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티의 플랜B -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의 비밀
나희선(도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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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관해 너무 무지했던 터라 토익은 700점도 안 됐고 스펙이라곤 전무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불안했다. (p. 9) 유투브라는 세계를 만나 정상에 도달했다가 '멈춤'버튼을 누른 뒤 다시 돌아오기까지, 그동안 배우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이 책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중략) 존재감을 키우고 운명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가 작은 영감과 희망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p. 13) - 프롤로그 中 -

나는 티비도 잘 안보지만 유투브도 잘 안 본다. 그냥 나라는 사람은 시대에 맞지 않을지 몰라도 여전히 영상매체 보다는 인쇄매체가 편하다. 그래서 연예인도 잘 모르고 더군다나 유투버는 더더욱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티'는 알고 있었다. 심지어 도티를 보러 행사장에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좋은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도티가 쓴 책에 호기심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웠다. 출판사에서 모집한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을 기회를 얻었다.

'아, 돈이 있음으로써 어떤 이의 시간은 가치 있어지는구나' (p. 19)

도티가 연대법대 졸업생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금수저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도티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다만 목표를 세웠을때 그 목표를 향해 굉장히 열심히 하는 타입이었다. 대학생때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때 친구들과 경제력의 차이를 절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낙담하거나 좌절한 것이 아니라 '돈을 벌어야 겠다' 고 목표를 세운다. 돈을 벌려고 보니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법을 알아야 겠구나 싶어 법학과로 전과를 했는데 사시가 없어지면서 취업을 고민하다가 PD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PD가 되기위한 자기소개서에 경험 한줄을 적어넣기 위해 개인방송을 시작한건데, 여기서 천직을 찾았다.

'VOD형 플랫폼에는 VOD형 콘텐츠가 있지 않을까?' (p. 35)

아프리카TV방송에서 BJ로 나름 성과를 거두었지만 '차별화'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유투브에 관심을 갖게 되고 유투브형 콘텐츠를 제작하여 올렸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도티의 채널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방구석에서 고군분투했다. 취미로 하는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은 마음가짐부터 노동량까지 천지차이가 난다. (p. 43) 유투브를 시작하고 1년 반 정도는 네 시간 넘게 자본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다. (p. 48) 그런데 만약 이 일이 재미있지 않았다면 아무리 다른 대안이 없어도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을 거다. 다행히도 일이 아주 재미있었다. (중략) 내가 즐거운 일을 발견했기에 힘든 줄을 몰랐다. 하루에 서너 시간 밖에 못 자도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일이라서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고, 그래서 성공에 다가갈 수 있었다. (p. 49)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마도 '내가 즐거운 일을 하라' 가 아닐까 싶다. 마치 수능만점 받은 학생이 '교과서로 공부했어요' 하는 멘트처럼. 하지만 식상할 수 있는 진리가 솔직함으로 다가올땐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진다. 도티의 장점중에 하나는 그런 솔직함이다. 정말 엄청나게 노력했다고 하는 말도 하지만 그 노력이 재미있었기에 할수있었다는 말도 도티의 진심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유투브가 경쟁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 53)

내가 어느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아이의 부모와 가정에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니 이왕이면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졌다.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자 사명감도 커졌다. (p. 56)

 

도티를 알게 되고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도티의 '착함' 때문이었다. 도티는 유투브 크리에이터 1세대다. 지금은 너무나 일상적이 되버린 유투브 콘텐츠들이 불과 몇년 전만해도 지금과 많이 달랐다. 그 초창기의 무질서 속에서 크리에이터 들의 거친 언어들이 귀에 들어올때마다 심기가 불편해지곤 했다. 하지만 도티는 욕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들어보니 내용도 착했다. 도티의 유투브라면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지 않아서 안심이 됐다. 그런 유투버는 도티 뿐이었다.

샌드박스 안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여 '실패할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창작자들은 자유롭게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들이 마음껏 활동하며 성장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자. 그런 환경울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이 샌드박스라는 회사 이름을 선택한 이유였다. (p. 67)

도티, 잠뜰 등 샌드박스 캐릭터들을 몇 알고 있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 라는 회사가 그냥 도티TV가 잘 되서 만들어진 회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친구와 의기투합하여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회사를 일궈낸 과정을 보니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유투브라는 매체의 특성상 근시안적 콘텐츠들만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줄 알았더니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의 역할이 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아빠가 없다는 결핍, 몸이 왜소하다는 불리한 조건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내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애썼던 듯하다. 약점을 어떤 식으로든 극복하는 것이 내게는 아주 중요한 과제였던 것이다. 아빠가 없는 것도 키가 작은 것도 내가 선택한 조건은 아니지만, 존재감은 스스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p. 84) 누구나 살면서 상처를 받고 나쁜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 중요한 건 그 일을 마주하는 나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나쁜 일과 맞닥뜨렸을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소화하면 자산이 될 수 있다. 자신을 갉아먹는 독으로 쌓아둘지 자산으로 축적할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p. 89)

읽을 수록 기본 마인드가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역시 그 사람이 쓰는 언어는 그 사람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방송에서 하는 착한 언변은 결국 도티의 인성에서 나온 것이었다.

덕질을 해도 남들과 다르게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인정받고 싶었다. 무엇을 하건 어디에 가건 인정받고 싶고 존재감을 키우고 싶었다. 학교에서든 팬카페에서든 게임에서든... 그래서 게임도 공부도 모두 열심히 했다. (p. 107) 미치는 경험을 해보라. 물론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챙기면서 지금 상황에서 허용되는 만큼 미쳐보는 거다. 그때 느끼는 행복은 삶을 살아가는 데 좋은 에너지가 된다고 믿는다. (p. 111)

세상에 저절로 되는 건 없다. 엄청난 과학적 발견도 굉장히 획기적인 발명도 다 앞서서 누군가의 경험들이 쌓인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도티가 김연아 와 이효리 의 광팬으로 덕질을 하며 영상을 모으고 편집하고 꾸미고 카페에 올리던 그 모든 시간들이 도티의 크리에이터 능력을 키워낸 셈이었다. 무엇보다 도티는 미쳤다고 할만큼 뭔가에 꽂히면 정말 열심히 하는 타입이었다. 뭐가 되도 될놈이었달까. ㅎㅎ

내 구독자들 중에도 꿈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 부모님이나 사회가 꿈을 찾으라고 압박하는 분위기여서 그런지 다들 꿈이라는 보물섬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하다. 그렇지만 꿈을 정한다고 해서 꼭 그대로 되라는 법은 없다. 어쩌면 꿈은 찾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절박한 상황에서도 꿈을 발견하고 이루기위해 노력할 마음만 굳건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p. 116~117)

도티가 초등학교 다닐때 장래 희망을 써내라기에 '훌륭한 사람'이라고 써냈더니 선생님이 다시 써오라고 했단다. 왜 꿈이 꼭 직업이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갔었다고... 선견지명이 있었던게 아닐까 ㅎㅎ 요즘은 꿈을 꼭 직업이라고 생각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가 아닐까 그것이 바로 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시청자들은 진심을 느낀다. 한두 편이면 모르고 넘어갈까, 꾸준히 활동하면 크리에이터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지 다 보인다. 팬들을 위하는 마음이 있는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즐거워서 하는지, 그냥 조회수 장사꾼에 불과한지 보는 사람들은 다 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p. 147)

동의한다. 나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진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심이 통하지 않는 관계는 늘 어려웠다. 가식적인 관계는 언젠가는 끝난다. 그리고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 도티의 성공뒤엔 끊임없는 노력과 장기적인 성찰과 쉬지않는 성실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구독자를 향한 진심어린 정성이 있었다.

바람직한 건 그냥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보다 그냥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편하다. 몸을 사리는 게 아니라 내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자연스레 그렇게 될 것이다. (p. 171)

언제나 좋은 사람 성실한 사람 진심어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 도티이지만 일년365일 매일 그렇게 노력하는 삶은 즐기고 있는 일임에도 쉽지 않았나보다. 부지불식간에 공황장애가 왔고 어쩔수 없이 모든 활동을 멈추어야 했다. 마라톤 코스에도 잠시 속도를 늦추고 물마시는 테이블이 있는 것처럼 삶이란 멈추고 쉬어가야 할 때를 알아야 더 오래 뛸 수 있는가보다. 이또한 오래된 진리임에도 실천이 참 어려운 법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다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마음가짐을 좀더 편하게 먹게 됐고 여전히 즐기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유투브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득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매체다.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는 것도 위험하다. 어떤 방식이든 자신에게 행복을 1그램이라도 더하는 방향으로 유투브를 활용하기를 바란다. (p. 187)

유투브 크리에이터 1세대 로서의 도티 개인적 성공담으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잘 모르는 유투브 세계의 뒷 얘기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뭐하나가 잘됐다 하면 관련 책들이 우수수 쏟아지곤 하지만 속빈강정일 때가 많다. 유투브 관련한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것이 아니라면, 도티의 진심어린 경험담을 통해 유부버들의 세계에 대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유투버 로서의 도티 못지 않게 인간 나희선의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먼 길을 걸어 처음 그 마음으로 다시 돌아왔다. 성장이란 어쩌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고 지키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중략) 세상을 향해 나라는 존재를 펼친 출발점이자 정체성인 크레이이터 도티는 그 자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끊임없이 탐험하고, 꾸준히 성장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을 것이다. (p.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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