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전소영 작가의 <적당한 거리> 그림책 문구들이 가슴에 임팩트 있게 꽂힌다고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올가 토카르축의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 에서도 이 '적당한 거리'의 중요성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가족과의 거리감이 너무 지나쳤던 것이 상처가 된 내담자에게는 영국 작가 믹 잰슨이 쓰고 존 브레들 리가 그린 <우리가 잠든 사이에> 그림책이 더 임팩트 있을 수 있다. 미국의 동화 작가 모 월렘스의 <때문에> 그림책도 '연결' 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거리감와 연결의 적절한 조화가 사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단번에 끊을 수는 없다. 조금씩 성장해 가며 상처를 고치고 싸매는 과정을 밟아나가야 한다. 그러한 시간의 대가를 지급할 때 치유의 기적은 온다. (p. 274)' 라는 메시지를 나는 믿고 싶다. 나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기에...
저자는 고정순 작가가 쓴 <가드를 올리고> 그림책을 한동안 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강한 역동이 올라와서였다고... 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세상에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삶은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어내곤 한다. '여전히 상처로 가슴 먹먹한 채 울고는 있지만 여전히 남들처럼 성큼성큼 가지 못하고 기어서 가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나'로 있지 않은가. 그리고 여전히 넘어져서도 그대로 널브러져 있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나를 보았다. 끝없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내 안의 부정적인 자기 평가를 기어이 잠재우고 지금-여기에서 내 나름 설 수 있었던 것을 나는 감히 '기적' 이라고 말한다. 그 기적은 어떻게 왔을까? (p.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