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궁궐에 가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 특유의 옛스럽고 고급진 분위기가 좋달까, 도심속에서 유유자적 산책하는 기분이 좋달까, 여하튼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고궁투어는 늘 멋스러워서 5대궁 각각을 여러번 다녔음에도 시간이 되면 또 가고 싶어지곤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고궁을 다녀올때마다 느낌이 달랐던 이유 중 하나는 갈때마다 내가 알고 가는 내용이 늘어나곤 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도 하고 기사나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정보들은 고궁을 관람할때마다 눈길이 가는 곳을 넓혀 주었고 그렇게 갈때마다 새록새록 새로운 재미를 느끼곤 했다.
하지만 고궁에 갈때마다 은근히 안내판은 소홀히 지나쳤던 것 같다. 깨알같은 글씨와 한자어적 표현이 읽어도 사실 바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이름 정도만 읽고 말고는 했다. 그런데 사실 핵심적 정보는 다 그 안내문 안에 들어있다. 그러니 그 안내문만 제대로 이해해도 고궁투어는 훨씬 유익해질 수 있다. 그런점에서 안내문을 해설해주는 이 책은 5대궁의 핵심정보를 알기쉽게 풀어준 안내문의 안내서라고 할수 있다.
5대궁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을 일컫는다. 궁궐이라는 유적 자체가 역사적인 곳이므로 궁궐의 이야기는 곧 역사이야기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역사를 5대궁에 얼키고설킨 이야기로 접하면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재미는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에게도 유용하겠지만 가족용이 아니어도 충분히 유용하다. 고궁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섭렵하고 간다면 훨씬 다채로운 역사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고 궁궐은 그저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만 생각하던 이들에게 이 책을 강추한다. 스윽 지나쳤던 안내문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옛건물로만이 아니라 조선의 애환이 담긴 역사가 보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