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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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저편, 미지의 세상이 궁금한 두 친구의

순수한 호기심과 엉뚱한 상상을 담은 이야기

그림책은 어린아이들만 읽는 책일까?

그렇지 않다. 어른에게도 때론 그림책이 필요하다. 어른만을 위한 그림책을 소개한 책을 읽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그램책은 온전히 한권의 그림책으로 만나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가끔 일부러 그림책을 찾아 보곤 한다. 그 짧은 시간이 주는 느낌이 참... 좋다.

북유럽아동청소년문학상, 화이트레이븐상, 북서유럽아동청소년문학상 등 책을 감싸고 있는 띠지에 메달처럼 박혀있는 도장들이 이 책을 빛나게 해주는듯 하지만 이런 금빛도장들이 찍혀있는 책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읽고나면 사실 그러한 홍보문구들은 의미없어진다. 그런 문구들이 없어도 책한권의 온전한 가치는 마지막장을 덮었을때 독자에게 나름의 가치를 부여해준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금도장들은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톡톡한 효과를 발휘한다.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고픈 부모라면 아이에게 기왕이면 어디선가 인정받았다는 기왕이면 누군가에게 검증되었다는 그런 책을 보여주고싶지 않겠는가. 그냥 어른인 내가 읽으려해도 그런 금도장들에 눈길이 가는데 ㅎㅎ

저자는 북유럽의 작은 나라 페로 제도에서 태어나 어린이 잡지의 삽화작가로 활동하다가 그림책을 내게 됐는데, 만화 일러스트레이션 처럼 한눈에 명확하게 파악이 되는 특징의 그림책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 라는 그림책만 해도 단순한 그림체이지만 다양한 상을 받았다.

별다른 채색도 없이 내내 거의 무채색으로 간단하게 그려진 펜화인듯한 그림은 그 단순함때문에라도 캐릭터에 집중하며 보게 된다.

'저 나무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커다란 당근을 끌고 가는 토끼 한마리가 등장한다. 문득 멈춰선 자리에서 보이는 것은 저 멀리 나무 한그루뿐. '밥'이라는 이름의 토끼는 생각한다. '저 나무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밥은 한번도 저 나무 너머에 가본적이 없었다. 그때 친구 힐버트를 만난다.

"난 전 세계를 돌아다녔거든"

힐버트는 자신만만하게 나무 너머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힐버트는 밥의 주변을 떠난적이 없다. 제 여행을 한 걸까? 그것도 전 세계를?

"난 날 수 있거든. 그래서 다닐 때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심지어 힐버트는 사실 자신이 날아다닌다고 이야기 한다. 힐버트는 '개'인데.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ㅎㅎ

과연 밥은 나무 너머로 가보게 될까?

정말 힐버트는 날아서 나무 너머의 세상을 여행하고 온 것일까?

여백이 많다는 것은 읽는이에게 그만큼 넓은 상상력의 세계를 펼치게 한다.

나는 이미 저 나무 뿐만 아나라 그 뒤의 산 그 아래의 바다까지 다 돌고돌아온 어른이지만

그림책을 보며 아이때 그렇게 커보이고 그렇게 멀어보이던 나무 너머의 세상에 대해 잠시 되돌아가볼 수 있었다. 세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반짝거리던 그때로...

어린 자녀가 있어 이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었을 때 그 아이는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진다.

그림책의 순수함은 역시 어른에게도 좋은 것 같다. 지금 내 앞엔 어떤 나무가 서있는것일까? 그 나무 너머의 세상에 대해 내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조금은 순수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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