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신화적이거나 맹목적 종교가 가능했던 비이성적 역사시대에나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마녀신화가 널리 퍼지고 마녀사냥이 본격적으로 유행한 시기는 인쇄술이 탄생하고 르네상스가 유행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지식이 인쇄물로 공유되고 남성들의 전유물화 되어갈 때 '광범하게 남보다 튀는 여성의 등장은 마녀사냥이라는 소명을 불러일으켰다. 이웃 남성에게 말대꾸하거나, 목소리를 높여 말하거나, 성격이 강하거나, 다소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성격이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위험을 불러오기에도 충분했다. (p. 26)' 남성보다 지혜롭고 조금이라도 권력화될 요소를 지닌 여성은 마녀화 되었고 그 기준은 '보이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보이는 인쇄물'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마녀사냥을 한때 있었던 작은 사건처럼 치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동안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 보인 증오는 아무리 적의를 품었다지만 정당하게 가할 수 있는 비판의 수위를 한참 넘었다. 그들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자는 '악'과 연결되었고 그러므로 마녀와 톡톡히 비교되었다. 다시말해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으로서 공격받았지 정치적 지도자로서 비판받은 게 아니었다. (중략) 힐러리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도 이러한 지시기능을 써먹었다. 그의 사이트에서 어느 지지자는 자금 모금을 알리는 글에 이런 제목을 달았다. "Bern the Witch" Bern은 Burn 대신 버니 샌더스의 이름 Bernie에서 따온 것으로 '마녀를 불태우라'는 뜻인 Burn the Witch의 말장난이다. (p. 43)' 등의 일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까?! 저자는 '우리는 지금 온갖 양상으로 지배가 강화되는 사실을 목도한다. 아무 거리낌없이 인종차별주의와 여성혐오를 발언하는 한 억만장자를 세계 최강 국가의 수장으로 뽑은 선거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p. 49)' 며 새로운 마녀들의 등장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임을 주장하는 듯 하다. 그러니까 마녀가 되어야 한다면 기꺼이 마녀가 되어주리라 뭐 이런 식의 결의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