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째는 외로움을 걱정하는 현상의 본질이다. 외로움은 우리 시대의 상징적인 실패로 여겨지는 듯 하다. 인구 통계, 정치, 문화, 사상, 의학 부문의 요소들이 더해져 외로움이라는 경험의 범주를 만들었다. 그 범위는 20세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전개된 우울증만큼이나 넓다. (p. 280) 집단에서 소외되는 두려움은 20세기와 21세기 초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으로 자리 잡았다. 두번째 의문은 외로움과 고독의 확실한 경계로, 이 장 마지막 부분의 주제이기도 하다. (p. 281)
외로움과 고독의 경계가 자주 흐려지는 점을 고려할 때 결론을 두 가지로 맺을 수 있다. 첫째, 외로움은 가까운 시기의 실패가 낳은 산물만은 아니다. (중략) 둘째, 외로움을 후기 근대화의 결점과 관련 짓는 것은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더 뚜렷해진) 부의 불평등과 국가 재정 부족 때문이다. (p. 305) 개인과 집단의 경제력이 추락하면서 외로움을 억누르며 고독을 즐기기는 어려워 졌다. (p. 306) 외로움이 보여주는 것은 우리 시대 사회적 관계의 모순이 아니라 부의 분배와 공공 서비스 공급의 긴박한 위기다. (p. 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