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치라 불리는 길다란 눕는 쇼파가 표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일명 프로이트의 의자다.
심리학책은 여럿 읽었는데, 정신분석 책은 굉장히 오랜만이다. 사실 심리학과 정신분석의 구분을 잘 모르겠기도 하다.
심리학은 마음 같고 정신분석은 의식 같아서, 심리학은 심장같고 정신분석은 뇌같지만, 요즘은 둘다 뇌과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상호보완되는 학문들이라 따로 구분이 가능한가 의아해지기도 한다. 여하튼, 정신분석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연관단어 1위로 프로이트가 떠오르기 마련인지라 이 책은 심리학책이 파도처럼 넘치는 요즘 시대에 정신분석학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사실 나한테만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지 이 책은 10년동안 꾸준히 읽혀온 책이라고 한다. 이번 책은 10주년 기념판으로 '정신과 의사들을 정신분석하는 마음의 명의와 함께 내 무의식을 찾아가는 여행' 이라는 홍보문구가 띠지에 써있었다. 비밀독서단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으로 선정한 책이기도 했었다는데, 비밀독서단을 애청했던 나로서는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싶은 당황스러움이;;;
여하튼 저자는 국내 정신분석학의 대가이다. 국내 최초의 '국제정신분석가' 이자 정신분석가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지도 분석가 라고 한다. 서울대병원교수로 30년 넘게 재직하며, 환자 분석과 정신분석가 교육에 앞장섰고, 정신과/신경과/수면의학 전문의로서 각종 미디어에서 대한민국 명의로도 꼽힌 바 있다고 한다. 가히 국내 정신분석학에서는 연륜과 깊이를 두루 갖춘 대표전문가라고 할만한 이력이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축적시켜 풀어낸 책인데다 최신 개정판이라 정신의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한 책이다. 무엇보다 굉장히 쉽게 풀어낸 대중서이다. 모르는이에게 어려운 말로 전문성을 뽐내는 얕은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이가 알만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능력자가 진정한 대가 아닐까.
책은 총 4장으로 구분되는데,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에서 정신분석학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에서 세세한 감정들을 정신분석적으로 이해하고, '타인을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무의식' 에서나의 무의식을 점검해보며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가지 기본 치유법' 에서 나의 정신을 위한 치유를 살짝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