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간체 소설인 이 책은 주고 받는 편지로 서사가 진행된다.
편지를 주로 쓰고 사건을 진행해나가는 '안느 리즈' 라는 여주인공의 통통튀는 문체와
점점 더 다양한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 받게 되면서 하나의 인연으로 묶이게 되는 과정이
읽는 내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라는 소설을 생각나게 한다. 분위기와 구성이 굉장히 비슷하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은 영국여성이 여주이고 여주의 직업이 작가이고 우연히 전달된 소설속의 주소를 인연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대상들이 모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시대적 배경이 세계2차대전중이라서 전쟁의 상처를 사랑으로 극복하는 이야기라면
'128호실의 원고' 는 프랑스여성이 여주이고 여주의 직업이 출판계이며 우연히 전달된 소설속의 주소를 인연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대상들이 모두 소설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시대적 배경이 1983~2016 의 현대라서 삶의 상처를 운명적 사랑으로 극복하는 이야기랄까
영국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볼때 굉장히 경쟁적 관계라서 비슷한 구성을 한 두 작품이
영국작가가 영국여성을 화자로 한 소설과 프랑스작가가 프랑스여성을 화자로 한 소설로 비교가 될까 싶은 궁금증이 읽기전에 조금 있었지만
읽고나니 큰 차이는 없었다. 두 작품 모두 발랄하고 따뜻하며 유쾌하면서 운명적인 사랑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을 하고 있는, 요즘 보기 드문 밝은 소설이라 읽기 편안하고 읽고나서도 편안했다.
특히 '128호실의 원고'는 원고를 완결한 작가를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나름 흥미진진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 주는 힐링감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관계순서를 머릿속으로 정리해나가며 읽어야 나중에 그 인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을때 아~그때그사람 하고 반가워할 수 있다. 기억이 안나면 제일 앞에 있는 인물소개란을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 ㅎㅎ
안느 리즈 는 휴가동안 머문 호텔 서랍장에서 한 소설 원고를 발견한다.
그 소설을 읽고 너무나 좋았던 나머지 소설속에 메모된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편지는 작가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소설의 앞부분 반은 안느의 편지를 받은 작가가 쓴 것이 맞지만 뒷부분 반은 다른 사람이 쓴 것이라고 한다. 30여년만에 돌려받은 자신의 원고를 보며 작가는 과거에 완성하지 못했던 소설을 마무리짓기로 결심하고, 안느는 소설의 후반부를 쓴 작가를 찾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