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의 역설 -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혁신은 어떻게 가난을 물리치는가

 

 

The Prosperity Paradox 원제의 부제 How Innovation Can Lift Nations Out of Poverty 는 '어떻게 혁신이 국가들을 가난에서 구해줄 수 있는가' 로 번역된다. '왜 (어떤 국가들에서는 지속적인 국가적)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를 물었을때 '(그러한 국가들에서)혁신이 어떻게 가난을 물리치는지'를 알려주는 반어법적 질문이랄까. 미리 답을 말하자면, '혁신이 답'이다.

저자소개글을 보니 저자는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경제학자였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이론에서 한국은 훌륭한 성공사례로 등장한다. 본문에 한국이야기가 많아서 한국내 출판을 염두에 둔 책이었나 싶을 정도였지만 번역되어 들어온 책이 맞다. 신기했다. 이렇게 한국경제를 들여다본 책을 번역서로 읽는다는 것이.

나는 1970년대 초에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2년을 보냈다. 그때 나는 가난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직접 목격했다. 그때의 경험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나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로즈 장학금을 받았을 때 한국에 초점을 맞추어서 경제 개발을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내가 취직하려던 바로 그해에 세계은행에서는 미국인을 더는 채용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내 인생의 운명이 바뀌었고, 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을 방문하면 예전의 가난하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그래서 나는 무척 마음이 가볍고 행복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극적인 전환이 수십 년 전 한국과 비슷한 정도로 가난에 찌들었던 다른 나라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래전 한국을 도우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들었을 때 떠올렸던 질문, 이른바 '번영의 역설' 문제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끈덕지게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 (p. 16~17)

한국의 경제발달은 역사에서 기적으로 남았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 그리고 유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사례인데다 한국과의 인연이 있는 저자로서는 자신의 경제학이론연구에서 한국의 경제발달이 내내 관심대상이었던 듯 하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의 탈바꿈은 경이로운 변화이긴 하다. '중공업 투자가 한국에서 엄청난 경제적 변화를 만들어 내고 또 뒤이어진 커다란 사회적·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주장하기는 무리'(p. 455-주석17) 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이 불과 50년 만에 이룩한 놀라운 성장'의 배경에는 국가주도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저자는 그 무언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1990년 35.5%이던 전 세계 극빈율은 2015년 9.6%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 이후 10억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극빈의 나락에서 구제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통계 수치는 극적이긴 하지만 발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극빈층에서 벗어난 10억 명 대다수인 7억3천만명이 중국이라는 한 나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에 66.6%이던 극빈층 비율을 현재 2%미만으로 줄였다. 실로 눈부신 발전이다.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같은 몇몇 지역에서는 극빈층 인구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것도 상당한 폭으로 말이다. (p. 18)

중국은 여러 면에서 참 예외적인 국가다. 역사와 정치도 그렇지만 경제 또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세계적 극빈율 저하의 숨은 의미를 읽고 나니 역시 평균 수치는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중국을 빼고 아프리카의 극빈층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아프리카에는 끊임없는 원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가난해지고 있다. 왜일까? 저자가 말하는 사례는 '원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에포사는 3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어렵게 모금했고, 우물을 설치할 마을 다섯 곳을 정했다. 에포사와 친구들이 우물을 처음으로 가동하기 위해 그 마을들을 방문하던 날, 에포사와 마을 주민들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맛보았다. 그런데 우물에 탈이 나고 말았다. 새 우물들이 마련되고 약 여섯 달 뒤였다. 우물들은 모두 시골 지역에 있었고, 부품을 마련해 우물에 문제가 생긴 마을로 갈 숙련공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게다가 우물 하나를 고치면 다른 우물이 또 말썽을 일으켰다. 에포사와 친구들은 그동안 물이 부족한 마을들을 돕겠다고 그렇게나 열심히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또 다른 마을에 우물을 설치하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해 버린 상태이다. (p. 21~22)

이 사례는 특별한 사레가 아니라고 저자는 덧붙여 설명하기를, '국제환경 및 개발연구소'에 따르면 이렇게 고장 난 채 방치된 우물이 아프리카에만 5만개가 넘고 몇몇 지역에서는 전체 우물 가운데 80%가 고장난 채 방치되어 있다'고 한다. '에포사가 우물을 설치했던 한 마을에도 새 우물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방치된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국제 원조 기관이 예전에 설치했지만 고장이 난 뒤로 버려진 우물이었다' 고 한다.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 라는 속담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국제원조의 이면이다.

이 책의 공저자이자 저자의 하버드대학교 제자인 에포사는 선의의 노력과 시도가 결국 실패하고 마는 아픔을 직접 겪어 봐서 잘 알게 되었는데, 에포사의 경험을 통해 피폐한 나라들에서 삶과 노동의 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마련된 여러 프로젝트들이 결국 좌절로 끝나 버리는 사례들이 알려주는 통찰은 바로 '가난을 누그러뜨리는 일은 번영을 창조하는 일과 똑같은 것이 아니다'(p. 23) 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우리 저자들은 당신이 이 책을 읽고 경제 발전 문제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기를, 제기하는 질문을 바꾸기를, 그리고 문제 해결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역들을 돕기 위해 개발하는 해결책을 바꾸기를 기대한다. (p. 23)

저자는 가난만 보지 말고 기회와 잠재력을 보라고 말한다. 명백해 보이는 해법 즉 직접 지원하는 해결책들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음을, 직접적인 지원이라는 방식으로는 가난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도 상황을 눈에 띄게 바꾸어 놓지 못함을 알아차리고 같은 문제를 전혀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것을 제안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1998년 아프리카에 설립된 휴대전화회사 셀텔 의 성공과정을 이야기한다.

이 힘겨운 투쟁은 흔히 '비소비'라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비소비란 잠재적인 소비자가 자기 삶의 특정 측면에서 어떤 발전을 필사적으로 원하지만 해당 문제에 대한 간편하고 저렴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가장 단순하게만 대응한다. 해결책 없이 그냥 고통스럽게 살거나 차선책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봤자 고통은 계속 이어진다. (p. 33)

우리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많은 나라들에서 지속적인 번영은 가난을 바로잡는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번영은 그 나라들에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에 투자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바로잡기만 하면 번영이 곧바로 뒤따를 것 같은 질 낮은 교육, 부족한 병원, 나쁜 통치, 빈약한 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빈곤 지표들을 개선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직접 쏟아붓는다고 해서 진정하고 지속적인 번영이 그 나라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확인했다. 많은 나라들에서 번영은 특정한 유형의 혁신, 즉 '시장창조혁신'에 투자할 때 전형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p. 35)

대부분의 경제투자는 소비할 능력이 없는 계층 즉 '비소비'계층을 제외한 소비능력이 있는 소비계층을 타깃으로 한다. 경제발달이 잘 이루어진 나라에서도 이러한 타깃투자가 당연시 되는데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더더욱 그나마 있는 소비계층을 타깃으로 할 수 밖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경제투자는 성공신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비소비 계층을 소비계층으로 변화시키는 경제투자가 있을 때 국가적 성장에까지 닿을 수 있었다. 왜 어떤 나라는 가난을 탈피해 번영하고 어떤 나라는 여전히 가난한가 라는 번영의 역설은 '비소비' 계층에서 해답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좋은 이론은 해결해야 할 문제의 틀을 잡아 줌으로써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그리하여 가장 유용한 대답을 얻도록 이끄는, 내가 아는 최상의 길이다. 이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학문적인 온갖 시시콜콜함의 진창에 자신을 던져 넣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것은 '무엇이 무엇을 유발하는가?' 라는 지극히 실용적인 질문에, 그리고 '왜?'라고 묻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 접근법이 이 책의 핵심이다. (p. 39)

그런데 분명히 해둘 점이 한 가지가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일관되게 설명하는 발전 과정은 가난에서 벗어나 번영을 누리고 있는 모든 나라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좋은 이론은 특정 조건의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사용되어야 한다. 즉 좋은 이론도 특정한 환경에서만 유용하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나라는 면적, 인구, 문화, 리더십 그리고 역량 등이 제각기 다르다. 이런 환경 요소들이 그 나라의 운명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혁신에,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에 투자하는 것이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을 번영으로 이끄는 신뢰할 수 있는 경로라는 사실이 계속 입증되어 왔음을 우리는 확인했다. 이 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 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설명한다. (p. 40)

내가 봤을 때 이 책의 핵심은 '1장' 이다. 1장에 이 책의 개략적인 내용이 전부 들어있다. 대표적 사례를 들어 분석하고 이론화 하고 그 이론의 중요성을 빠르고 쉽게 설명해준다. 그렇다고 1장만 읽고 이 책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면 결코 그렇지 않다. 뒤이어 연결되는 내용을 통해 보다 확실히 이해하고 구체적 사례들을 확인하면서 1장의 핵심들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대표사례들 중에 한국의 경제이야기를 읽으며 새로운 역지사지도 느낄 수 있게 된다.

'비소비'에서 기회를 포착한 혁신 기업들의 사례는 흥미로웠다. 사파리콤, 톨라람, 셀텔, 갈란츠, 표도르바이오테크놀로지스, 포드자동차, 어스인에이블, 클리니카스델아수카르, 그루포빔보, 옵티카스베르데베르다, 마이크로인슈어 등의 성공사례는 가난한 나라에서건 부유한 나라에서건 어찌됐든 비소비계층에게서 소비를 이끌어냄으로써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사례는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가난을 끝내고자 하는 노력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빈곤이 사라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설이다'(p. 143) 라는 저자의 말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국가적인 사례로 들어가도 저자의 말은 여실히 증명되었다. 미국, 일본, 한국 에서의 혁신과 멕시코에서의 (잘못된) 혁신을 대조하면서 혁신이 번영의 유지를 위해서는 어떠해야 하는지 '혁신'의 성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여하튼 지금까지의 혁신은 한 개인에서 한 회사에서 비롯된 혁신이었다. 이러한 혁신들이 국가적 번영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반들이 필요하다. 법률같은 제도, 부패와 정치권, 인프라우선주의 등을 실사례를 통해 분석하면서 인식에서의 혁신 또한 필요함을 강조한다. 부패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부패는 기본적으로 훌륭한 리더십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비록 그런 이유도 일부 작용하지만 근본 요인은 따로 있다. 부패는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 자신이 접근 가능한 가장 유익한 선택지로 보이는 것을 가장 편리한 해결책으로 '채용'하는 데서 발생한다. (p. 284)

발전이 흔힌 성공적인 반부패 프로그램들보다 '선행하지', 그 반대는 아니다. 사람들이 발전하도록 도울 대안이 별로 없을 때 부패는 가장 실행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로 대두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패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 제시되면 투명성도 이어지는 발전이 시작된다. 이런 일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p. 293)

부패를 개인적인 비리문제로 생가하는 것은 너무 좁은 시각이었음을 깨달았다. 부패는 해결책이었고 선택사항 중 하나일 수 있었다. 그리고 부패를 저지른 개인을 없애도 또다른 누군가가 부패를 저지르는 것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그 사회에서 여전히 부패가 좋은 선택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패는 나쁜 선택지가 될 수 있고 그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저자는 다시 한국을 언급하고 있다.

1963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을 다스렸던 독재 지도자 박정희 장군에게 딸 박근혜가 나중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더라도 그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딸이 나중에 부패 혐의로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고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아마 박정희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이 실제로 한국에서 일어났다. 이 사건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려면 박정희 장군이 1979년 암살될 때까지 한국을 통치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그의 독재 아래에서 한국이 이룩한 경제 발전의 규모는 모든 나라가 부러워할 정도였지만, 그동안 축적된 부패의 규모 역시 반론의 여지가 없이 거대했다. 적어도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에는 그런 부패가 상대적으로 사소해 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부패는 결코 사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더 투명한 사회로 순조롭게 바뀌어 가고 있다. 시민을 위한 번영을 창조하는 혁신에 사회가 더 많은 투자를 할 때 부패와 맞서 싸우는 여러 체계는 비록 느린 속도이지만 뚜렷하게 개선된다.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투명성이 뿌리를 내려 온 과정이다. (p. 297~298)

한국은 참 시끄러운 나라다. 다른 나라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많은 의견과 오해가 난무하는 뉴스들을 보면 그저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시끄러움이 민주주의의 증거이기도 하다. 투명성의 모습이기도 하다. 말할 수 없는 침묵을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했던 시대는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부패의 시대였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노력끝에 탄생한 당당한 민주주의 사회인 것인지 새삼 상기해 본다.

번영의 역설을 증명하면서 쌓아진 것들로 이제 번영의 과정을 위한 것들을 정리하며 책은 마무리를 향해간다.

우리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번영을 창조하는 데서 혁신이 수행하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번영의 역설'을 이해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는, 혁신이란 사회가 스스로를 고쳐 나가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그 사회의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무엇이 아니라, 사회가 스스로를 고쳐 나가는 과정 그 자체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우리가 여기에서 제시하는 시장 창조 혁신의 원리들은 가난과 발전 그리고 전 세계의 번영을 바라보는 관점과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는 힘을 지니고 있다. (p. 354)

이 책이 완벽하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안다. 이 책은 결코 최종 완성품이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이 전 세계 많은 곳에서 번영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일에서 혁신이 수행하는 역할을 더 온전하게 이해하는 길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여정에 당신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모든 좋은 이론과 발상은, 그것들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이 가장 적합한 환경과 가장 부적합한 환경이 무엇인지 이해할 때 더 나아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책에 소개된 이론들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당신이 이 이론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더 나아가 이 이론들이 더 정교하게 다듬어 주기를, 그리하여 가장 올바른 해결책을 함께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 (p. 361)

저자의 의도가 참 좋아 보였다. 나는 종교가 없어서 이런 표현을 잘 쓰지는 않지만, '선한 영향력' 이란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책이었다.

어려운 경제이론서가 아니라 현실경제지침서 처럼 읽히면서도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 모두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관점의 전환은 경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늘 머리가 새롭게 트이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번영의 역설은 개인에게는 기회의 포착을 국가에는 성장의 연결점을 국제기구에는 가난구제의 허실을 새로운 관점으로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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