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이므로 당연히 영화가 중심 소재이고, 영화 중에서도 범죄 영화 이야기 이므로 마냥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만 있는 영화들이 아니었는데다, 내가 본 영화보다 안본 영화들이 더 많았던지라 책이 잘 읽힐런지 걱정이 됐었지만, 괜한 기우였다. 영화 스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항상 먼저 제시되었고, 영화 스토리 전체 보다는 영화속에 숨겨진 폭력과 범죄의 의미를 찾는 두 사람의 대화는 영화보다는 사회문제로 생각의 방향을 잘 잡아주고 있었다.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 - 가정폭력 : 가스등, 적과의 동침, 돌로레스 클레이번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 - 비판 의식 결여 : 사바하, 컴플라이언스, 곡성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의식 - 성범죄 : 미저리, 걸캅스, 살인의 추억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 - 계층 문제 : 기생충, 숨바꼭질, 조커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 - 미성년자 보호 : 번지 점프를 하다, 꿈의 제인,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팔려 가는 소녀들
주제들 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답답함과 무거움을 안겨주지만, 외면한다고 사라졌다면 진작 사라졌을 텐데,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위세를 떨치고 있는 문제들이기에 꼭 읽어야 할 책이었다.
영화적 은유를 현실적 법실현으로 분석하고 유사한 범죄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를 알게되는 내내 씁쓸하고 막막한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현실이 나아진 것이라는 점또한 확인할 수 있어서 그렇다면 앞으로는 좀더 나아지게 우리가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