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린네가 이명법 체계를 고안했을 때, 그는 산 것과 죽은 것을 구별하지 않았다. (중략) 다룬 것은 오직 한 종류의 동물, 즉 현생 동물 뿐이다. (p. 53) 퀴비에는 '현재 존재하거나 화석에 남아 있는 코끼리 종들'이라는 강연에서 멸종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임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p. 66) 퀴비에의 절멸종 목록이 길어질수록 그의 명성도 높아졌다. (p. 73) 생명의 역사가 길고 변화무쌍하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동물로 가득한 때가 있었다는 퀴비에의 주장을 들으면 그가 당연히 진화론자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퀴비에는 진화라는 개념에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론을 발전시킨 동료들을 깔아뭉개려고 했고 그 시도는 대게 성공적이었다. (p. 76) 라이엘이 보기에는 멸종 역시 매우 느린 속도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 감지되지 않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p. 85) 라이엘은 당대의 스티븐 핑커라고 할 만한 유명 인사가 되었으며, 보스턴에서 열린 그의 강연에는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p. 86) 찰스 다윈도 <지질학 원리>에 열광한 독자 중 한 명이었다. (p. 88)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글호 항해에서 다윈이 발견한 것은 자연 선택이 아니라 라이엘이었다. (p. 89) 한 전기 작가는 라이엘이 다윈에게 미친 영향을 이렇게 요약했다. "라이엘이 없었다면 다윈도 없었다" (p. 91) "종이 완전히 멸절하는 과정이 그 종이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일반적으로 더 느리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새로운 종의 탄생을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다윈에 따르면 그런 일을 불가능하다. 종 분화는 너무나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과정이어서 사실상 관찰 불가능하다. 다윈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그토록 느린 변화를 볼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p.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