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어려서부터 자연이랄까 생태랄까 여하튼 소수의 학생들만 모여드는 분야를 좋아했고 전공으로 배웠다. 졸업후 채굴회사가 진행하던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흥미로운 일들이 깊은 정글이나 아프리카 사바나가 독점하는 (p. 21)'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고 주변에서의 생태계 상호작용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록 첫 복원 프로젝트의 완성형을 보기 전에 다른 일자리로 옮기게 되었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 '공식적인 녹색 혁명이 시작(p. 33)'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고 이 책은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식물을 위한 변론]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식물을 탐구하고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의 본격적인 식물탐험의 시작은 부모님 집 근처에서 정원을 가꾸는 일이었다. 직접 심어보고 관찰하며 인공적인 정원이 아니라 자연적인 정원을 추구하며 '식물 집사'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렇게 '집 안팎에서 식물을 기르는 동안, 나는 생물 종의 중요성을 더 깊이 깨우치게 되었다. (p. 61)' 그 과정에서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식물이 알면 알수록 매우 특이하다는 것을 알아가게 되었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종의 번식이다. 자손을 남기고 퍼트리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살 곳 이다. 식물에게도 새로운 영토를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식물도 이동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동하고 개척해서 살아남는 과정은 쉽지 않기 마련 식물 세계에서의 경쟁도 우리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굉장히 치열했다. '식물의 세계에서 경쟁은 주로 공간과 빛의 문제이다. (p. 144)' 식물은 산불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에 적응하는 물질을 생산하기도 하고 토양속의 중금속을 흡수하여 다른 식물을 독살하기도 했다. 그러다 식물을 넘어서 동물을 사냥하고 잡아먹는 종류가 생겨나기도 했다.
동물을 잡아먹는 식물이라고 하면 식충식물을 떠올리며 아~ 하고 아는 척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식물은 동물의 똥을 먹기도 하고 다른 식물을 먹기 위해 모습을 진화시킨 것도 있고 그러다 아예 광합성을 떠나 기생으로 살아가는 식물이 다양하게 있었다.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 인간은 일반적으로 기생생물을 혐오한다. (p. 222)' 는 것에 대해 '이 혐오의 큰 부분은 분명 우리 자신의 진화적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p. 222)' 라며 인간이 그동안 자연에 어떻게 해왔는지를 상기시킨다. 인간이 자연에 특히 식물에 기생해온 것은 아닐까? 그러니 이제라도 인간이 자연에 아니 식물에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행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식물이 직면한 문제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이야기(p. 225)'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