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화를... 보험사에, 아니면 병원부터 가는 게 나을지... 부모님을 불러야 될 텐데"
"아니요, 안 하셔도 된다고요"
나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다시 귓속말로 말했다.
"저번에도 이랬잖아. 지금 신고할까, 아니면 그냥 조용히 따라올래"
그제야 눈치를 챈 운전자가 아이를 아래위로 훑은 후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노발대발했다.
"일부러 그런 거니? 설마 자해공갈 뭐 그런 거야?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사기를 치려고 해, 감히? 그냥 이렇게는 못 넘어가지" (p.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