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으로 살아가는 땅이라더니 토지소유를 할 수 없는 유대인이라더니,
농부로 살아온 팔레스타이인들이 아랍인들에게 땅을 사들인 유대인들에게 밀려났단다.
이 간극에 대한 부연 설명은 없다. 역사는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객관적 사실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시작부터 이 책은 객관적역사를 사실 그대로 연대기적으로 제시하는 서술을 선택하지 않았다.
게다가 저자는 간혹 지나친 사견을 피력해서 읽는 이를 좀 거북하게 만들때가 있는데, 예를들어, 유대인들에게 국가건설이라는 로망을 심어주었던 헤르츨 가문의 비극을 다루면서 일찍 세상을 떠난 헤르츨의 아들을 보호하러 나선 프로이트에 대해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개척자이긴 하지만 허황된 이론을 내놓기 일쑤였다. 수제자인 융도 프로이트의 집요한 엉터리 해석에 질려 영원히 그를 떠났다. (p. 36)' 라는 표현은 특히나 거슬렸다. 개인적으로 프로이트를 존경하고 있고 융이 프로이트와 결별하게 된 배경을 다른 책으로 이미 알고 있던 나로서는 저런 문장은 왜곡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이 전쟁사를 서술함에 있어 좀더 자연스러운 맥락적 보충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아쉬움은 본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전쟁사를 훑어감에 있어서도 또한번 느껴졌는데, 연대기적 서술을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이스라엘쪽에서 다시 아랍쪽에서 서술하다보니 중복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건 알지만 그 앞뒤 설명이나 연결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읽다보면 어?아까읽은것같은데? 하는 부분들이 자꾸 나와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여하튼, 전쟁은 펼쳐졌고 점차 강도도 세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