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아예 아무것도 발견 못 할지 알 수 없었다. 간신히 마련한 새로 찾은 행복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을 서둘러 행동에 옮길 이유가 없었다. 처음으로 어거스틴은 무지에 만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목소리를 찾는 일은 어거스틴을 위한 게 아니었다. 그에게는 더 이상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었다. (p. 289)
그가 북극곰 발자국을 발견한 이야기를 할 때, 설리는 그에 대해 뭔가 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완고한 고독이었다. 그는 지금 세상의 끝에 와서조차, 자신이 외롭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는 듯했다. 어떻게 얻어내야 할지는 모르면서도 관계 맺음에 갈급하며, 발자국 하나를 발견하고, 다른 존쟁 대한 최소한의 증거만 보고도 동반 의식을 느꼈다. 현재의 고립 상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늘 그래왔던 사람이 아닐까, 설리는 짐작했다. 사람으로 가득한 곳에서도, 분주한 도시에서도, 심지어 연인의 품에 안겨서도 혼자였을 사람이었다. 설리도 그랬기에 그의 내면을 알아보았다. 설리가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연결이 끊어졌다. 그 준비가 언제 될지는 늘 알수 없었지만 말이다. (p. 328)
사실 가족을 가진다는 것이 가족을 잃는 것보다 더욱 힘들었다. 정말 그랬다. (p. 343) 늘 뭔가 결핍되어 있었고, 지금에서야, 이 모든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멀리 떠나와서야, 설리는 그게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온기, 그리고 열림. 한 번도 자라날 기회를 얻지 못했던 무언가의 뿌리들이었다. (p. 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