로 그사람과 볼일이 없어진 경우도 있었다.


모른다면 모른채로 신경쓰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는데 누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는것만큼 미워하는 감정을 눈치채게되면 상대가 내게 말로 직접하지 않아도 전달이 잘 된다. 받고싶지않은 초대장을 받게 되는것처럼 쉽게 버려지지도 쉽게 떨쳐내지지도 않는다.


그러다 시간이 훌쩍 지나면 초대장은 망각 속으로 점차 사라진다. 그러나 종이위에 거미가 거미줄을 잔뜩치고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았을뿐 초대장이 아예 없어진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 계기가되어 어떤 대화가 매개가되어 어떤 문장이 느닷없이 다리가되어 불쑥 내 앞에 초대장이 나타날수도 있다.


어쩌면 이건 인생이라는 나의 소설에서 한 줄 정도만 내게 의미있는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때때로 책의 절반을 차지하듯 나를 옳아매며 에너지를 흡수해버린다. 차라리 내가 감정이 무딘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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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4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4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3-04 1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간난아이때의 기억을 히시다니 미미님은 천재? 😆
미미님도 감정이 풍부하시군요.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 그런거 같아요. 저도 겉보기와는 다르게 감정이 풍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답니다 ㅎㅎ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그러한 감정경험도 먼 훗날에는 내 자산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미미님 화이팅 ^^

미미 2022-03-04 11:40   좋아요 5 | URL
천재 좋아는 합니다ㅋㅋㅋ😅 저도 이런건 티를 잘 안내는데... 오히려 어제도 친구 상담해줬거든요. 저는 아무일 없는 척. 근데 북플에서는 글을 써서 그런지 자꾸 티내게 되네요. 리뷰도 안써져서 이건 걍 비공개로 썼던건데 이거라도 올려봤어요.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멋진데요?!! 새파랑님 응원감사해요😄

페넬로페 2022-03-04 12:00   좋아요 3 | URL
맞아요. 책 좋아하는 사람은 감정이 풍부하고 상대방의 말이나 느낌을 날들보다 더 잘 느낄 수 있는것 같아요~~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고요^^

미미 2022-03-04 12:15   좋아요 4 | URL
작가들도 그런것 같아요. 가끔 에세이 읽다가 ‘작가도 이런 고민하는구나‘ 느낄때 반갑고 위로가 돼요ㅎㅎ

페넬로페 2022-03-04 11: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에이, 그냥 그 초대장 북북 찢어버리면 되지요. 나라는 사람은 뭘해도, 어떤 노력을 해도 불완전하며 허점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고 인정해버릴때 그 초대장은 아무 의미도 없이 사라질것 같아요.
근데 쉽지 않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게 사람사는 모습 같아요.
나의 아저씨의 이선균처럼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저의 최애드라마예요.
박해영 작가가 ‘또 오해영‘도 썼거든요.
둘다 제가 넘 좋아하는 드라마라 작가님도 좋아해요~~
‘아이, 소녀‘는 언제라도 보호되고 지켜져야 한다는걸 울면서 드라마 보면서 느꼈어요.
손디아의 어른도 좋은데 저는 정승환의
‘보통의 하루‘도 좋아서 얼마나 들었는지요^^

미미 2022-03-04 12:12   좋아요 5 | URL
네ㅎㅎ 생각같아선 초대장을 아예 불태우고 싶어요! 저에게 건넨 사람한테 바로 돌려주던지요.
저도 ‘나의 아저씨‘최애 드라마중 하나예요.😉
보면서 많이 울고 위로받았어요. ‘또 오해영‘도 같은 작가님 작품이군요?! 오늘은 ‘보통의 하루‘를 들어야겠어요. 페넬로페님 다정한 위로 감사해요~♡😊

stella.K 2022-03-04 14: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저를 위해서 올리신 것 같아요. 라고 착각해 보는!ㅋㅋ
음악 들으니까 이 드라마 다시 찾아 봐야만 할 것도 같고,
책 사 달라고 누구한테 떼라도 써야할 것도 같고,ㅠㅠ

미미님도 민감러시군요!ㅋ
맞아요. 저도 어렸을 때 버림 받을까봐 두려워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정말 엄마가 날 버리고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죠.
그게 유아 심리인가 봐요.
우린 그 시기를 잘 거쳐서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 같아요.
근데 어른이 되면 또 장벽들이 있더라구요.
모든 사람이 날 다 좋아할 수 없다는 걸 알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 보다 좋아하거나 호감을 갖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그 한 두 사람 때문에 무너지기도 하죠.
어른되기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ㅠ

미미 2022-03-04 14:49   좋아요 3 | URL
스텔라님이 글 올려주셔서 이 대본집이 나온걸 알았어요♡^^♡
이 드라마는 OST도 죄다 좋죠!
저도 다시 처음부터 볼까 생각중이예요ㅋㅋ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좀더 기다려야하더라구요.

저 민감러맞습니당!ㅋㅋㅋ
사람 좋아하다보니 유독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관련해서 몇번 특이한 일도 겪어서 그 트라우마가 있는거 같기도해요.
마침 그저께쯤 이 노래가 생각나서 하루종일 듣다가 대본집이 나온걸 알고 신기하면서 반가웠어요. 스텔라님 저는 평생 어른 못될거같아요!ㅋㅋ😭

stella.K 2022-03-04 15:00   좋아요 2 | URL
우리 어른되지 맙시다! 뭐 어때...? 그죠?ㅋㅋ

고마워요. 음악!^^

미미 2022-03-04 15:02   좋아요 3 | URL
네!! 스텔라님 함께 해주심 저도 쭉 이렇게 살래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3-04 16: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하신분!
미미님은 그 방향이 타인을 향하고 있어서 강점이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미미 2022-03-04 17:46   좋아요 5 | URL
그레이스님~♡ㅠㅠ♡ 아직 그 과정이 미숙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알아주시니 넘 감사해요🥰

서니데이 2022-03-04 21: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눈치를 잘 살필 수 있으면 좋은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잘 안되더라구요.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닌것 같기도 해요.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에겐 그만큼 좋은 점도 많다고 합니다.
미미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2022-03-04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