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떻게 내게? (p. 37)
"용서 안 할 거야. 절대 못해" (p. 39)
자신이 수진을 좋아했던가, 아니다. 수진은? 그럴리 없다. 왜 사람들은 나와 수진이 붙어다니면 사귀는 거냐고 물었을까. 수진이란 아니는 도대체 누구였고 그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만경은 시간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들에 관해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만하면 됐어. 사랑과 정의는 이제 지긋지긋해. (p. 43)
수진은 여전히 만화를 즐겨 봤다. (p. 44) 눈동자가 크고 만지면 깨질 것처럼 여리던, 만화에나 나올 법한 아이였다. 수진의 과거와 추억은 대체로 만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중략) 수진은 어린 시절 늘 붙어 다니던 그 이상한 친구가 앞으로도 떠오를 것 같다고 예감했다. (p.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