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8편의 SF단편이 실린 소설책이다.
저자인 원종우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력을 보니 다방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는 사람인듯 하다.
책을 읽고나서도 여전히 저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SF소설에 대한 애정만큼은 (SF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깊이 공감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는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비판하기 위한 사고실험이다. 예전에 읽었던 과학책에 나왔던 예 이기도 하고 이 책속에서도 설명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양자역학적 설명은 여전히 어렵다;;;
내가 이해한바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코펜하겐의 해석이라는 입장은 관찰자가 측정, 즉 관찰을 해야만 어떠한 현상은 해석되고 설명될 수 있다. 관찰을 하기 전에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슈뢰딩거는 이러한 관점의 모호함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핵붕괴장치가 들어있는 장치에 넣고 그 장치가 터질 확률이 50%라고 했을때 상자를 닫고 장치를 작동시킨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 고양이는 살아있다고 할 수 있나 죽어있다고 할 수 있나를 슈뢰딩거는 묻는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고양이가 살았건 죽었건 관찰자가 관찰하기 전에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고양이는 어떤 식으로든 존재하고 있다. 슈뢰딩거는 이 상태를 고양이는 살이있는 동시에 죽어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장치가 터졌을 경우의 고양이 생존확률이 50% 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시에 죽어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말이 안되니까 코펜하겐의 해석이 말이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이다. 우리가 보고 아는 세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못보고 모르는 세계도 존재한다.
역설적인 사고실험속에 등장했던 고양이가 알려주는 역설적인 아이러니는 이 소설집의 단편하나하나 마다 다른 주제로 등장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슈뢰딩거의 고양이 여덟마리를 만나는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ㅎㅎㅎ
저자의 SF적 사고실험 같은 단편들은 앞설과 뒷설로 작품의 앞뒤에서 작품의 이해를 돕고 있다. 독특한 구성이라고 느껴졌는데, 짧은 단편속에 등장하는 SF적 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는 적절했던 것도 같다. 그로 인해 이 책은 소설로 읽히는 동시에 과학책으로 읽히기도 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상상력에 빠져들게 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에서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을 SF적 세상속에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