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대항해 시대'라고 하면 유럽인이 배를 타고 해상 무역이 발달하지 않은 낙후된 세계로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데 사실 유럽인이 갔던 곳에는 이미 잘 짜인 해상 무역망이 존재했으며, 유럽인의 모험도 실제로는 더 큰 대포로 무장한 채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을 정복하러 갔던 것이다. (p. 138)
고대 중국은 스스로를 로마 제국과 서로 지구반대편에서 세상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나라고 생각했으며, 인구와 경제력 측면에서 로마와 거의 대등했다. (중략) 결국 멸망한 로마와 달리 중국의 고대 문명은 본질적으로 언어와 문화, 유산이 거의 온전히 유지된 채 왕조에서 왕조로 이어지며 발전을 거듭했다. (p. 145)
부유한 중곡과 대조적으로, 당시 유럽은 여전히 흑사병의 참화에서 회복중인 보잘것없는 변방이었고 전체 인구의 3분의1이 줄어든 상황이었다. 유럽은 끊임없이 서로 다투는 수백 개의 작고 호전적인 나라로 조각조각 나뉘어 있었다. (p.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