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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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우리말 책의 제목은 '공룡 사냥꾼' 이라서 공룡을 사냥했다는 탈취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원제인 'The Dinosaur Artist' 는 아~ㄹ티스트! 라는 표현에서 사냥과는 좀 다른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일단, 사건의 등장 자체가 예술품들의 거래가 주로 이루어지는 고급경매장이라서 더욱 이중적 의미를 풍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먹고사는데 필수적인 소모품 대비 먹고사는데 직접적인 필요가 없는 '어떤' 것들은 굉장히 비싸다. 그 가격만큼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는 듯, 경매장에서 고가에 팔리는 물건일 수록 그것이 도대체 왜 그 가격인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사냥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가 장식품을 얻기 위한 편법으로 변질되었다. 그 개인적인 욕망들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곳이 예술품 경매시장이다. 이 책은 개인적인 욕망을 넘어 사회적 부조리까지 아우르고 있는 욕망의 기록이다. 또한 공룡을 사냥하는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사냥하는 사회를 보여주는 사냥의 기록이다.

2012년 뉴욕시의 경매장에 진귀한 품목 하나가 등장했다.

NO 49135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

높이 2.4미터, 길이 7.3미터에 이르는 이 희귀한 완전체 공룡화석의 낙찰가는 100만 달러를 넘으리라 예상됐었다.

중요한 지점은, '바타르' 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이 공룡화석의 출생지가 몽골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공룡화석을 경매장에 내놓은 사람인 에릭 프로코피는 평생 화석발굴만 해오면서도 이런 일이 이렇게 '사건'이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니 암시장이 아니라 뉴욕 헤리티지 옥션스에 공개적이고도 대대적으로 '최상급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겠지.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화석은 지구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이지만, 그들을 보호하려는 태도는 대륙마다 매우 다르다. 특히 화석이 풍부한 나라인 미국의 태도는 예외적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사유재산에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 까닭에 화석을 자신의 토지에서 발견하거나 수집이 허락된 개인 소유지에서 발견하면, 그것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와는 상관없이 발견자가 갖거나 팔거나 무시하거나 파괴하더라도 국가가 관여하지 않는다. (p. 17)

몽골의 법은 화석 거래를 금지한다. 법에 따르면, 화석은 국가의 재산이다. 그러나 불법적으로 발굴된 고비사막의 공룡들이 공개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p. 37)

 

그러나 법이 문제라기 보다는 (법도 물론 문제이긴 한데) 더 큰 문제가 숨어 있었음이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베니스는 주변의 넓고 얕고 잔잔한 바다에서 쉽게 상어 이빨을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세계 상어 이빨의 수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5월이면 축제도 열렸다. 그러면 해변은, 마치 마을 전체가 잃어버린 콘택트렌즈 한 짝을 찾아다니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닥만 쳐다보며 천천히 걸어 다니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 (p. 53)

프랭크는 북미 전역에서 가장 풍부한 플라이스토세 화석층을 발견한 것이고, 지역 화석 클럽 회원들은 그 뼈를 발굴해내는 것을 도운 것이었다.

"발굴하신 화석 가격으로 거액을 제안받았음에도, 그걸 팔지 않고 과학계에 기부하기로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왜죠?"

"그것들은 플로리다 주민의 것이니까요" (p. 64)

자연사박물관은 그 존재 자체를 독립적인 수집가들에게 빚지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그들 모두를 원망과 의심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 (p. 97)

 

미국은 땅덩이가 넓은 만큼 화석도 굉장히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화석이 학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해변을 걸으며 조개껍데기 줍듯이 상어이빨화석을 줍고 자란 에릭은 아마추어 화석발굴자들을 보고 배우며 성장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준 사람들 중에는 화석을 발굴해서 파는 사람도 있었고 과학에 기증한 프랭크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여하튼 과학자들보다 한발 앞서 화석을 발굴하고 누구 못지 않게 화석에 열정인 바친 이러한 사람들을 뒤늦게 성장한 과학계에서는 인정해주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한의사는 용의 뼈를 처방한다. 얼마 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작가 한 명이 유명한 고생물학자인 쉬 싱에게 물었다.

"어떻게 중국 사람들은 21세기를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신화 속의 짐승을 믿을 수가 있습니까?"

쉬 싱은

"어떻게 그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진화를 믿지 않을 수 있나요?" 라고 되물었다. (p. 78)

 

미국 못지 않게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진 중국 또한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인들은 거대한 공룡뼈를 '용의 뼈'라고 부르며 치유력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그 뼈를 가루로 내어 약재로 처방한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신화로 치부해 넘기기에는 쉬싱이 반문한 질문이 뒤통수를 때리는 듯 하다.

자연사 수집에 관한 최초의 문서화된 이미지는 1599년 이탈리아 나폴리의 페란테 임페라토 라는 약제사의 책에 등장했다. 그는 <자연사>라는 저서에서 자신의 '캐비닛'을 스케치한 그림을 소개했다. '방'이라는 의미의 캐비닛은 기본적으로는 박물관을 의미했다. 그런 캐비닛은 또한 분더캄머나 '경이의 방'이라고도 불렸는데, 분더캄머는 고생물학, 지질학, 종교학, 민속학, 고고학 등과 관련된 모든 물품을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한 목록을 일컬었다. 수집가들은 캐비닛을 채우기 위해 '가장 크고 아름답고 이상하고 특이한 것을 구하러 다녔다'. 자연사박물관은 이런 경이의 방에서 자라 나왔다. (p. 87~88)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생존에 대한 욕망 버금가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늘 뭔가를 모은다. 어려서 딱지를 모으고 구슬을 모으다가 좀 커서는 레고를 모으고 예쁜 악세사리를 모으다가 돈을 모으고 또 모으고 나면 다른사람이 갖지 않은 특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모으기 시작한다. 박물관이란 애초에 개인적 자랑거리를 모은 장식장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세계적 박물관들은 여전히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나라 문화유산들을 모아와서 자랑스럽게 전시해놓고 있다.

화석을 구매하면 잠재적으로 중요한 표본이 적절한 연구 현장에서 멀어지게 되고, 시장을 자극하여 수요를 촉진시킴으로써 밀렵을 장려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고생물학자들을 그 분야 밖으로 내몰고, 화석을 과학 연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p. 100)

화석을 사고 파는 거대 시장이 있는 곳은 아마도 미국 뿐일 것이다.

에릭은 그가 파낸 브룩스빌 화석 일부를 박물관에 대여했고, 1년 후에 그가 대여품을 찾으러 갔을 때, 그 물품에는 등록 번호가 붙어 있었다. 그가 발견한 표본 하나는 다른 직업 사냥꾼 앞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에릭은 FMNH 과학자들이 그를 심각하게 위법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이유는 끝내 알 수 없었다. 과학자들은 브룩스빌 현장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에릭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에릭은 분노했다. 에릭은 과학에 품고 있던 일말의 충성심도 던져버리고, 전적으로 사냥에만 헌신하기 시작했다. (p. 102)

나라마다 같은 방식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과학이 수용되는 것이 아니듯이, 미국은 미국만의 절충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화석거래시장이 합법적으로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에서 법으로 구속하는 것은 너무 늦은 선택아닐까? 비록 에릭은 유죄를 받았지만 말이다.

고급 경매장과 화석의 제휴는 구매자에게 화석의 지위를 높여놓았다. 소더비와 같은 유서 깊은 경매회사는 좀 더 세속적인 박람회 등에 비해 고상해 보였다. 경매장에서는 자연사가 예술과 동일시 되었다. 화석 업계에는 결코 없던 방식이었지만, 어쨌든 거래상들은 그것이 타당하다고 느꼈다. 박람회에서는 가격이 늘 내려갈 수 있지만, 경매에서 가격은 오직 올라갈 수만 있었다. 또한 경매는 화석 거래의 어두운 부분을 덮어주는 역할도 했다. 불법 화석과 위조품이 중국에서 흘러나와 미완의 상태로 투손에서 팔리면 그것은 나중에 완성품으로 시장에 나왔다. (p. 136)

화석이 거래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자연사 품목들은 예술품처럼 거래되어 왔다. 기존에 있어왔던 관행들을 없앤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T바타르' 경매건으로 인해 비로소 제재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고비에서 공룡화석을 가져온 것이 에릭이 처음은 아니었다.

"제국주의적 목표가 그 원정의 핵심요소였다. 그들에게 아시아는 경제 발전과 착취를 위한 비옥한 토대였다. 중앙아시아 탐험 같은 프로젝트는 정치적, 경제적 팽창을 통한 개방의 뒤를 따랐을 뿐만 아니라 같은 태도와 목표를 구현했다." 과학 사학자 로널드 레인저는 이것이 미국인들, 특히 앵글로 색슨계 백인 개신교 미국인들이 그들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앤드루스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에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정복'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 제목은 '우선 의식, 우월성 그리고 이러한 탐험을 특징짓는 지식을 장악할 권리'를 담아낸 것이었다. (p. 199)

1922년 '중앙아시아 원정대'가 고비 사막을 찾았다. 로이 앤드루스 와 월터 그레인저 가 주축이었다. 앤드루스가 이야기꾼이라면 그레인저는 이야기 자체였다. 앤드루스가 과학을 대표했다면 앤드루스는 무용담을 대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앤드루스에 열광했고 그레인저는 기억되지 않았다. 앤드루스는 '인디애나 존스'로 영웅화 되었지만, 그레인저의 발견은 과학사에만 흔적을 남겼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 때 가져왔던 수많은 몽골의 화석들은 여전히 미국의 박물관에 묻혀있다.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보통 시간이 걸리고 종종 피를 흘리지만, 몽골에서는 신속하고 평화롭게 일어났다. 그해 여름, 거의 100만명, 그러니까 전 유권자의 98퍼센트에 해당하는 시민이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투표장에 나타났다. 레닌 조각상이 무너지고, 칭기스칸 동상이 올라갔다. (p. 213)

몽골이 민주주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간 지 몇 주만에 사절단이 다시 박물관에 나타나 AMNH 과학자들에게 고비로 돌아와달라고 말했다. 1990년 스카우트 원정대가 사막으로 향했다. (p. 214)

고비는 이제 외부 과학자로 넘쳐났다. 이런 팀들은 정기적으로 40~50명의 몽골 현지인을 고용해서 발굴 기술자로 훈련시키고 답사하는 법도 가르쳤다. 몽골헌법은 1992년 개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몽골인들의 역사, 문화, 과학,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쨌든 거래는 이루어졌고 그 이유를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p. 221)

전시실의 온도, 습도, 먼지 등도 제어되지 않았다. 복원과 재건에 관한 얘기는 거의 들리지도 않았다. 중요한 유물은 부서지고 퇴색되어, 곤충의 먹이가 되었다. (p. 222)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1990년 민주혁명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몽골의 정치현실은 여전히 복잡하다. 민주화 시위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지만 부정투표가 거의 확실해 보이는 방식으로 당선된 대통령이 장기집권했고 이 대통령과 함께온 미국인은 공화당에 뿌리를 둔 우익이었다. 경제는 무너졌고 빈부격차는 극심해지는 와중에서 몽골이 지닌 천연자원이 급부상했지만 가장 먼저 내다팔기 시작한 것은 도처에 널려있던 '뼈'들이었다.

나중에 에릭 프로코피라는 이름이 국제 화석 밀수와 동의어처럼 되어버리면 사람들은 그가 몽골로 몰래 숨어 들어가 어둠 속에서 공룡을 파낸 다음 국경을 넘어 은밀히 들여오는 상상을 하게 될 터였다. 또한 몽골 관리인들은 그 밀수품이 세관에서 가장 허술하게 검문받는 수출품인 소금 속에 숨겨진 채 국경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측하게 될 터였다. '범죄 주모자'라고 하면 뭔가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만, 어맨다는 그런 지적에 콧방귀를 뀌었다. (p. 255)

에릭의 아내인 어맨다의 콧방귀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에릭은 몽골에 방문해서 직접 현장 답사를 했고 관계자를 만났으며 정식으로 세관을 통과했고 화석을 실은 콘테이너는 화석을 실었다고 명기된채 배에 운반되어 미국에 들어왔다. 그리고 에릭은 그 화석들을 심혈을 기울여 복원해 하나의 예술품으로 승화시켜 놓았고 자신의 예술품을 자랑스럽게 시장에 내놓았다.

여러 해 동안, 의원들은 화석 수집을 규제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잇달아 실패했다. 하지만 2009년 마침내 옴니버스 공공토지관리법이라는 입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p. 288)

2008년 박사학위를 받은 볼로르는 호너와 함께하는 박사 후 연구직을 수락하고, 자신과 자신의 새로운 멘토가 공유한 몇 가지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몽골공룡연구소라는 NGO 단체를 설립했다. 그녀는 몽골에 최첨단 공룡 박물관을 짓고 자신이 받은 서구의 교육을 통해 차세대 몽골 고생물학자들을 도우면서 밀렵과 싸우고 싶었다. (p. 300)

 

모든 일에 정말 '때' 라는 것이 있나 보다.

그전에는 아무일도 아닌 것들이 별일이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을 보면.

에릭이 자신의 작품을 경매시장에 내놓았을때 미국법은 처벌규정에 관한 기초를 마련하는 중이었고 미국에서 공부한 몽골학자의 눈에 그 작품이 들어온 것을 보면.

"지금 나한테 공룡 얘기를 하는 겁니까? 난 당신을 과학 고문으로 임명한 게 아닌데요"

"이 공룡은 곧 팔릴 예정이에요. 누군가는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뭘 할 수 있죠?"

"우리가 진다고 하더라도 대통령님은 몽골의 재산권을 주장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실 겁니다. 우리가 이긴다면, 몽골의 재산을 되찾은 최초의 대통령이 되실 테고요." (p. 307)

 

학자의 안타까움은 정치권의 이익과 맞물렸을 때 비로소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때 몽골의 대통령이 처한 현실은 '영웅의 귀환'이 필요했다.

몽골은 공식적으로 경매장에 이의를 제기한다.

에릭이 장기 수감을 피할 가장 좋은 기회는 정부의 '협력자'가 괴는 것이었다. 협력자들은 검찰이 그쪽 분야를 이해하도록 돕고, 그 대가로 장기 징역형과 높은 벌금을 피할 수도 있었다. (p. 379)

사실 이 사건은 '법 집행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당시로서는 프로코피가 최소한 간접적이라도 법 집행기관에 제공한 정보게 빚지지 않은 화석 관련 조사가 없었다. 이 사건은 '일반적으로 모호한 그 영역의 법 질서 유지와 관련해서 연방 법 집행부가 모두 힘을 합치게 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p. 390)

 

지지세력이 흔들렸던 몽골의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고, 에릭은 감형을 받았으며, 법 집행자들은 화석거래에 대한 기초지식을 얻었다.

'T바타르'는 몽골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몽골국립박물관은 재건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볼로르는 미국에서도 몽골에서도 연구직을 얻지 못했다.

에릭은 형을 마치고 다시 상어이빨화석을 줍기 시작했고, 이 사건의 검사로서 성공적 해결을 마무리했던 프릿 바바라 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해고당했다.

에릭 프로코피와 그의 가족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가 어떨지 사전 확답을 받지 못했음에도 허심탄회하게 그들의 삶을 내게 열어주었습니다. 프로코피 일가는 또한 스크랩북, 사진, 서신 등은 물론이고 화석 거래상의 삶과 T바타르 소송 사건의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다른 자료들도 공유해주었습니다. 또한 공식적으로 대화를 나누어준 다른 상업적 화석사냥꾼, 자연사 중개인, 수집가, 경매 업계 임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생물학, 지질학, 화석생성론, 층서학 등 수백 가지 분야의 여러 과학자를 만나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p. 473)

이 책은 2009년 답사 보도 형태로 시작되었던 것이,심도 있는 취재와 연구를 거쳐 2018년 최종적으로 책의 형태가 되어 나온 것이다. 거의 10년 가까이 착실하게 준비한 만큼 일반인에게 생소한 화석이나 공룡에 관련된 세계를 차근차근 알려주면서도 폭넓게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비슷한 책으로 <깃털도둑> 이 생각난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깃털을 훔쳐낸 범인을 쫒는 이 책또한 흥미진진하지만 논픽션이었다. 그러나 '깃털도둑'이 개인적 범죄를 저지른 도둑검거기에 깃털에 관련된 자연사를 버무린 책이었다면, '공룡 사냥꾼'은 좀더 거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공룡 사냥꾼> 도 공룡 화석에 대한 개인적 범죄에서 시작되었지만, 화석발굴에 대한 역사를 다양하게 되짚어보면서 고생물학계의 문제와 상업화된 화석시장의 문제와 정치적 셈법을 포함해 자연사에 대한 관점이 얼마나 복잡할 수 있는지 좀더 깊숙이 느끼게 한다.

서랍속에 밀봉된 작은 깃털이 되었건 전시장 한가운데 우뚝 선 거대한 공룡이 되었건 자연이 남긴 것은 유한하다. 그리고 무한해 보이는 자연 자체도 사실은 유한하다. 그 유한함을 잊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유한하기에 더욱 집착과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유한하기에 좀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가 직접 깃털을 훔치고 화석을 팔진 않았더라도 유한한 것에 욕망을 품는 순간 나도 모르게 깃털도둑이 되고 공룡사냥꾼이 될지 모를 일이다.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늘 되새겨야 할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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