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화되고 이기적인 인간관과 사회계약(론)에 따른 절대적인 국가와 자본의 등장은 근대의 철학적 세계관의 동전의 양면이다. 근대 철학은 경험론적 세계관과 합리론적 세계관으로 나뉜다. 경험론적 세계관은 이기적인 인간관과 연결되며, 합리론적 세계관은 절대적인 국가와 자본의 등장과 연결된다. (p. 19) 그런데 애덤 스미스는 흄과 마찬가지로 근대적 세계관에 기반해 있지만, 경험론적 세계관과 합리론적 세계관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했다. 그러한 결과로 나타난 그의 인간관이 공감의 인간관이다. 그리고 이 인간관에 기반해 <국부론>에서 '자유방임주의'(보이지 않는 손, 야경국가), '분업화', 그리고 노동가치설과 임금·이윤·지대의 관계를 논의했다. (p. 20) 이러한 공감의 인간관을 바탕으로 자유방임주의가 등장한다. 이때 자유방임주의는 시장방임주의 또는 시장만능주의가 아니라, 인간이 공감을 끊임없이 확대해나가게 해주는 자연적인 사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유방임주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나타난다. 분업 역시 공감에 기초해 있다. (p.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