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구 - 4.19혁명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윤태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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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4·19 혁명

윤태호가 그린 한국 민주주의의 굴곡진 역사와 그 안의 사람들

 

 

나는 웹툰을 보지 않는다. 어렸을때 만화책은 꽤 봤지만... 웹툰은 왠지 손이 가지 않는다. 나는 종이책을 선호한다.

윤태호 만화가의 이름은 여러번 들었었다. 이끼 와 미생 이라는 영화 와 드라마의 원작이 만화라는 것을 통해 알게 됐다. 만화의 무거움을 처음 느끼게 해준 작가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의 만화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대단한 작가였다. 이 얇은 만화책 한권으로 이런 묵직한 여운을 줄 수 있다니!

그림은 그저 자연스럽게 거들뿐 핵심은 스토리였다. 만화책이므로 짧은 문장과 간결한 대화로 이끌어가지는 서사가 이렇게 풍성한 감정을 전해주다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배경은 4·19혁명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펴낸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시리즈의 한 권이다.

그래서 4·19혁명을 만화로 표현한 역사만화책이겠거니 싶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새롭게 읽히는 드라마였다.

4·19 혁명이 일어난 시기의 전후는 격변의 시기였다.

일제가 물러가고 광복을 맞이했으나 분열 속에 전쟁까지 치루고 갈라선 땅에서 민주화를 가장한 독재가 시작되던 때였다.

1945년 광복부터 1960년 4·19혁명까지 한해한해 그저 살아있음으로 버티는 것이 그렇게 생존만이 유일한 삶의 목표였던 때였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퍼트렸고 그 씨앗을 품은 자와 그 씨앗을 버린 자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간극이 형제간에 생겨났고 현용과 현석 형제의 삶은 그 씨앗의 발화과정을 보여준다. 비록 꽃이 피어나는 시기는 달랐더라도 두 곳에서 모두 꽃은 피었다.

1936년생 김현용은 태어나니 일제가 지배하고 있었고 자라다 보니 광복을 맞았고 소년병으로 동족상잔의 전쟁터에 끌려가 총알받이에서 겨우 살아남아 돌아왔지만 하루하루 먹고사는것 자체가 전쟁이었다. 삶의 목표는 오직 생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 김현석은 철없던 시기를 벗어나니 사방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은 의식이 태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등학생때 4·19 광장에 나섰다.

4·19 혁명 한가지 사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제부터 광복과 6·25를 거쳐 4·19 까지 근현대사의 맥을 따라오며 광화문광장의 촛불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온 그 연결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쉽게 입장정리 할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한쪽의 입장만 알아서 반으로 갈라져 싸우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어쩔수없는 입장을 모두 담아냄으로써 통합의 장을 고민하게 한다. 만화책 한권이 이렇게 깊을수가 있구나...

만화책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다. 읽고서 학생용으로 추천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읽고나니 이 책은 어른이 읽어도 버거운 무게감을 지닌 책이었다. 그것은 많은 사람이 느껴봐야 할 무게감이었다. 이 한권에 그 긴 시간을 담아내기까지 고심했을 작가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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