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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75
심리하이 알려준 발상의 전환과 작은 기법으로 세상살이가 수월해진다
평소 나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도서를 꽤 읽은 편이다. 그래서 심리학 법칙을 모아 놓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여러 심리학 법칙에 대해 듣고 읽은 바가 있어 새로운 게 있을까 싶었고, 바이블처럼 많은 법칙을 한꺼번에 엮어 내용의 깊이가 얄팍하지 않을까 싶었다. 대형서점 서가에 숱하게 올려져 있는 다른 심리학 서적들처럼 한 가지 심리 실험 결과를 부풀리고 저자의 고집스러운 주장으로 뻥튀기해서 마치 이것만 알면 온 세상이 다 만만해진다고 달콤하게 속삭이거나, 무언가 그럴듯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막상 실생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책 중 하나일거라고 지레짐작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저자의 해석과 적절한 예시가 제시되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올 뿐만 아니라 읽어갈수록 뭔가 세상 이치를 조금은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옮긴이의 말 中)
어쩜 이렇게 내마음을 콕 집어 옮겨놓으셨는지!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읽게되는 옮긴이의 말은 책을 다 읽고나서 무릎을 치며 고개끄덕이게 된다. 맞네 맞어 옮긴이의 말이 맞았어!!
나도 심리학 서적이라면 꽤 읽은 편이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 완전 구미가 당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가 중국인이라서 중국인이 쓴 심리서는 처음이다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굉장히 편리한 심리실용서였다.
대개의 심리서들은 힐링이나 위안을 주기 위해 상담사례들을 인용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거나 하는 치유서들과 대중적인 심리법칙들을 설명하는 대중이론서이거나 할텐데, 이 책은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상황들에 어떤 심리법칙들이 숨어있는지 판별해주는 심리법칙 사전같은 느낌이었다.
75가지의 법칙들은 간단간단한 설명으로 쉽게 이해가 되는 동시에 공감이 되기때문에 내 마음을 알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관계를 인정하고 사회생활을 편안하게 하면서 삶에 여유를 찾게 도와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심리법칙들은 하나같이 다 이름만 제대로 몰랐을 뿐이지 전혀 모르던 것들은 아니란 점이 이 책의 실용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었다.
이게 이런 이름의 법칙이었어? 하면서 그렇지 이럴때가 있지 하며 읽고나면 언젠가 비슷한 상황을 맞닦뜨렸을때 이 책이 생각날것 같다. 아 이거이거 읽었던 상황인데 이게 왜 이런 기분이 들더라... 하면서 책을 다시 찾아 읽고나면 실수를 줄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은 음료, 같은 이름에 단지 번역된 글자만 달랐을지만 소비자들은 각각 다른 정서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쿨레쇼프 효과'를 생생하게 보여 준 사례다. 이 사례는 각 다국적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끌어내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오늘날까지 미국의 수많은 비즈니스스쿨에서 현지화 전략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p. 36)
코카콜라 이야기다. 1920년대 초 코카콜라가 중국시장에 들어왔으나 반응은 참담했다. 그런데 1980년대 다시 들어온 코카콜라는 중국음료시장을 이끌게 되었다. 바로 이름 때문이다. 처음에는 코카콜라를 음절만 따서 번역을 해놓은 이름이라 뜻풀이를 하는 한자를 쓰는 중국사람들이 봤을 때 너무나 이상한 조합의 한자이름이었다. 당췌 무슨 음료인지 알수 없는 어려운 이름의 음료는 마시기 어렵다는 이미지를 쌓아갔다면, 새로 시장에 진입할땐 可口可樂 이라는 뜻풀이가 좋은 이름으로 광고하자 소비자들은 바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인이 저자이니 이런 사례도 알게되어 재밌었다.
'걷어차인 고양이 효과'는 재미있는 우화에서 유래되었다. 한 가시가 저녁 연회에서 주인에게 꾸중을 들었다. 그는 매우 화가 난 채 자신의 장원으로 돌아왔고 제시간에 자신을 맞이하지 못한 관리에게 한바탕 화를 냈다. 관리는 마음속에 울화가 치밀어 집으로 돌아온 후 별것 아닌 이유로 자신의 아내에게 한바탕 욕을 했다. 억울한 아내는 아들이 침대에서 깡충깡충 뛰는 것을 보고 아들의 뺨을 한대 때렸다. 그후 영문도 모르고 뺨을 맞은 아이는 기분이 극도로 나빠져 옆에서 뒹굴로 있던 고양이를 발로 찼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우화를 이용하여 전형적인 감정의 전염을 묘사했다. (p. 66)
심리법칙이라는게 사실 별거 아니다. 우리나라 속담에서 있지 않은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가서 눈흘긴다' 고 감정의 전염을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경우들이다. 자주 접하는 만큼 심리법칙으로까지 나왔을 땐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감정은 전염된다!!!
그러니 내 감정이 누군가에게 전염될것 같다거나 상대방의 감정이 내게 전염되는 것 같으면 그것이 전염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전염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로크 법칙과 벼룩 효과는 상호 보완적이다. 벼룩 효과는 낮은 목표 설정으로 사람의 능동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하는 반면, 로크 법칙은 너무 높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목표는 적극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p. 101)
코끼리를 어렸을때 아기코끼리가 뽑아내지 못할정도의 말뚝에 밧줄로 묶여놓기 시작하면 어른코끼리가 되어도 그 말뚝 그 맛줄에 매여있다고 한다. 어른코끼리에게 그 말뚝은 나뭇가지 수준이었을텐데 감히 그럴 엄두를 못내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과한 목표를 세워놓아도 문제다. 아무리해도이룰수 없는 목표는 좌절감만 줄 뿐이다. 목표는 필요하다. 다만,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설정이 중요한 것이다. 심리법칙은 한쪽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사람의 심리는 한쪽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양면을 다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비단 목표에서만 거론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는 '성공이 성공을 번식한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또한 '성공은 성공의 어머니'라고도 불린다. 우리는 평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자주 들어도 '성공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태효과는 이 사회에서 가장 냉혹하고 무정한 규칙으로 실패자들이 강인한 의지를 갖고 있을지라도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다. 결국 실패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은 아주 소수이며 대부분 성공의 길은 의심의 여지 없이 성공 자체에서 비롯된다는 것.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했기에 자신감이 가득하고, 그 자신감 덕분에 더욱 성공한다. 그러나 실패한 사람들은 실패했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고, 그 열등감으로 더욱 실패한다. (p. 122)
'우는 놈 떡하나 더준다' 고 했다. 안울고 착한 아기가 오히려 떡하나를 더 못먹고 울고 투정부리는 이가기 떡하나를 더 받아먹는 세상이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 라는 말은 다수의 실패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말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성공하는 사람이 계속 성공하는 것이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외면하고 싶을 뿐이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는 일은 개천에서 용나듯 힘든 경우이지만 그럴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버티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냉정한 현실도 직시해야 하는 법이다.
만약, 성공이 당신을 보살펴 준다면 그것은 당신의 스승이니 당신의 꿈을 지켜라.
만약, 실패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그것은 당신의 스승이니 당신의 꿈을 지켜라.
만약, 돈과 권력이 당신을 유혹한다면 그것의 가치가 전자보다 클지라도 당신의 꿈을 지켜라.
만약, 꿈이 당신을 포기한다면 스스로 반성해라. 그리고 빨리 발견해라. 사실 당신이 꿈을 포기하고, 그것을 주워다가 날려 버리면 어쩌면 성공은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p. 137)
성공경험이 더큰 성공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들을 가르칠때도 한문데 맞던 아이 두문제 맞게 해주고 두문제 맞고나면 세문제 맞게 해줌으로써 언젠가 열문제 다 맞을수 있도록 작은 성공경험을 쌓아주라고 한다. 성공이 또 성공을 불러오기는 하지만 성공만 성공을 불러올 수는 없다. 그런 성공들은 작은 실패에도 와르르 무너지기 마련이다. 튼튼한 성공은 반드시 실패를 경험해야 만들어질 수 있다. 냉정한 현실에서의 실패가 결코 좌절로만 남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초두 효과나 최신 효과는 모두 극단적인 인지 방식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른 사람돠 어울려 살아갈 때,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이해하고 적절히 사용해야 하며, 이러한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람을 사귈 때는 모든 면에서 깊이 타인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단편적인 인상으로 섣불리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p. 151)
첫인상이 강할때도 있고 마지막 인상이 강할때도 있다. 첫인상의 낙인을 오래 기억하는 것과 최근에서의 인상을 강하게 기억하는 것은 때때로 다르다. 이또한 양면을 다 살펴봐야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문간에 머리 들여놓기 효과'는 작은 요구를 통해 큰 요구를 들어주게 되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 와는 상반된 개념이다. 먼저 무리한 요구를 말하고 이어서 비교적 간단한 요구를 말하면 상대는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간단한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p. 230)
여러 심리법칙들이 나오지만 나는 상반되는 개념들에 자꾸 눈길이 갔다. 만약 내가 기분 나쁠때 읽었다면,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라고 화낼수도 있었을 것이다. ㅎㅎ 하지만 양쪽의 법칙들을 다 알아야 어떤 경우에는 머리를 먼저 들이밀고 어떤 경우에는 발을 먼저 들이밀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블리스의 실험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하나의 오해를 깨뜨렸다. 그것은 바로 오랜 시간 부지런히 연습하면 반드시 능숙해진다는 것이다. 앞서 실험에서 세 그룹 중 부지런히 연습해 능숙해진 첫번째 그룹의 성적은 머릿 속에서 가상으로 연습한 세번째 그룹보다 좋지 않았다. 이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이 가져오는 결과는 미리 반복적으로 계획하고 이미지화한 경험과는 비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따라서 무슨 일을 하든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이유는 계획성이 숙력도보다 훨씬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p. 277)
블리스의 실험이란 세 그룹의 학생들에게 20일동안 다른 방식으로 농구 슛 하는 기술을 훈련하도록 요구했는데, 20일동안 매일 슛하는 훈련을 한 그룹과 20일간 어떤 훈련도 하지 않은 그룹과 첫날 훈련경험을 매일 20~30분씩 상상속에서 슛 훈련을 했고 20일 마지막날 슛 성적을 조사했을때 마지막 그룹의 성적이 가장 뛰어났던 것을 말한다. 이 실험의 결과를 얼핏 보면 '일만시간의 법칙' 이 무의미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무의식적으로 제대로 된 동작인지 아닌지도 모른채 연습한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 자신의 훈련동작을 생각하고 고쳐보고 하는 이미지트레이닝만으로도 나아졌는데 생각으로 고쳐보고 고친 동작으로 훈련했다면 얼마나 더 나아졌겠는가? '일만시간의 법칙' 에는 분명 반성하고 고쳐가는 시간이 포함되 있을 것이고, '블리스의 정의'란 연습에는 반드시 계획과 수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효율성은 그냥 오지 않을 테니까.
앵커링 효과니 월렌다 효과니 요나 콤플렉스니 돼지 게임이니 낯선 이름들에 걱정할 필요 없다. 읽고나면 거의다 아~! 하는 것들이다.
이런저런 심리서들이 참 많고 주저리주저리 긴 해설들도 참 많지만, 때로는 이 책처럼 간결한 심리법칙들이 필요할 수 있다.
어렵고 복잡한 마음의 문제들은 그 문제들을 상담해주는 책을 읽어야 겠지만, 조금 귀찮고 성가신 문제들에 대한 자잘한 고민에는 이 책이 알려주는 심리법칙들이 꽤 쓸모 있을 것이다. 여하튼 가볍게 읽을만한 알쓸심(알아두면 쓸모있는 심리법칙) 들이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