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집에만 있고 무거운 분위기의 요즘 책 한권으로 이렇게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네 ㅎㅎ
김수미표 시원스런 고민상담 활약상을 모은 이 책은 일상적인 고민들에 대해 일상적일 수 있는 답변을 김수미식 표현으로 비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재미가 있다.
책표지 날개에 국민 욕쟁이 할머니 라고 표현해 놓았던데, 정작 이 표현을 김수미는 좋아할까?
언젠가 욕쟁이할머니식당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당췌 이해할수가 없었다. 내돈내고 밥사먹으면서 굳이 XX야 쳐먹어라 소리듣고 먹는게 기분이 좋은가?? 나는 친절하고 상냥한 멘트가 좋지 그 어느 경우에도 욕먹고 기분좋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이런 식당에서의 욕쟁이할머니는 그냥 아무한테나 막 이유없이 욕을 하는 컨셉이었던것 같은데, 김수미표 욕은 그렇지 않았다.
티비예능에서 몇번 본적 있는데, 말을 좀 거칠다 싶게 시원스럽게 하는 거지 욕을 일상화 하는 욕쟁이는 아니었다. 욕을 할때는 욕을 할만한 상황이 있어서 욕을 하는 것이었다. 주변인식에 눈치가 보여 하고 싶어도 내뱉지 못하는 말을 김수미는 그저 자신있게 거침없이 내뱉을 뿐이었다. 이런 모습을 욕쟁이할머니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는 왠지 비하하는 느낌이라서 별로다. 김수미표 욕은 욕이라기 보다는 거침없는 인간미 넘치는 말투 같은데 말이다.
어쨌든 이런 시원스런 말투의 71세 할머니가 다양한 고민들을 들으며 때로는 공감을 해주고 때로는 화를 내며 때로는 욕을 하는 상담해결들은 그 어떤 고민이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매력이 있었다. 가볍다고 해서 진지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 누구의 그 어떤 고민에도 진심으로 대해주는 모습이 참 따듯해 보였다. 같은 대답을 해도 그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마음은 달라진다. 김수미스럽다는 형용사가 가능할 정도의 개성을 가진 김수미이기에 그걸 아는 상담자들이 위안을 얻게 된다.
분명 고민상담이 맞는데 자꾸 키득키득 웃으며 읽게 되서 왜 그런지 사례 하나를 옮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