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D. R. 매켈로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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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히에로글리프부터 현대 서브컬처까지!

전 세계의 아이콘, 글리프, 기호, 상징 1,001종 수록

고대의 문자들은 신비롭다. 문자가 아닌 뭔가 상징적인 기호들은 더욱 신비롭다. 역사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이런 뜻모를 문자나 기호가 등장했을때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곤 한다. 그런데 그런 신비로운 기호와 상징들을 책 한권에 모아놓았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사이즈부터가 남다르다. 커다란 사이즈에 두툼한 표지, 페이지마다 가득한 기호들이 흡사 마법사의 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책의 목표는 가능한 한 폭넓게 상징의 유형과 쓰임새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1,0001개 이상의 상징, 그 의미와 역사가 수록되었다. 독자 여러분이 용도별로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유형에 따라 상징을 분류했다. 맨 뒤에는 해당하는 쪽 번호와 함께 상징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색인을 실었다. 여러분이 세계의 상징을 조사한 이 책을 흥미롭고 쓸모 있다고 여기고, 가능하다면 이 책을 통해 전에는 미처 몰랐으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 (p. 13 -머리말 中-)

책의 머리말부터 낯선 단어들이 등장한다. '사물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은 매우 많지만, 몇 가지 대표적 기호와 상징의 정의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p. 8)' 면서 저자가 알려주는 애뮬릿, 엠블럼, 글리프, 시질 등의 용어들은 익숙한 그림 대비 생소한 말들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생소한 말들을 사용해 기호와 상징들을 소개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 기호와 상징들은 낯설지 않은 것들이었다.

연금술, 고대와 현대문명, 점성술, 켈트상징, 화학, 디지털, 화폐, 표의문자, 언어, 제조업, 의료, 군대, 음악, 신화와 전설, 몸짓과 자세, 종교, 성별과 성정체성, 시질과 이교신앙, 운송, 문서와 문장부호 등 20개의 챕터로 나뉘어진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연금술 기호들이 신비롭다가 이집트 상형문자 같은 상징들은 그림만 구경할뿐 점성술에서 별자리와 12간지 설명같은 것은 식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켈트상징이나 화학기호들 혹은 세계의 화폐단위 같은 것을 한 페이지에서 그림으로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디지털 이모지나 산업, 교통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현대에 만들어진 기호들이야 기호 자체로 이해가 되기도 하고 크게 관심이 없던 분야라 어떠하든 상관없었는데, 언어, 신화, 전설, 종교 같은 고대 역사와 관련되는 부분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생각해보면 그 수많은 기호와 상징들을 이 짧은 페이지안에 기원부터 역사를 거쳐 현재까지 모두 담는 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애초에 저자가 의도했던 바 그대로 이 책을 읽되 그 이상의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수집' 하고 '수록' 하고 '분류' 했다고. 다시말해 이 책은 다양한 기호와 상징들을 수집한 책이지 하나하나 상세하게 풀이해놓은 사전은 아니었던 거다. 이 책의 영어 원제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Signs & Symbois of the Worid

영어원제가 어떤 의미였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하나의 예로 ※ 에 대한 내용을 보면,

'문서와 문장부호' 챕터인 243p 에서 이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 이 표시는 일본어나 한국어 문서에서 주석의 시작을 알리는 참조 기호다. 항목 앞에 쓰는 큰 점이나 별표와 비슷하다. 일본어로는 한자 쌀 미 자와 닮아서 코메지루시 라고 하며 한국어로는 '당구장 표시'라고 한다.]

이 ※ 을 위키백과 에서 검색하면 (참고표 로 검색하면 됨)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 참고표(參考標)는 다음 내용을 참고하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문장 부호이다. 다른말- 대한민국 ; 당구장 간판에 흔히 쓰이는 그림(큐 2개와 당구공 4개)과 비슷하여 '당구장 표시'라고도 한다. , 일본 ; 米(쌀 미)자와 비슷한 모양이라 하여 고메지루시(米印, 쌀 표시)라고 한다. , 같이보기 - 별표 ]

그러니까 이 책은 영어 원제 그대로 저자의 머리말 설명 그대로 다양한 상징과 기호들을 '수집' 하고 '수록' 하고 '분류' 한 책이다.

어렸을 때 우표수집을 한 적이 있다. 우표수집용 책도 따로 있었다. 노트 크기의 얇은 책 페이지마다 습자지로 한겹씩 덧씌워져 있어서 그 사이에 우표를 끼워놓으면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페이지 넘길때 안 떨어지고 그림도 구경할 수 있는 그런 수집용 책이었다. 국가적 행사가 있거나 기념일마다 우표가 발행되곤 했고 친척들의 도움으로 외국우표도 어쩌다 생기면 귀하게 끼워놓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우체국에 가면 간단한 스티커로 발송될뿐더러 요새 누가 손편지를 쓰나 이메일을 쓰지;;; 여하튼, <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이라는 책은 오랜만에 우표수집책을 떠올리게 한 책이다. 그 의미나 기원 그리고 역사는 차치하고 신기하거나 생소한 기호와 상징들을 구경하는 재미를 원한다면 이 책은 한번쯤 볼만하다. 그리고 영어사전이나 국어사전처럼 그렇게 책장 한켠에 자리하게 될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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