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행성'시리즈는 지구 밖에 건설된 거대 박물관 아프로디테를 무대로 예술과 과학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아름답고 따뜻한 SF 연작 소설집입니다. 2000년에 발표된 [박물관 행성1:영원의 숲]을 시작으로, 무려 19년 만인 2019년에 [박물관 행성2:보이지 않는 달]이 나왔스비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박물관 행성3:환희의 송가]가 출단되면서 시리즈 3부작이 완성됐습니다. 1편은 국내에 2012년에 한 번 출간됐는데, 이번에는 저자 개정판을 2편과 함께 새롭게 번역해 선보이게 됐습니다. 3편은 현재 열심히 번역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p. 496)
배경과 기법은 분명 SF인데 시선은 오히려 과거를 향해 있지요. 단정하고 절제된 스토리가 고요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저자의 독특한 성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스가 히로에는 일본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교토에서 나고 자랐으며 어려섭터 일무日舞를 배워 예명까지 얻었고, 어머니는 일본 전통 가면인 노멘을 제작하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도 교토에서 지내며 기모노를 일상복으로 입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부 단편에는 일본 전통색이 짙게 묻어나지요. 옛것과 SF의 결합, 스가 히로에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p. 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