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서 '제국'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나라였던 영국은 산업혁명과 과학혁명과 의회제등 현대사회적 요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태동한 곳이지만 여전히 왕실이 존재하고 귀족문화가 우대받고 있는 곳이면서 동시에 가장 돈에 관한 욕망이 집중적인 곳이기도 하다. <부의 흑역사> 나 <머니랜드> 같은 책을 보면 세계 곳곳의 온갖 불법적인 돈들이 어떻게 영국에서 합법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가장 상류층의 문화를 고수하는 나라에서 가장 저급한 돈을 취급한다는 아이러니가 어찌보면 너무 자연스러운 결합이라 씁쓸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독일제국의 역사를 불가사의하다고 표현하는데 '그들은 근대국가를 너무 늦게 출범하였기 때문에 민주적인 의회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뒤늦게 산업화를 맹목적으로 추진하다시피 하여 부작용이 숱하게 발생하였다. (p. 284)' 라며 정치적 낙후를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사실 독일에 제국이라는 호칭을 붙이는것부터가 논란의 주제일 수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독일이 '제국'이었나? 왜 제국인가? 로마나 이슬람 영국처럼 전세계적 영토를 지배한 적도 없고 프랑스나 스페인이나 네덜란드 처럼 근대 식민지를 많이 개척한 나라에 무조건 붙이는 호칭이 제국은 아닌데 왜 독일제국 이라 하는가? 아마도 로마제국이후 로마황제의 관이 신성로마제국으로 연결되고 교황과의 권력다툼이 주로 일어난 곳이었기에 독일제국이라고 부르는 것 같긴 하지만 독일을 제국으로 부르는 역사가 세계대전으로 쇠락한 독일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 맥락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은 좀 아쉬웠다.
자 이제 익숙한 시대인 근현대에 이르렀다. 저자는 100년전 동아시아 삼국의 엇갈린 운명이 일본은 어떻게 승승장구 했고 청나라와 조선은 어떻게 쇠락했는지 살펴본 후 현대의 세계제국들이라 할 수 있을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중국에 초점을 맞춘다.
'혹자는 소련이 종말을 맞게 된 원인을 조지H.W.부시 대통령에게서 찾는다. 1980년댕 고르바초프는 조지H.W.부시 대통령과도 협력적 관계가 이어지기를 소망하였다. 하지만 고르바초프가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부시 대통령은 철저히 외면하였다. (p. 392)' 를 읽으며 부시 대통령 부자가 세계사에 악영향을 끼친게 참 많구나 싶었다. 최근 이슬람역사 관련 책을 읽었는데 중동분쟁의 가장 큰 원인도 따지고 보면 미국이라고 할 수 있있다.
'오늘날 미국의 보호주의자들은 미국의 경제성장은 관세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p. 401)' 과거엔 중국이 조선에게 대국이었다면 지금은 미국이 한국에게 대국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러나 미국에 대해 우리가 정말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미국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세계정세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 요인일 수 있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