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 스물세 편의 오페라로 본 예술의 본질
손수연 지음 / 북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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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느껴지는 예술, 오페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명화로 한층 더 가까워지다

 

 

단 한번도 오페라를 본 적도 없고, 오페라에 대한 상식도 전혀 없는 내게 오페라는 예술 중에서도 가장 멀게 느껴지는 예술이다.

그림보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듣는 것도 좋아하며 발레의 움직임에도 경탄하지만 오페라는 영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 멀고먼 오페라를, 들어도 어차피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는 언어로 노래되는 오페라를 그림으로 읽는다니 시도해볼만하다고 여겨졌다.

저자는 오페라 전문가다. 오페라에 대한 음악평론을 주로 하며, 성악을 전공했고 문학박사 학위를 따서인지 오페라속의 서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 하다. 그래서 아리아 한 곡과 명화 한 점을 두고 그 안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와 감성을 엮어 풀어낸 글을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그 칼럼들을 묶은 것이 이 책이 되었다.

아리아 한 곡과 명화 한 점을 엮었다고 해서 오페라와 관련된 그림들인 것은 아니다. 오페라를 바탕에 두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저자가 서로 다른 예술 사이에서 공통의 접점을 찾아 함께 떠오르는 생각들을 풀어낸 것이므로 어쩌면 지극히 사적인 감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오페라에 대해 알 수 있다면 읽어봄직한 에세이들이 아니겠나 싶다.

오페라는 어렵다. 드라마와 음악, 무용, 무대미술, 의상 등이 포함되는 종합예술인데, 비슷한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처럼 쉽게 접할 수는 없는 예술이다. 다만 아리아 라는 단어는 친숙하다. 오페라 안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부르는 서정적인 독주성악곡인 아리아는 아리아 자체만으로 유명해진 곡들도 꽤 있다. 그 한 곡의 아리아에 대해 그림과 함께 보는 시도는 아리아를 들어볼까 싶은 관심을 유도한다. 그러한 관심이 오페라까지 연결된다면야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스물 세편의 글에 스물 세 개의 오페라가 소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은 스물 세점이 등장한다.

오페라의 개요를 설명하고 아리아의 분위기를 묘사하며 왜 이 아리아에서 이 그림이 떠올랐는지 저자의 생각을 읽은 후 마지막 부분의 그림을 보면 앞서 읽었던 글들을 음미하게 된다. 때로는 저자의 감상에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의아해하기도 하면서 여건이 된다면 그 아리아를 들으며 그림을 보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짧고 굵은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하나의 문장까지, 매 글마다 일관성 있는 체계가 정돈된 느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읽기 편했다.

오페라의 줄거리를 읽는 것도 재밌었고, 전문가만이 쓸 수 있는 성악가의 특징을 말해주는 것도 신기했고, 그림과 연결되는 감성도 신선했다. 작고 얇은 책 한권이 오페라를 가깝게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맛이 있는 책이었다. 한국어로 노래해주는 오페라 공연이 있으면 한번쯤 보러 가고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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