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과 그의 삶 그리고 그가 사랑한 그림들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책에 또 다른 제목을 붙인다면 그건 아마도 '도스토옙스키의 미술관'이 되리라.
여기서 '미술관'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회화·조각 따위의 미술품을 모아 전시하는 곳을 가리키는 미술관(美術館)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나 비평가가 미술을 보는 관점을 뜻하는 미술관(美術觀)이다. 세계적 문호 도스토옙스키는 미술애호가로도 유명했지만 그 스스로 뛰어난 미술평론가이자 시사평론가이기도 했다. (p. 10)
우리는 이 책에 '전시'된 미술작품들을 통해 도스토옙스키의 미술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다. 그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물들지 않은 자기 자신만의 시각으로 미술작품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눈으로 다시 한번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어본다면, 우리 역시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확장될 것이다. (p.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