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성과 제거, 유용과 무용, 농경과 채집, 정착과 수렵에 있어 곡물의 발견은 혁명적 사건이었다. 인간들의 '삶을 바꿔놓은 것은, 그리고 결국 인류 문명의 전 과정을 변화시켰던 것은 야생 에머밀이라고 불리는 사막의 잡초를 길들인 일이다. (p. 72)' 그러니 잡초에서 출발한 인간의 생존력과 지혜에서 잡초는 절대적 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인간이 자연을 정복한 것인지 식물이 문명을 정복한 것인지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색다른 발견을 하게 될수도 있지 않을까.
인간의 역사는 식물에 대한 끊임없는 선택과 연결되어 있었다. 독초인가 약초인가는 주술과 의학의 경계를 구분지었고 문학에서 식물은 그 존재만으로도 상징성이 뚜렷했으며, 인간보다 빠르게 서식지를 넓혀 세계화를 이룬 것은 어쩌면 잡초였다. 이러한 잡초의 활약에는 물론 인간의 의도가 계획따위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