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고전을 읽을 때 알게됐던 '아레테'라는 단어를 참 좋아했다. 그리스 시대의 탁월함이 로마시대로 건너가며 남성적 의미가 더해진 것인줄 알았는데 그 시초부터 이미 아레스 신의 이미지가 갖는 상징성을 갖는 단어였다니... 저자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을 문학 철학 가릴 것 없이 다양하게 활용하며 뿌리어들을 해설한다. 호메로스 시대의 아레테가 플라톤 시대에 와서는 '협업의 능력'이 되고 그렇게 무모함과 비겁함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지 읽다보니 전혀 새로운 아레테를 배운 기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뿌리어 메타, 미디어, 트랜스, 포르마, 미메시스, 인판티아, 팍툼, 메타포라, 조에, 데쿠스, 로망, 스티그마, 에로스 모두 고전어의 사전적 의미에서부터 그 함축적 의미 그리고 그 변천사에서 철학적 의미가 현대에 어떤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지 읽다보면 정말이지 새로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게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기록해두자면 너무 많을 것 같아 소개는 이정도만 하고 직접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전에 읽었던 서양고전들도 생각나면서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지만, 그 읽음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나서 저자가 소개한 서양고전책들을 보고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른 책보다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가 읽고 싶어졌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정말 뜻모르고 소설처럼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고나니 '변신'에 대해서 새롭게 깨달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