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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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기 위해 아무도 열지 않던 문을 열었다

창비의 소설Y시리즈는 이제 영어덜트소설에서 믿고보는 시리즈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 매 작품마다 꾸준히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놀라운데 매 작품마다 새로운 판타지 세계가 펼쳐지니 매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엔 액션의 크리처 스릴러물이다.

검은과부거미섬이라는 곳의 지하터널에 한 마을이 존재한다. 원래는 섬에 살던 사람들이었는데 무피귀라는 괴물이 나타나면서 육지로 연결된 해저터널을 통해 탈출하다 육지쪽에서 터널을 봉쇄하는 바람에 섬으로도 육지로도 못가고 그대로 터널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 수십년째 살아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해저터널에 바닷물이 새기 시작한 것이다.

"터널입구를 막아 무수한 생명을 구한 황선태의 손자 황필규의 부름에, 척박한 터널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 서주필의 손녀 서다형이 답하다, 카아! 이거야말로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한 편의 드라마 아닌가?" (p. 20)

섬쪽으로 나가려면 무피귀의 출입을 막고있으면서 해저터널에 공기를 전해주고 있는 거대환기팬을 뚫고나가야 하는데 만약 그럴 경우 무피귀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거고 한번 뜯어낸 거대 환기팬을 다시 달 수 있는 기계가 마을에 없다.

육지쪽으로 나가려면 위급한 탈출시기 군대가 막은 차폐문을 열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섬으로 올라가 반대편의 항구를 통해 육지로 일단 넘어가야 하는데 누가 그 목숨건 도전을 하겠는가, 게다가 배도 없을 것인데.

그때 마을의 무능력한 촌장이 열여섯 소녀 다형에게 몰래 제안을 한 것이다. 다형이 그 도전을 한다고 자원하면 폐렴으로 위독한 어머니에게 꼭 필요한 약을 주겠다고.

촌장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 준 채 현재의 삶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은 것이었다. (p. 19)

황필규는 자신의 청혼을 거절했던 이의 딸을 사지로 몰아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다. 페니실린으로 목숨을 구해도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었다. (p. 23)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 의협심 강한 소녀, 이기적인 어른이 파놓은 함정, 무엇보다 상상초월적 괴물의 존재

액션어드벤처판타지크리처물의 뼈대가 완벽히 세워졌다. 이제 펼쳐질 이야기는 당연히 휘몰아치는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될 것 ㅎㅎㅎ

아, 여기서 무피귀를 잠깐 살펴보자면,

무피귀의 키는 성인 남성의 두 배에 육박해고 피부가 없는 탓에 근육, 힘줄, 인대, 뼈 등이 고스란히 밖에 드러나 있었다. 특히나 눈꺼풀 없이 그대로 돌출된, 하얀 구슬같은 안구와 그것을 움직이는 빨간 실타래 같은 근육들 (p. 29)

다형은 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촌장의 생각대로 영웅적 시늉만 하다 올 생각은 없었다. 진심으로 마을을 구하고 싶었기에 한 선택이었다. 그랬기에 마을에 남아있을 친구들에게 촌장 모르게 이런저런 지시들도 남겨놓고 떠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섬으로 올라가자마자 무피귀로부터 도망을 쳐야했는데 더욱 예상치 못했던건 다른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었다. 섬위에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 존재했다니! 그런데 여기서 알게된 터널 속 마을의 진실은 더욱 다형의 예상을 벗어났으니...

자! 페이지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다형의 모험이 어떻게 펼쳐질지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은가? 그 재미는 책을 읽으며 찐~하게 느껴보기를. ㅎㅎㅎ

역시 창비! 역시 소설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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