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책 읽기를 참 좋아한다. 학창시절에도 역사선생님이 아무리 재미없건말건 역사라는 과목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 기억을 한동안 잊고 살다가 나이가 한참 든 후에야 다시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역사를 참 좋아했다는 것을. 책 읽는 것을 워낙 좋아하지만 역사책 읽기는 더욱 좋아한다. 역사책이라고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책을 읽다보니 나름 고르는 요령도 생겨서 점점 실패한 책선택의 횟수가 줄고 있다. ㅎㅎ
역사책들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지도와 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이다. 학창시절에는 몰랐었다. 그저 이야기로서의 역사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역사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지도와 지리에 눈이 뜨여지고 그렇게 지도와 지리적 지식이 쌓일 수록 역사에 대한 이해도 쉬워졌다. 어렸을때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 것을;;; 세상이 좋아질수록 책도 참 좋아져서 더 재미있고 더 쉬운 책들이 참 많이도 나온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의 서양편 이라고 한다. 이제 시작하는 시리즈의 첫권 같고 기자였던 저자가 역사유투버로 활동하면서 쓴 책이라서인지 깔끔한 정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지도로 읽는 세계사' 인만큼 다양한 지도가 등장하는데 실사지도가 아니라 그림지도라서 장단점이 좀 있다. 여튼, 두껍지 않은 이 한권에서 아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를 다루니 세계사에 대한 지대넓얕 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동, 유럽, 미국, 중남미, 아프리카 의 5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컬러풀하지만 간략한 스타일의 그림으로 그려진 지도를 바탕으로 그 지역에 대한 역사를 짧게 훑는다. 오래전부터의 역사를 연대기순으로 쭈욱 설명한다기 보다는 현재의 국경선이 어떻게 그어졌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상식들만 조금씩 간추리고 있다. 매 챕터마다 끝부분에 요약정리도 해놓아서 핵심내용을 기억해두기에도 용이하다. 읽다보면 새록새록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조금씩 그려나가게 되므로 다 읽고나면 커다란 세계지도퍼즐을 꽤 많이 끼워맞춰놓은 기분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