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만인의 시학' '만인의 인문학'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로 묶어 놓은 일종의 칼럼집이다. 책의 뒤에 보면 '수록 원고 발표 지면 및 연도' 가 정리되어 있는데, 주제별로 묶느라 그랬는지 글쓴 순서는 제각각이다. 이렇게 다른 시기에 다른 매체에 기고한 글을 모은 책일 경우 글의 주제가 비슷하면 반복되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고, 때론 왜 이런 주제의 글을 썼는지 당시의 사회적 배경이 필요할 수도 있는지라, 그저 묶어놓기만 한 구성에서 끊어지는 맥락은 어쩔수 없다 하겠다.
저자에게 인문학의 핵심은 아마도 '독서'와 '미학적 삶'인듯 하다. '읽기의 목표는 하나의 작품을 소진하는 데 있지 않고, 또 다른 읽기의 가능성을 촉발하는 데 있다.(p. 14)'는 저자의 책읽는 방식에 공감하면서도 삶이 그렇게 예술적이기만 할순 없는건데 싶어서 거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헤라클레이토스, 아레테, 테크네 등의 고대그리스 단어들을 접할때마다 인문학 책은 왜 항상 고대그리스를 소환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 강좌라던가 고전읽기 같은 경우도 늘 고대그리스에서 출발하곤 한다. 저자는 '테크네의 존재이기보다는 'ars'(예술)의 존재일 때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 (p. 30)'며 인문학의 시학을 펼친다. '시학'자체도 아리스토텔레스를 연상시키는 단어이기는 하다. 도대체 인문학은 왜 고대그리스적이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