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작은 동물들, 즉 산호-폴립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가장 거대한 살아있는 구조물(p. 57)' 이 우주 공간에서도 보인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 산호초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이야기들도 그에 못지않게 놀랍다. 무엇보다도 '널리 통용되는 생각과는 달리 물고기들은 과묵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p. 76)' 며 물고기들의 노랫소리 혹은 울부짖음 소리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들은 무척 신선했다.
산호초에 사는 생명체 라고 하면 <니모를 찾아서>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흰동가리 물고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이야기를 생물학적으로 정확하게 들려준다면, 분명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자체검열 마크를 부착해야 하거나 아니면 아예 대중들 앞에 공개할 수 없을 것이다. (p. 87)' 라는 내용을 읽을 땐 그야말로 빵 터졌다. 음... 이 영화가 생물학적으로 정확하게 묘사되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영금지 되지 않았을까 ㅎㅎㅎ 여하튼, '지금까지 물고기들에게는 수많은 다양한 종류의 성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어떤 종류의 성이건 다른 종류와 꼭 마찬가지로 '정상'이라는 점을 알아보았다. (p. 89)' 라는 저자의 마무리는 성에 해한 편협성이 유독 인간에게만 강화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일지 잠시 멈추어 생각하게 만들었다.
바닷속에도 '클리닝 스테이션'이라는 병원 역할의 장소가 있고, 물고기들도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는 등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해조류를 재배하는 농부물고기들도 있는 등 바닷속은 그야말로 바쁘디바쁜 삶의 터전이었다. '고요한 바다'라는 이미지는 인간의 착각이다. 사실 이러한 '착각'은 플랑크톤 이야기부터 깨지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