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독재자보다 더 해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네.
무엇보다도 그런 도시에서는 공공의 법이 없고,
한 사람이 법을 독차지하여 자신을 위해 통치를 하기
때문일세. 그리고 그것은 이미 평등이 아닐세.
하지만 일단 법이 성문화되면 힘없는 자나
부자나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된다네.
그러면 부유한 시민이 나쁜 짓을 할 경우
힘없는 자가 비판을 할 수 있으며,
약자도 옳으면 강자를 이길 수 있다네.
자유란 이런 것일세. "누가 도시에 유익한 안건을
갖고 있어 공론에 부치기를 원하십니까?"
원하는 자는 이름을 날리고, 원치 않는 자는 침묵하면
된다네. 도시에 이보다 더한 평등이 어디 있겠는가?
'누가 이 나라의 독재자요?'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 [탄원하는 여인들]>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2018 (<민주주의> p.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