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노예의 삶에 대한 일체의 탐구는 노동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p. 32)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근거로 노예제에 반대하던 가장 급진적인 백인 폐지론자들조차도 급성장중인 북부의 자본주의 역시 억압적인 시스템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p. 114)
남북 간의 군사적 경합이 남부의 노예 소유계급을 전복시키는 전쟁이라는 점에서, 이는 기본적으로 북부의 부르주아지, 그러니까 공화당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발견한 젊고 열정 가득한 산업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수행된 전쟁이었다. 북부의 자본가들은 국가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경제적 통제력을 손에 넣고자 했다. 그러므로 남부의 노예정치를 상대로 이들이 벌인 투쟁은 흑인 남성이나 여성의 해방을 인간으로서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여성 참정권이 남북 전쟁 이후 공화당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듯, 이 승리에 도취된 정치인들이 흑인의 천부적인 정치권에 신경을 써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었다. 이들이 남부에서 새로 해방된 흑인 남성에게 투표권을 확대할 필요를 인정했다고 해서 이들이 백인 여성보다 흑인 여성에게 더 호의적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p. 127)
노예제 시기에 흑인 여성을 강간할 수 있는 자격의 근간이 노예 소유주의 경제 권력이었듯, 자본주의사회의 계급 구조 역시 강간을 장려하는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p. 302)
여성에 대한 전반적인 억압이 자본주의에 없어서는 안 되는 버팀목으로 남는 한, 성차별주의의 폭력적인 얼굴인 강간의 위협은 꾸준히 존재할 것이다. 강간 반대 운동, 그리고 이 운동의 주요 활동들은 독점자본주의의 궁극적 혁파를 염두에 둔 전략적 맥락 안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p. 304)
오늘날의 흑인 여성들에게, 그리고 모든 노동계급 자매들에게, 가사노동과 육아의 부담이 자신의 어깨에서 사회로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여성해방의 급진적 비밀 중 하나를 담고 있다. 육아와 식사 준비는 사회화되어야 하고 가사노동은 산업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서비스는 노동계급이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p. 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