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수기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9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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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의 3대 문호 중 하나인 투르게네프의 단편집이다.

당시의 사회상과 농노들의 생활상을 서정미 넘치게 표현한 아름답고 순박한 작품들의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러시아는 인구의 60%에 육박하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 되지 않는 지배층으로부터 수탈과 압제를 받던 농노층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농노제를 당연하게 여기며 지내다 19세기에 이르러 프랑스 혁명의 영향으로 러시아에는 자유와 평등의 계몽사상이 전파되기 시작했는데, 1852년에 발표된 이 책도 그러한 시대의 물음에 함께 하는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농노라고 뭉뚱그려 생각되는 이 계층의 사람들이 농부, 사냥꾼, 중간관리인, 산림지기, 마부, 공장 노동자로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소박하고 순박하며, 때론 지혜로운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생활상을 러시아의 아름다운 서정적 풍경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책을 통해 저자는 농노 역시 사리를 분별하고, 삶의 연륜을 쌓아가며, 섬세한 감성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독자가 알아가게 한다. 그럼으로써 농노제에 대한 단 한 줄의 직접적인 비판 없이 농노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이 책의 문학적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서정적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순박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농노들의 삶이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사회적 약자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지금도 역시 유효함을 깨닫는다.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기득권을 내려놓고 인간존엄성과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고 실천하며 살았던 투르게네프의 삶에서 받는 울림도 크다.

 

세상을 향한 커다란 이상을 작고 소박하게 표현해 낸 이 아름다움을 많은 분들이 느껴보길 바란다



※ 서정미가 느껴지는 부분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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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속으로 - 홀로 그 땅을 걸어
존 크라카우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리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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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2년,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한 미국 청년이 알래스카의 깊은 오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죽음에 이른 청년의 경로를 되짚어 간 저자의 수기이다.

 

언젠가 장거리 트레일을 하는 것을 희망 하고 있기에 지구의 깊은 야생 속에서 행복한 결말이 아닌, 비극적 결말을 맺은 사건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흥미로왔다. 어쩌면 나는 트래킹에 관해 지나치게 좋게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실은 어떠한지 알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저자가 따라간 알렉스 (본명, 크리스토퍼 존슨 맥캔들리스)의 여정은 지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지리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지도 덕분에 이 사건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감을 더해 주었다.

 

 

운동, 음악 등의 다방면에서 우수하고 뛰어난 성적으로 대학까지 마친 알렉스는 어느날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급작스럽게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사라져 방랑을 시작한다.

알렉스는 농장이나 햄버거집에서 돈을 벌면서 자금이 모이면 떠나는 식으로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런 방랑의 삶을 사는 동안 알렉스를 일어버린 자기 아들, 손자처럼 생각하는 선량한 사람들은 알렉스와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 받기도 한다. 그리고 알렉스가 알레스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실은 가족뿐 아니라 이들에게도 큰 슬픔이 되었다.

 

모범생으로 착실하게 살아온 알렉스가 어느날 갑자기 가족과의 유대를 끊고 야생으로 향하게 된데에는, 집안 내력이었던 방랑벽과 아버지와의 갈등이 있기도 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가슴 깊이 숨기고 청소년기를  보낸 어린 청년이 뒤늦게 사춘기를 그런 식으로 맞게 됐다고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준비성 부족하게, 그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고 위험한 지역을 다니는 알렉스는 보이는 것마다 궁금해 손만 놓으면 여기저기 달려가는 철부지 어린애 같아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뒷장으로 갈수록 자기가 살고 싶었던 삶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살았다는 점에서 참 용감하고 자유로운 삶이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알렉스는 알레스카에서 돌아오면 정착해 사는 삶을 염두하는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는데, 만약 그랬더라면 알렉스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고, 대학 졸업 후의 방랑기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었다고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을 정도였을 뿐이다.  

 

 

책을 읽으며 알렉스처럼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서 생명을 잃은 다른 사례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그런 모험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는 것도 새롭다. 세상에는 수많은 방식의 다양한 삶이 있는데 나는 삶에 대해 너무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뒤돌아 보게 된다.  

 

 

 

 

 

 

저자가 밝혀낸 알렉스의 유력한 사망원인은 감자씨의 독성분을 알지 못하고 섭취했기 때문인데 당시에는 전문가들도 잘 몰랐다고 하니, 알렉스가 정말 부주의한 모험을 하느라 생명을 잃은 것인지 아닌지에 관해서 저자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나에게는 도시를 떠나 오랜시간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데는 철저한 준비성과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충고를 주는 재밌는 책이었다.

 

 

 

 

짧은 생이었지만 용감하고 자유롭게 살다간  크리스토퍼 존슨 맥캔들리스의 명복을 빕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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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 바이킹의 신들 현대지성 클래식 5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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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로마신화와 함께 유럽신화의 양대 산맥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의 경우에는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그리고 '해리포터' 까지...... 재밌게 본 판타지 영화들이 북유럽신화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여 관심이 생겨 북유럽신화를 꼭 읽어보고 싶다는 바람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호빗'과 '반지의 제왕'과 같은 영화가 어떤 점에서 이 신화의 영향을 받은 부분일지를 곰곰히 따지며 읽어내려갔다.


우선 이 책은 서론, 북유럽신화 , 용어집으로 구성돼 있다.

서론에는 나처럼 처음 북유럽신화를 접하는 사람을 위해 신들의 소개, 특징, 세계관, 출전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유익했다.


책을 다 읽고 서론 부분을 다시 읽었을 때, 독서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었다.

다음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북유럽신화가 소개 된다.

천지창조부터 모든 것의 종말까지, 모두 32개의 신화가 삽화와 함께 실려 있다.

성경이야기나 그리스 로마신화가 서양미술문화의 주요 소재가 되었 듯 북유럽 신화 역시 유럽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용어집이다. 

낯선 발음들로 구분하기 어려운 다양한 지역과 등장인물들의 이름 등이 정리되어 있어 뒤적이며 읽기에 좋게 마지막 페이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신과 요정, 인간과 난쟁이, 거인 등의 등장, 그리고 각 종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 나눠져 있는 세계관,

실수하고 질투하며 잔인하기도 한  신들,  마법, 세상의 축이 되는 이그드라실 등....에서 재밌게 봤던 판타지 영화들의 세계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북유럽신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도 많이 개봉한 것으로 안다.

먼저 이 책을 읽고, 혹은 영화를 본 후에 이 책을 읽으면 북유럽신화를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이다.

또 북유럽신화를 소재로 한 서양미술사를 더듬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다.


신비한 마법과 요정 등의 신비한 판타지 세계의 기원이 되는 북유럽신화는 미술, 영화, 소설 등으로 이미 현대인들이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인의 여가 문화에 이미 많이 녹아있는 이 북유럽신화에 대해 알고 싶은 분에게 이 한권의 책을 권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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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 선생님의 마지막 날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1
존 D. 앤더슨 지음, 윤여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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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를 제작한 월든미디어에서 영화화하기로 확정한 소설이라는 소식에 흥미를 갖고 책을 접하게 됐다.

제목만으로도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는 내용이겠거니......' 하는 예측이 가능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의 내용을 한줄 요약하자면 그렇기도 하다.

​책은 갑자기 학교를 떠나게 되신 빅스비 선생님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아이들은 언젠가 작문시간에 '지구에서 머무는 날이 딱 하루남아 있다면 그 날을 어떻게 보내겠는가? 라는 주제로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를 기억하고 세가지 선물을 준비하기로 한다. 그리고 학교를 결석하는 것 부터, 세가지 선물을 사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여러 사건을 맞는 과정들이 이 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들로서는 부모님 몰래 학교를 빠질 중차대한 결심까지 하면서 선생님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병원을 찾아가는, 어린 소년들에게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정을 이렇게까지 감행하는 이유가 궁금해 질 찰나에 아이들에게 빅스비 선생님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게 됨으로써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독자는 세 아이들의 기억을 통해 아이들에게 빅스비 선생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이야기 한다.

케익가격에 좌절하고, 버스를 놓치고, 돈을 뺏기는 등의 뭐 하나 쉽지 않고 낙담하게 되는 현재의 상황에 아이들의 회상을 더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교차된다. 이러한​ 시간의 교차구성은 자꾸만 일이 꼬이는 현재에서 느끼는 높은 긴장감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독자는 선생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알게 됨으로써 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병에 걸린 선생님과 그 선생님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어쩌면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던 스토리였지만 작가의 영리한 구성과 유머러스한 전개 덕분에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선생님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시지만, 선생님을 위한 송별회를 하기까지의 아이들의 쉽지 않은 여정을 따라 가다보면 '마지막 날'이라는 슬픔에는 크게 함몰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도 한편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이라는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이 곧 영화로 제작된다니 아이들의 좌충우돌이  어떤 식으로 재미있게 표현이 될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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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고 미워했다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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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문제목 <JACOB HAVE I LOVED> 으로 1981년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내가 사랑한 야곱>이라는 제목으로 출판 되었다.  이 제목은 다분히 종교적이지만 책의 내용은 종교적 배경이나 의미를 떼어놓고 보아도 훌륭한 작품이다. 이번에 변경한 대중성을 띈 제목으로 더 많은 독자에게 편히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의 내용은 항상 동생 캐롤라인의 재능이나 미모에 가려져 지내는 언니인 사라의 이야기이다.

사라는 전형적인 맏이 스타일같다. 보통 동생이 많은 맏이는 '진정한 아이'로 어린 시절을 보내기 힘들다. 설상가상으로 집안의 막내가 몸까지 허약하다면 말이다. 재능있고 몸이 약한 캐롤라인은 어른들의 관심과 걱정을 한몸에 받으며 자라지만, 사라는 가끔 집안 어른들이 자기도 걱정해 주기를 바랄만큼 소외되고 (좋게 말하면 지나친 믿음을 받으며) 방관되어 자란다.

​그러면서도 친구든 약착같이 모은 돈이든.. 뭐든 결국 캐롤라인에게 흘러가니 캐롤라인이 사라의 소중한 것들을 뺏어가는 것 같은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아이들은 자라서 사라의 친구인 콜과 캐롤라인은 자신의 인생을 찾아 넓은 세상으로 나선다.

남겨진 사라는 자기만의 인생 목표에 도전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은 캐롤라인 때문이 아니라 현재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워했기 때문에, 즉 스스로의 동기가 부족했기 때문임을 깨닫는 성장통을 겪은 후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떠난다. 그리고 그 떠남을 통해 사라는 성장하고 인생의 좋은 결실들을 맺는다.  


책을 읽으며 양육적인 차원에서 사라의 두려움이나 심리에 대해 자연스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었다.

책에서는 결국 사라가 극복해야 했던 것은 캐롤라인이 아니라 사라 자신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쌍둥이의 언니로 태어날 때부터 차별받고 소외된 사라가 가진 피해의식이 과연 사라의 탓이기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을 상실하고 일찌감치 애 어른이 된 사라같은 아이들에게 양육자가 끼친 영향이 분명 있기에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키워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자라온 환경이 어떠하든 누구나 자신의 삶을 책임을 져야 하고, 또 개척해 나가야 한다.

뒤늦게나마 가족에 대한 염려와 희생 대신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삶을 선택한 사라의 깨달음은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세지이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하면서 핑계대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사실은 '나 때문'임을 기억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진실로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래본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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