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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코드
맹성렬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12월
평점 :
지구 구체설과 대륙 간 고대 문명 교류가 아틀란티스 진실에 접근하다
아틀란티스 이야기는 왜 2,500년 전에 등장했으며,
고대사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봤을 때, 떠오른 책은 '다빈치 코드' 였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내용상 연결되는 책은 제카리아 시친의 '지구연대기 시리즈' 였다.
저자는 소설 '다빈치 코드' 처럼 암호를 풀듯 고대유물에 숨어 있는 힌트들을 찾아 아틀란티스 의 진실을 추적한다. 그리고 아틀란티스 의 존재유무를 넘어 구대륙과 신대륙간의 문명확산과 우리가 아는 고대 그 이전에 이미 고도로 발달된 선진문명이 있었음을 증명해내고 싶어한다. 그러한 주장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기에 수메르문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던 제카리아 시친의 주장들이 생각났다. 하지만 저자는 다행히?! 외계인문명전파설을 주장하진 않는다. ㅎㅎ 저자는 과학적 논리와 고대자료를 바탕으로 고대문명의 존재를 주장한다. 시작은 플라톤 에서부터이다.
과학혁명 이전까지 서구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티마이오스>는 세계의 창조와 생성, 천체의 움직임, 인간의 영혼, 4원소설로 보는 세계의 근본 요소와 운동, 감각적 지각, 인간의 몸과 질병 등을 다루었다. 이는 '국가'의 존재 가치를 우주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함이었는데 여기서 최초로 아틀란티스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크리티아스>에서는 구체적으로 '국가'의 역사적 논거를 제시하는데 바로 그 대표적 모델 중 하나로 꼽은 것이 아틀란티스 였다. (p. 16)
플라톤의 저서들은 지금까지도 철학의 고전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가' 를 비롯해서 다양한 대화편들을 남겼는데, <티마이오스> 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져 왔던 것으로 안다. 라파엘의 그림 '아테네 학당' 에서 플라톤이 들고 있는 책이 <티마이오스> 라고 하는데, 플라톤의 대표적인 책이 왜 <국가> 가 아니라 <티마이오스> 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대충 찾아봤을 때 <티마이오스> 는 자연과학적인 내용을 주로 하고 있는데, 과학이 발달하면서 그 책의 내용에 오류가 많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중요성이 떨어지고 플라톤의 대표작으로서의 위치도 잃었다고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읽히는 플라톤의 주요 저서들은 '철학' 분야라서 나는 플라톤의 자연과학쪽 저서들에 대해서는 알아볼 생각도 안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보니 <티마이오스> 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우주의 지적 설계론을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티마이오스> 에서 초반에 아틀란티스 내용이 나온다니 더욱 ㅎㅎ
저자는 플라톤의 이 책에서 언급된 아틀란티스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으리라 주장한다.
플라톤이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소개한 <티마이오스>에는 두 가지 큰 주제가 담겨 있다. 첫째는 이 세상의 근간이 수학 체계로 이루어져 있어 수학 문제를 풀어 우주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영혼불명 사상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플라톤이 스스로 창안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선대 철학자인 피타고라스의 사상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여러 분야에 걸쳐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이는 피타고라스 이다. 수학자, 철학자, 그리고 종교 교단의 창시자로 알려진 그는 기원전 582년 경에 이오니아의 사모스섬에서 태어났다. 자신의 저서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업적은 타인의 기록에서 확인된다.
그는 탈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 의 제자로 알려져 있으며, 젊은 시절에 이들의 권유로 이집트유학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집트에서 부지런히 많은 신전을 방문해서 지식을 쌓았다고 알려졌다. 그가 이집트에 머문지 20여 년이 지난 기원전 525년에 페르시아 캄비세스2세가 이집트를 침공했으며 신전에 체류하는 많은 지식인을 포로로 잡아갔는데 여기에 피타고라스도 포함되었다. 바빌로니아에서 그는 비록 포로였지만 학자로서 대접받았고 칼데아의 과학자들이나 현자들과 12년간 교유했다고 한다. (p. 35,36)
아낙시만드로스의 제자로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대부분 관련학자들에 의해 지구가 둥글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로 지목받는다.
플라톤은 고대 그리스에서 대학자로 숭앙받았는데 그가 피타고라스학파에 의해 다듬어진 지구 구체설을 저술로 소개하고 나중에 그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p. 48,49)
고대 철학자들/과학자들이 한 이야기를 읽을 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기원전 그 시절에 이미 지금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하학적 기초, 천체의 관측을 통한 다양한 계산들, 어느 종교이든 종교라면 가지고 있는 특성의 핵심사상, 그리고 정체 까지 거의 모든 것들이 이미 그때 다 있었다. 전기가 없고 자동차가 없고 핸드폰이 없다고 그 시대가 지금보다 덜 문명적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다.
저서를 남기지 않은 소크라테스의 사상들은 플라톤의 저서를 통해 그나마 많이 알려졌는데, 피타고라스에 대해서는 정말 궁금한만큼 알려진 것이 없어 늘 신비스러운 것 같다. 피타고라스가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 주변 문명들의 최신정보를 다 배우고 다닌 사람이었다니... 역시 갑자기 깨우치는 건 없나 보다. 많이 배우는 만큼 많이 깨닫게 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